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해 주었던 모습으로 영원히 남기 위해 방부제를 먹어가며 죽지도 못하는 삶을 사는 방부제 아이부터 기억하지 않기 위해, 추억하지 않기 위해 머리에 벌레를 놓아 온몸이 좀 먹어가는 벌레 머리 아이까지. 징그럽고 무섭게 보이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향연이.

 

 처음에는 일러스트를 일부러 보지 않았다. 언뜻 보면 징그럽고 자세히 보면 흘리는 눈물에 가슴이 아파서. 한번 빠르게 읽고 다시 천천히 읽어보았다.

말 하나하나에 가슴이 와 닿는데 일러스트까지 보니 뭉클한 마음이 물먹은 솜처럼 먹먹하니 무거워져 왔다. 동시에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내 슬픔만 생각해 왔던게 아닌가. 내가 사람들에게 상처주진 않았을까. 세상에는 정말 이렇게 버림받아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행여나 내게 도움 청하던 적은 없었을까. 나마저도 차갑게 내치진 않았을까. 여러 의문과 자괴감이 들었다.

 

 책도, 음악도 사랑에 버림받아 상처입은 내용들이 많다. 그런 내용들은 그저 우울한 기분만 들뿐 위로는 해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선인장 아이는 자신의 아픔을 내비추고 솔직한 이야기를 함으로써 오히려 나에게 위로를 주었다. 자신의 아픔과 함께 보듬어 주는 위로. 한번도 받아본 적은 없지만 이번에 새로운 위로를 배웠다. 살면서 위로라는 것이 참 쓸 데가 많은 것 같다. 이번 천안함 사고처럼 큰 사건부터 손가락 하나 다친 작은 일에도 위로가 참 필요하다. 매일 매일이 위로의 연속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물론 위로 할 일이 생기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을 아프고 슬프게 만든 일이었다는 것이니까. 그러나 위로가 있기에 우리는 그런 일이 있음에도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새로운 희망과 하루를 살아가수 있는 원동력이라고나 할까.

 

위로가 필요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 선인장 아이를 읽고 오늘도 위로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