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아, 너 누구냐? 

집도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피 끓는 열일곱 청춘 도완득. 카바레 삐끼로 일하는 난쟁이 아버지와 가짜 삼촌과 옥탑방에서 살고 있지만 절대 기죽지 않던 완득이의 인생은 괴짜 선생 똥주의 등장으로 한순간에 꼬이기 시작한다. 학생들 살살 약 올리는 재미로 학교에 나오는 듯한 담임 ‘똥주’. 하필 이웃에 살면서 날이면 날마다 제 이름을 불러 젖히는 똥주 때문에 완득이는 골치가 아프다. 수급대상자에 멋대로 이름을 올려놓고 수급품을 빼앗아 가더니, 이젠 얼굴도 모른 채 잊고 살았던 어머니를 찾아냈다. 처음에는 멋쩍기만 하던 어머니와의 만남에서 애틋함을 배운 완득이는 모범생 정윤하와 가까워지면서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킥복싱을 배우면서 인생의 목표를 찾게 된 완득이는 진 횟수만큼 이기고 킥복싱 관장님을 찾아가겠다는 목표도 세운다. 똥주 때문에 묘하게 꼬여버린 줄 알았던 완득이의 스텝은 어느새 이렇게 경쾌한 리듬을 타고 있다.

개성만점 캐릭터들 모두가 주인공 

줄거리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완득이』에는 주인공부터 조연까지, 현실에서 튀어나온 듯한 개성 만점의 캐릭터들이 가득하다. 가진 건 타고난 두 주먹뿐인 뜨거운 청춘 완득이와 이런 완득이의 철천지원수였다가 차츰 ‘사랑스러운 적’으로 변모하는 괴짜 선생 ‘똥주’는 책을 덮고 나서도 잊히지 않는 매력 만점의 주인공이다. 여기에다 완득이가 교회에 갈 때마다 나타나 ‘자매님’을 찾는 정체불명의 핫산, 밤마다 “완득인지, 만득인지”를 찾느라 고래고래 소리치는 앞집 아저씨 등등 양념처럼 등장하는 주변 인물들 역시 인상적이다. 

그리고 캐릭터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완득이』의 매력은 바로 속도감 넘치는 문체이다. 창비청소년문학상의 심사위원들은 “희화적인 인물 설정과 리드미컬한 대화,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유머는 잘 읽히는 수준을 넘어, 눈앞에서 곧장 만화 페이지가 넘어가는 느낌마저 준다.”고 평하기도 했다.

완득이 월드 좀 짱인듯 

마지막으로 『완득이』가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한바탕 웃고정한 현실에서 결코 환영받지 못할 가족상이다. 게다가 할 줄 아는 거라곤 주먹질?들이 지레 포기해버린 행복까지 단단히 그러쥔다. 정해진 길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대신, 세상과 온몸으로 부딪쳐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온실 속 화초는 절대 알지 못할 생활 감각과 인간미, 낙천성을 가진 완득이를 통해 독자는 ‘희망’이라는 촌스러운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재미와 감동 그 어느 것도 놓치지 않는 청춘소설 『완득이』는 세대를 막론하고 독자들에게 전하는 울림이 크다. 실제로 출판계에서는 20대가 베스트셀러를 주도하기 마련인데, 『완득이』는 10대부터 50대까지 독자 분포가 고른 특징을 보인다. 완득아 , 모든 세대들에게 너의 매력이 넓게 퍼져나가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