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리히 테오도르 뵐 은 1972년 '여인과 군상'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독일

작가로 1985년 7월 16일 퀼른근교의 랑엔브로이에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는 독일작가들의 위상을 높였다고 하며 세계 제1,2차 대전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독일 국민들이 겪은 일들을 인도주의 입장에서 해석한 탁월한 인물이라고

한다.  더구나 독일 작가중 그의 작품은 오늘까지 가장 널리 읽히고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뵐(Heinrich Theodor Boll)이 소설로써 문학적

성공을 얻게 된 1953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전후 독일 사회의 발전상을 비판하며

가톨릭교회의 사회적인 문제점을 지적한 작품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참조

소설의 주인공인 보그너 부부는 서로 번갈아가면서 1인칭 화자가 되어 이 곤궁한

 시기의 고통과 절망을 내면고백의 형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야기는 1950년의 9월 30일 토요일에 시작해서 이틀 후인 10월 2일 정오경에

끝난다.

3일간의 삶을 136쪽에 달하는 지면을 통해서 표출해내는 작가적 기량이 놀랍다.

우리가 살아볼 수 없었던 과거 그리고 독일 전후의 시대를 바라볼 수 있는 그의

작품은 가톨릭 가정에서의 유년 시절, 6년간의 전쟁 참전 등 작가의 전기적

사실들이 많이 투영되어 있다고 한다.

프레드는 보잘 것 없는 직업들을 전전하다가 지금은 가톨릭 교구관에서 전화

교환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아내 캐테와 세 명의 어린 자식들과 벌써 두 달째 떨어져 살고 있다. 공정

하지 못한 성직자와 주택위원회 회장인 집주인 프랑케 부인의 방해로 6년 동안

기다려왔던 주택 배정이 무산되어 버리자 프레드는 단칸방에서의 생활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와 버린 것이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쾰른 시내를

구석구석 헤매면서 그는 가난의 굴레와 자신의 무력감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는 여러 잡일을 하는데도 끊임없이 경제적인 궁핍에 시달렸다.

그리고 돈을 빌리기 위해서 여러 사람의 집을 방문한다.

전화를 하고 목소리를 통해 가능성이 있을것인지 불안속에 탐색하며 .....

이런 그가 조용히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시내를 걸어갈 때 이미 가스등이 켜져

있었다는 것으로 보아 저녁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 그가 술을 가까이 할 수 밖에 없는 너무나도 당위성있는 상황에 이어

길가의 어떤 주점에 들려 한 잔 하고, 또는 베츠너 주점으로 들어와서..... 오후

내내  이 조그만 주점 이외에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라는

표현으로 거의 술꾼이라고 할 수 있는 모습을 보게된다.

1인칭 화자인 아내 케테의 독백으로 보면

' 남편인 프레드는 두 달 전에 가족을 떠났는데 “우리의 좁은 방과

프랑케 부인의 존재, 끔찍스러운 이웃인 호프 가족을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친지의 집이나 혹은 무슨 수용소에서 잠을 잔다.“

그런데 당시 도시의 변두리에 주택을 짓고 있던 주택영단에서는 우리의

신청을 거절하기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프레드가 술주정뱅이이고 나에

대한 신부의 증언이 불리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신부님은 내가 교회

단체의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화가 나 있었다. “

당시 사회에서 교회로 대변되는 신부의 증언이 가난한 사람에게 작용하는

영향력을 보면 오늘의 우리에게 그것이 공평성에 맞는지 아니면 복지에 있어서

종교성을 배제해야 한다는 원칙등이 거리가 먼 시대였음을 보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그 종교단체의 회장이 그들이 세를 든 집주인인 프랑케 부인이라는 것이

이들이 처한 상황의 어려움을 시사한다.

전쟁후의 더러운 환경으로 세명의 아이들이 죽고 싸구려 호텔방에서 지낸 후로

네 번째 임신한 아내 케테, 그녀가 죽은 아이들의 무덤을 찾는 발걸음을 발견하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확고히 한 그가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는 결말

캐테는 어느 여자 꽃장수의 가게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나는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나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그녀의 손을

자세히 보았다. 그 손을 잡고 10년 넘게 계속 잠을 자고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눴었다. 뿐만 아니라 같이 잠자는 것 이상으로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는 그 무엇이 그 손과 나를 연결시켜 주었었다.

우리에게는 서로 손을 맞잡고 기도하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서술형으로 쓰여진 이 작품은 간단히 대화를 훑고 지나갈 그런 작품이 아니다.

전쟁후의 독일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한 이 작품의 내부에 들어가려면 다른 분주

함을 내려놓고 작가가 이끄는대로 그의 고백에 귀 기울이며 새로운 눈을 떠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혜린의 자전적 글에서 읽었던 ‘가스등’의 추억이 신비롭게 남아 있는 내게

전후 독일의 가스등이 주는 분위기는 전연 다른 것이었으니 아직은 여명속에 있는

독일사회,

사람들의 마음속을 밝혀주는 인도주의적인 빛이 아직은 희미한 사회를 뜻하는

것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