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사실을 또 간과했었나보다. 화려하고 맛있는

성찬이 차려진 만찬의 즐거움을 기대했었건만 저자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했다. 다시금 표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그제사 수긍을 하며 

책 속으로 빠져드는 시간이었다. '타라덩컨'으로 전 세계 판타지 팬들을 사로잡은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이 이번엔 전혀 다른 심리 스릴러를 선보인것이다.

 

두 사람은 전율을 느꼈다. 그들은 비밀스런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말고, 어떻게

행동하는 게 더 좋은지 그 이상은 알지 못했다. 필리프의 괴로움이 엘레나의 고통

속에 숨어 있던 낯선 메아리를 일깨웠다. 상처 입은 두 인간과 치유되어야 하는

상처들. -205

검은 송로버섯에 다진 고기를 섞어 만든 파이, 해산물 주꾸미와 맛조개 등 여러

가지 해산물 리조또, 아피츄스 식의 가재 라비올리, 몽트라셰 콩트 라퐁 화이트

와인... 요리에 관심이 없는 나에게도 환상을 품게하는 만찬 그리고 죽음.

어린 아이를 성추행하다 부모에게 들켜 피투성이가 된 채 병원으로 이송된 소아

성애자 사건이 발생했다. 이렇게 사건이 잘 해결된 듯 했지만 뜻밖에도 범인이

납치되면서 이 사건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확대되었고 아무도 관심을 두지않았던

뜻밖의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갑자기 몇 달전부터 이어진 비만 남성들의 실종과

연관지어보지만 단서라곤 범인이 남긴 이해할 수 없는 시 한 편뿐이었다. 시는 다음

범죄 현장을 예고하고 있었고 경찰들이 잠복을 하지만, 매번 범인이 밤사이에

아무런 흔적도 없이 벌여놓고 간 끔찍한 광경과 난해한 싯구절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만난 두사람. 명석하고 뛰어난 수사관인 필리프와

매력적인 소아정신과 의사 엘레나. 겉으로는 전혀 부족할 것 없어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첫 만남에서 서로의 상처를 알아보고 서로를 치유하고자 노력하고 사랑하는 모습은

잠시도 긴장감을 늦출수 없게 하는 아슬아슬하고 끔찍한 사건들 속에서 크나큰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조금씩 가까워지는 범인과의 거리,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견뎌야했던

상상할 수 없을만큼 끔찍했던 어린시절의 비밀이 밝혀졌다. 저마다 살면서 겪는 아픔,

상처가 때로는 절대로 지울수 없을만큼 깊게 남아서 아무리 벗어나려고 발버둥쳐도

치유되지 못한채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하는 것일까?

 

만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