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어릴 적 책이 닳도록 보았던 셜록 홈즈 책 속에 셜록 홈즈가 적안에 심어둔 첩자에게 연감을 이용한 암호를 받는 내용이 나왔다. 연감이 뭔지 모르던 그때는 마냥 멋있게 느껴져 언젠가 나도 한번 읽어보리라던 포부 아닌 포부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기회가 생겨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포부를 이뤘다. 4월 8일 , 오래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이 왔다.

이번 시드 페이퍼에서 만든 네이버 트랜드 연감.
처음 받았을 때 만만치 않은 두꺼운 페이지에 내심 속으로 이걸 언제 다 읽나 싶었다.
솔직히 연감이라는 존재가 썩 재미있고 유쾌한 이미지는 아니다.
내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대로라면 두껍고 양장에 먼지 풀풀 날리는 연감이겠지만 네이버 트랜드 연감은 표지부터 다른 연감이다.

'그동안 보아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책이예요, 놀라워요!'라는 식의 얘기는 진부하다 못 해 식상하기까지 하겠지만 사실이다.

첫페이지를 열자마자 보이는 건 'CONTAINS SOY OIL'.

이 책은 국내 친환경 인증 용지에 콩기름 잉크를 사용하여 인쇄했다는 표시다. 보는 순간 '와..'하고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중성지 사용은 자주 보았지만 콩기름 잉크와 친환경 용지를 쓰는 건 본 적도 기억도 없다.

책 내용과 동시에 환경까지 생각했다는 게 기특한 책이다.

Part. 1, 시간별 일간 검색어

1년이 365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페이지는 고작 13장에 불과하다. 이른바 '액기스'다.

1년 동안 어떤 것이 이슈가 되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어 편리하다.

녹색지로 되어있어 눈에 부담이 가지 않고 오랫동안 이슈가 되었던 검색어는 별도로 표시가 되어 눈에 띈다.

하나 아쉬운 점은 부가 설명이나 자료들이 없어서 검색어 1순위들을 수박겉핥기 식으로 읽는다는 것에서 그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궁금함의 갈증은 다음 파트에서 속 시원히 풀어주니 패스.

Part. 2, 15개 분야별 통합 검색어 1만위

검색어 1만개를 경제, 환경, 스포츠, 사회와 정치, 문화와 예술, 건강, 교육과 학문, 컴퓨터와 인터넷, 세계와 여행, 게임, 뉴스와 미디어, 쇼핑, 생활, 엔터테인먼트, 인물과 사람으로 나눠 인터뷰와 함께 설명했다 .그 중 몇개의 섹션을 소개 하겠다.

스포츠 - 이용찬

09 프로 야구는 한해를 정말 한국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더욱이 마지막 기아 나지완 선수의 끝내기 홈런으 그 후 한달간 날 들뜨게 했다.

그 한가운데 두산 베어스도 있었다. 아쉽게 3등했지만 2010년은 어떻게든 이기리라던 강한 포부를 가지고 있는 팀이다.

이용찬 선수는 어린 나이에 불구하고 마무리로 기용되어 역대 최연소 구원왕이다.

어떤 스포츠건 항상 마무리가 가장 중요한 것인데 그에 비해 그의 나이가 어려 참 대단한 선수가 아닐 수 없다.

스포츠 섹션에서는 한해동안 이뤄진 중요 경기와 관심을 끌었던 종목들을 볼 수 있다.

사회와 정치 - 최재필

동양에서는 예부터 9가 아홉수라 하여 좋지 않다고들 여겨왔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넘어가기가 어려운 한 해 였다.

강호순의 범죄 ( 우리 지역과 가까워 자주 접했을 텐데 지금도 그 생각에 치가 떨린다.), 유영철, 두 대통령의 죽음, 조두순, 나로호의 실패, 석면 등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많다. 그중 우리의 목숨을 위협했던 살벌한 감기, 신종 플루가 있다.

신종 플루가 한 해를 무섭게 덮치면서 몸을 사리기 바빴는데 그 위험 속에서 큰 거점 병원에서 일하며 환자를 돌본 의사가 바로 최재필씨다.

그는 우리나라 보건의 취약점을 지적하며 앞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일축했다.

사회와 정치 섹션에서는 한해동안 화제가 된 사건을 볼 수 있다.

문화와 예술 - 홍창원

08년 숭례문 방화는 세계를 경악시켰다. 안타깝게 없어진 역사의 흔적은 지금 다시 세워지고 있고 그곳에서 중요해 마지 않는 단청을 맡은 장인이 바로 단청장 홍창원씨다. 그는 중요 무형 문화제 제 48호 단청장 보유자이다.

그는 가장 보존이 장된 사적지와 가볼 만한 궁궐을 뽑았다. 그의 인터뷰를 읽으며 그의 손으로 다시 태어날 숭례문을 기대했다.

문화와 예술 섹션에서는 문화재와 공연예술, 출판된 도서와 행사 등을 알 수 있다.

건강 - 김명영

꽤 오랜 열풍이 불고 있지만 그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웰빙 열풍이다.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건강을 중요시 했는데 09년에는 그 열풍이 더욱 심화 되었다.

김명영씨는 우리가 브라운 관에서 자주 보았던 여러 스타들의 트레이너다.

그는 10년에 한식 다이어트가 열풍을 몰고 오며, 그 이유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건강 섹션에서는 한해동안 관심을 끌었던 다이어트와 인체 상식을 알 수 있다.

교육과 학문 - 전태현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자신있는 것 들 중 하나가 바로 교육열 일 것 이다.

그만큼 교육에 관심이 많은 국가인데 09년에는 다른 나라의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힘쓰기 시작했는데 바로 문자가 없는 찌아찌아 족을 발견하고 한글로 그들의 언어를 보존해주려는 노력이다. 찌아찌아 족은 알려지지 않은 부족이었다. 소수 민족이라 더욱 찾기 어려웠는데 전태현 씨는 바로 그 부족을 발견하고 한글을 보급한 주인공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앞으로 한국의 교육 방향에 대해 지적했다.

교육과 학문 섹션에서는 자격증의 종류나 교육기관 등을 알 수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 - 이춘원

IT강국이다 뭐다해서 그런지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컴퓨터와 인터넷은 우리에게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다.

1인 1컴퓨터 보급이 되어 있고 어딜 가나 컴퓨터나 인터넷 관련된 것 들이 깊히 박혀있다.

전화와 문자가 주를 이루던 핸드폰과 집전화도 이제 컴퓨터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스마트 폰과 안드로이드가 그것이다. 09년에는 세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받고 있는 아이폰이 한국으로 출시가 되어 더욱 관심을 끌었다.

아이폰은 어플리케이션이라는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 개발자가 바로 이춘원 씨다.

그는 30여종의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2009 모바일 기술 대상 컨텐츠 분야 1위로 방통위위원장상을 수상한 수재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컴퓨터 시장의 추세와 기대를 지적했다.

컴퓨터와 인터넷 섹션에서는 컴퓨터 관련 용어나 인터넷 관련 용어를 알 수 있다.

분야별로 활동이 많은 인물을 뽑아 인터뷰를 담은 형식은 이 책을 보다 흥미롭고 쉽게 읽히게 도와주었다.

또 모르던 인물이나 추세 등을 알수 있어 이 책을 더욱이 '알짜배기'로 만든다.

Part. 3, 검색어를 통해 본 09년 우리의 사회와 문화

우리를 기쁘게 한 것들, 슬프게 한 것들, 누린 문화들로 나눠 그동안 있었던 사건, 사고와 인물들, 그리고 책과 영화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바로 전 파트가 기본 단계였다면 이 부분은 심화 단계다. 좀더 자세히 좀더 세세하게 적힌 내용들은 지식의 갈증을 풀어주는 듯 상쾌하고 깔끔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댔다. 워낙 연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읽지 못했던 내 갈증 탓도 있겠지만 이 책을 시선을 빼앗기 '충분'했다. 눈이 아프지 않은 배치와 배색으로 장시간 읽어도 편하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왜 지금이 되어서야 이 책을 알았는지 내가 원망스럽지만 이제라도 알게 되어 기쁘다. 이 책을 앞으로 전 가정에 두루 배치되어야 할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