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서도 식품을 먹거리로 만들기 위해서 필수적인 첨가물은 단연 소금이 된다.

맛을 내고 또한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의 역할 때문이다.

이 책은 생존에 필요한 소금과, 모피, 보석, 향신료 그리고 석유에 관한 이야기와

그 상품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조명하는 매우 흥미 있는 보고서이다.

저자는 32년간 수출전선에서 유대인을 접하며 얻은 통찰력을 통해 우리나라의 미래를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산업에 있다고 보았다고 하며 그의 <유대인 이야기>는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니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국가 생존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된다.

다섯 가지 상품들은 오늘날 우리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에

와있다. 그러나 역사적인 과정을 보면 그 상품들을 얻기 위해서 개발이라는 이름하에

전쟁과 무고한 동물들의 죽음, 심지어 대학살까지도 감행되었다는 사실을 도외시

할 수 없다.

첫째 소금의 경우를 보자. 원시시대에 수렵을 했을 당시에는 염분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정작 소금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수렵대신 농경생활을 하게 되면서부터라고

한다.  사람의 혈액이 0.9%의 염분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볼 때 하루 평균 10~15그램 정도의 소금이 필요하게 되었고 기본적으로 빠져서는 안 될 것이 소금이 된 것이다.

맛과 부패방지를 위해 필수적인 이 소금이 때로는 변함없는 우정과 성실 맹세의 상징이 되었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의 화폭 속에는 바로 배신자가 된 유다의 식탁앞에 엎어져 있는

소금그릇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유다가 약속을 어기고 배신하게 될 것을 표현한 것이다.

과거에 소금이 귀했던 것은 채굴 지역이 사막 건너편인 경우가 많아 장거리여행길에 갈증과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고 나아가 소금 독점을 위한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니 오늘 우리가 너무도 편히 사용하는 소금에 대하여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34-35쪽)

둘째 모피의 경우이다. 원시시대에 인간이 처음 만난 옷감은 바로 동물의 모피였다.

모피는 신성하고 종교적인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했는데 이집트에서는 파라오만이

사자꼬리로 만든 허리를 허리둘레에 장식할 수 있었고, 표범의 모피는 신전 사제들

만이 사용했다고 한다.

모피무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중세시대였다고 하는데 16세기 후반에는 볼가

강을 따라 형성된 길이 모피길(FUR ROAD)로 불렸다고 한다.

상업적 목적을 위해 동물을 사육하는 등 19세기까지 가장 중요한 경제활동이 되었

다는 것이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서부개척시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아 가장 중요한 이유는 모피

사냥이 되었다.

많은 동물들 바다표범, 밍크, 은여우, 검은 여우, 친칠라(털실쥐), 캥거루, 너구리,

검은담비, 비버, 수달, 해달, 사향뒤쥐, 물개등이 수난을 당하고 일부는 멸종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으며 사육된 후 죽어갔는데 매년 8천 마리에서 1억의 동물들이

모피제조를 위해 죽임을 당하였다니 가공할 일이다.

이로 인해 동물들의 수난에 반대하여 2011년 서울에서는 모피업체 행사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1114-115쪽/132-133쪽)

셋째 보석이야기로 특히 다이아몬드 이야기이다.

어원을 그리스어 <ADAMAS>에 둔 이 보석은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을 가진

인간의 힘으로는 절대로 깨뜨릴 수 없는 신성한 존재라는 뜻으로 우리말로서도

‘금강석’ 곧 단단하여 부서지지 않는 돌이다.

극소량의 보석 다이아몬드는 중세에 와서 왕족과 귀족만이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한

부와 신분의 상징이 되었다.

원석을 갈고 닦는 기술의 발전은 유대인에 의해 발전되었는데 이는 추방의 불안속에

살고 있던 유대인들이 소지하기 쉬운 보석들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발전시켜 나간

데서 기인한다.

1866년 보어인 양치기 청년에 의해 발견된 21캐럿짜리 초대형 다이아몬드는

영국인에 의한 보어인 대학살로 이어진 비극적인 사건이 되었다 (182쪽)

대규모 다이아몬드 광산이나 금광의 발견은 곧 대규모 전쟁으로 얼룩진 이 비극은

인간의 욕망이 불러일으킨 재앙이 되곤 했다. 특히 시에라리온 다이아몬드 광산을

둘러싼 참극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전쟁으로 치달았다.

이로 인해 다이아몬드 회사들의 자체 감사기구 및 ‘미분쟁 원산지증명’을 부착하는

킴벌리 회합을 성사시키는 노력이 시행되었다.

넷째, 향신료이야기이다.

향신료 역시 인류의 역사와 그 시작을 같이 했다고 본다. (230쪽)

경제사에서는 상상 이상의 중요성을 갖고 있다는 향신료

그중에서도 후추에 대한 관심이 컸는데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만들 때

방부처리를 위해 혼합 향신료를 사용했다고 하며 향기가 병마를 퇴치한다고 믿어

향을 피워 사용하는 용도로 쓰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후추가 우리가 사용하는 요리용이 아닌 의료용, 해독제로도 쓰였다니 놀랍다.

유럽인들이 향신료를 선호한 것은 육식을 선호하던 그들이 냉장고가 없던 시대에

이 향신료들이 맛과 향기를 돋어주었고 때로 악취를 없애고 소독하는 약품으로도

쓰였기 때문이다.

향신료가 세상을 바꾸는데 기여한 것은 후추를 구하기 위해 항해를 하였기 때문이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발견,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항로 개발, 마젤란의 세계일주

등도 모두 후춧가루를 구하기 위한 것이었다니 말이다. (230쪽)

다섯 번 째 석유이다.

오늘 날 세계 5대 기업 중 네 개는 정유회사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연료뿐 아니라 자동차. 항공기. 선박산업등 분야에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입품 가운데 원자재가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실정이며 국제

석유가는 우리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전에 대한 독점욕은

국가간의 분쟁을 일으키는 숨은 원인이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이 책에서는 미국 석유산업의 대명사인 록펠러를 비중 있게 조명하고 있다.

그는 소년가장으로 출발하였는데 그가 석유산업에 가진 관심의 안목이 두드러졌다.

“록펠러는 석유를 찾아내는 일보다는 앞으로 석유가 미칠 파급효과에 관심을 쏟았다.”

고 하며 ‘진짜 돈’은 석유 채굴업이 아니라 운송과 정유를 담당하는 중간상이 번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리고 석유산업에 투신한 뒤 기술 개발은 물론 현장 밀착경영을

통해 원가를 절감 하는 등 ,석유 왕으로 불리는 그의 안목과  개발자세는 가히 본받을 만한다.

저자가 더 읽을거리로 커피의 역사를 다루고 있음도 흥미 있게 읽고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264쪽~276쪽)

역사를 살펴보면 이 외에도 중요한 상품들이 많고 그 의미를 일깨워주는 저자의

노력으로 인해 유익하고도 흥미로운 역사를 알게 되었으며 이 상품들을 위해 생사의

기로에 섰던 분들의 희생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 한 장, 연필 한 자루를 위해 나무와 숲이 어떤 과정을 겪어야

하는지, 편리하다고 하여 자원을 낭비하는 일은 없는지 돌아보면서, 우리들이 사용

하는 물품들, 주변에 가까이 있는 이 상품들 안에 많은 사람들의 희생의 대가가 깃들어 있음을 생각하고 소중히 사용하고 보존하는 책임있는 삶의 주인공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