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었던 책인지라 한 눈에 알아보고 집어들었다.

이럴땐 정말 보물찾기에 성공한 기분이 들어서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고 오로지 어서 빨리 읽고 싶단 욕심외엔 아무 생각도 안 든다.

부랴부랴 주변 일들을 정리하고서 편안하게 자리잡고 책을 펼쳐들고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 다른 일이 생기거나해서 책을 덮어야 한다면 그 뒷이야기가 궁금해 그야말로 건성건성으로 하게됨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나만의 시간이라고 판단정 되었을 때 책을 펼쳐 들고 오롯이 그 시간을 즐기려 한다.

주인공 기리유 에리코에게는 상처와 커다란 아픔이 있다.

그녀는 예쁘지 않은 얼굴 때문에 연애 한 번 해 본 적이 없었다.

예쁘지도 않고 고집도 세고 한 마디로 여성으로서 매력이 없는 그녀는 과감히 남자의 사랑을 버리고 회사를, 일을 선택 했다.

그리고 열심히 자신의 능력을 가꾸고 노력하여 실력을 인정받게 되었고 그 결과  이치가하라 회장의 눈에 들어 비서가 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세상을 다 주어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이.....

하지만 불행하게도 회랑정 여관에서 일어난 화재사건으로 그를 잃게 된다.

물론 그녀 자신도 화상을 입었지만 그 사실보다 더 큰 충격은 사랑하는 이가 자신의 곁에 없다는 것이었다.

이제부터 그녀의 복수가 시작된다.

얼키설키 엉킨 이야기들을 들으며 그녀를 따라가다보니 드디어 나의 레이더망에 용의자가 한 명 걸렸다. 그리고 또 한 명.

그동안의 나의 성과로 보자면 뭐 크게 기대할 게 못 된다. 거의 대부분 결과를 보면 전혀 의외의 인물이 범인이었으니.

추리 소설을 읽으면 늘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한게 정말 외줄타기하는 심정이다.

에리코. 아슬아슬한 그녀의 행보도 그랬고, 뜻밖의 사건에 끼어들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드디어 범인이 밝혀진 순간......이럴수가. 이번만큼은 나의 예감이 딱 들어맞았다.

전혀 뜻밖이라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에리코 그녀가 범인을 잡고서야 알게되는 추악한 진실, 커다란 상실감을 어찌 위로해 줄길이 없어 안타깝기만 했다. 어쩌면 몰랐더라면 차라리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추리소설의 대가라는 명성이 그냥 생긴 것은 아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책이다.

다음번엔 또 어떤 책으로 만나게 될지 기대를 해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