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정상이 사라진, 비정상들의 집합체로 이루어지 새로운 사회.

조금씩 "핀트가 나간" 이들끼리 누가 더 잘못했네, 자기 잘못은 없네 하고 번갈아 가며 주장을 펼치는 이상한 소설.
어느 누구도 제 정신이 제대로 박혀있지 않다...아 그나마 나오키의 누나 정도...

이 책에는 5명의 주 서술자(내래이터)가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순서대로 직접 대중에게 이야기하기, 편지쓰기, 일기쓰기, 기억을 곱씹어보기, 유서쓰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화통화로 이야기하기 형태로 나타난다. 기본적으로는 일방적인 자기 주장들의 방식이다. 듣거나 혹은 읽는 이의 입장이 최소한인 방식들...그리고 그 형태는 아마도 이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데에 최적이다.
서술자들 하나같이 자기 생각에만 빠져서 자신의 기준으로만 세상을 보고 있다. 그리고 다들 어느 정도 다 삐뚤어져 있다. 이건 꼭 서술자들에만 국한되어있는것이 아니다.   베르테르나 열혈선생도 다 마찬가지로 다른 방식이지만, 정신 상태가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다. 유코 선생도 평정을 가장함속에 마음 속 깊이 오만함을 버리지 못한 인간이다. 그녀의 오만함이 일의 발단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녀가 처음에 와타나베의 호감을 내치지 않았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선입관과 자만하는 통찰력으로 그를 위험한 아이로 낙인찍어 밀어내지만 않았다면, 반대로 그를 감싸고 옳은 길로 인도할 여력이 있었다면 아마 일은 이렇게 크게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건 나오키도 마찬가지, 그녀가 조금만 시간을 내서 그가 문제를 일으킨 뒤 따로 상담을 했더라면 나오키도 그녀에 대한 앙심이 조금은 줄었지 않았을까. 물론 나오키의 결정적인 한빵은 와타나베에 대한 패배감에 대한 반응이긴 하지만...
모리구치 유코. 그녀는 사람들의 장단점을 잘 알아보았지만, 성장해나아가는 아이들의 인격형성에 좋은 영향을 끼치기에는 그녀 자신도 역부족이었던거 같다.   본인의 삶의 여정도 쉽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녀의 삶의 태도는 시니컬하고도 쿨했다.  어쩌면 그런 태도는 가느다란 실위를 줄타듯이 하고 있던 그녀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도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이 가장 길을 잘못들기 쉬운 중학생들을, 그것도 40여명이 되는 아이들을, 담당하면 인간적으로 얼마나 많은 부담이 되었을까. 그녀가 자기 인생관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길 포기한 순간부터, 그녀는 관여자에 관람자가 되었고, 관람자는 방관자로 순간 전락하고 말았다.   그녀가 애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혼자 모든 것을 바꿀 순 없고, 어른들은 예기치 않게 어떻게든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때가 있다. 무의식적인 행동하나하나에 감수성 예민한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잘못된 영향을 받고 자신안에서 그 영향을 더욱 왜곡되게 받아들이면 그건 이미 손을 쓸수 없게 되는것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부모도 선생도 정말 무겁고 무서운 책임을 매일 지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사소한 것들이 극단적으로 치닫혔을때 일어날 수 있는 상상도 하기 싫은 슬프고 무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무엇이 가장 쇼킹했는지 모르겠다. 누가 가장 나쁘다고 생각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누구의 입장이 가장 공감가는지, 어느 누구의 이야기가 가장 화가 나는지 모르겠다. 나는 다 미친거 같다. 하지만 제일 미치겠는 점은, 아마도 이 세상 어디서 지금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또 일어날 가능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같이 다들 자기가 주인공이고, 자기가 옳고, 자신의 상처만 제일 크게 느끼는 아이들이 나이만 먹어가는 현재 사회에서는 어른 하나가 일당백으로 아이 백을 올바르게 인도할 수 있지 않은 이상 손쉽게 마이너스 사고들로 치닫는 아이들과 미래를 구원할 수 있는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삐뚤어져가는 사회를 포기할 것이냐. 그건 내 자식을 수영장에 직접 던져 넣는게 아닐까?

"완변한 인간은 어디에도 없다. 한낱 교사가 아이들에게 강하게 뭐라 호소하다니 착각도 유분수 아닐까"라며, 어느 날 부터 열혈교사이길 포기한 미조구치 유코 선생. 그녀의 부드러운 방식이 현재 사회에는 너무 약한 처방이라고 겁주는 소설이었다.

----------------------------------------------------------------------------------------
그나저나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이든간에 요즘 현대사회의 사이코패스들은 왜이리도 많을까. 어떻게 해서 많은 현대인들이 유악한 피해의식 만연자들이 되었을까. 살기 좋아지는 것도 어느 정도  단점이 생기는 걸까.   엊그제 읽은 기사에서는 감염성 질병이 만연한 후진국에서는 애들 아이큐가 낮다는데, 반대로 감염질환이 낮고, 아이큐가 높은 국가들에서 애들의 알레르기 질환이 늘어나고 있단다. 강한 감염원이 없어 신체에 질병으로 인한 해가 안생기니, 신체가 약한 자극에도 질병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모순이란...
사람도 환경이 자신을 괴롭히는 강도가 낮아지면, 사소한 자극에도 자기 자신을 과잉 방어하게 되는걸까?

추리, 미나토가나에,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