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국 펀드 붐이 불었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같이 중국 펀드 계좌를 만들었다.. 누구는 중국 펀드로 두 배가 됐네, 어쨋네,하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니 배가 아파진 사람들까지 뒤늦게 동참하기 시작한 것이다.. 증권사 계좌가 먼지도 모르던 아줌마,할아버지들조차도 쌈지돈을 꺼내 가입했다는 뉴스가 여기저기 나왔다.. 증권사로 이동하는 돈을 잡기 위해 은행마저도 펀드를 주력으로 판매하기 시작한다.. 그들이 드는 주된 이유는 중국의 놀라운 경제 성장률이었고 두번째 껀수는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중국'이란 나라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장미빛 희망으로 부풀었고 한동안 높은 수익률로 하루가 다르게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는듯 보였다.. 그런데!! 올림픽을 앞둔 나라들은 꼭 주가가 폭등하더라!라는 속설을 중국은 멋지게 깨주었다.. 지금 최고점 대비 반토막정도로 주저앉았고, 내가 2006년정도에 투자를 시작했으니, 2007년 8월이던가 최고점에 가입한 사람들보다야 피해가 막심하지는 않더라도, 나는 많이 반성했다.. 그리고 뒤늦게 외양간을 고친다.. 그때서야 어어..하면서 중국이란 나라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하는거다..

 

<량샤오민,중국 경제를 말하다> 이 책은 중국에서 영향력있는 경제학자, 량샤오민의 시선으로 바라본 중국이란 나라에 대한 것이다.. 아직은 공산권인 중국에서 중국인의 시선으로 시장 경제로의 이행을 말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점이었다.. 제목은 중국 경제를 말하다이지만 경제에서 파급될 수 있는 전반적인 사회의 모습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경제학이라는 과목이 가지는 무게감을 벗고 일반인들이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서문에서 저자가 말하고 있던 나이가 들면서 통달한 경제학에 대한 시선도 맘에 와닿았고 경제학은 딱딱한 것이다라는 편견을 깨 주었다.. 예를 들면 이런 말들..

"본질적으로 경제학은 비용과 수익으로 효용성을 따지는 학문이 아니라,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지를 연구하는 인생철학이라 할 수 있다. 즉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을 바꾸게 하는 것이지, 어떻게 하면 계산적으로 살 수 있는지를 가르치지는 않는다. 살아가는 데에는 계산이 필요하다. 자신이 가진 자원, 특히 소중한 생명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계산을 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 사회적으로도 기여하기 위해 냉철하게 계산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계산은 장사꾼이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저자는 시장 경제로의 거대한 흐름 속에 있는 중국안에서의 여러 현상들에 대해 유연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 '설명절 냉탕, 크리스마스의 온탕'에 해당되는 소비 패턴의 변화에 대해서는 중국의 현대화와 글로벌화가 신속히 진행되고 있는 증거이며 그렇다고해서 중국의 고유 문화 자체가 없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온화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또한 '뒷북치는 투덜이'가 되지 않기 위해 장사꾼이라면 이러한 시대의 변화 흐름을 부지런히 쫓아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점들 <예를 들어 학자들이 정부와의 관계와 이익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거짓 승인을 내서 거대 산업 재해로 이어지게 된 것등>에 대해 "당신들의 양심은 어디에 있는거요?"라며 신랄하게 비판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한 부정 축재를 하는 공직자들에 대해 무한대의 비용을 써서 유한한 돈을 얻는 행위의 어리석음을 꾸짖으며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정신을 차리라고 당부하기도 한다..

게다가 중국내에서는 급격히 늘어난 부유층에서는 졸부의 전형적인 특성인 정신적 빈곤의 문제가, 아직 빈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물질적 빈곤의 문제가 남아있는 상태이다.. 저자는 중국인과 중국 기업, 중국 정부의 시각이라는 세가지 장으로 나누어 이런 경제 변화와 문제점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 할 시간을 주고 있다..

 

며칠 전에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승리는 나의 것'이란 책에서의 동북아 관계에 대한 그의 말이 떠오른다.. '이상하게 한국은 일본에게 강하고, 일본은 중국에게 강하며, 중국은 한국에게 강하다!'라는 말이었다.. 그만큼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견제하기도 한다는 말일거다.. 이 책은 중국 경제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결코 똑! 떨어진 중국 혼자만의 책은 그런면에서는 아닐 것이다.. 중국 펀드를 하고자 했을때 중국 금리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이런 포괄적이고 전반적인 문제를 다룬 책을 보았더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경제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저자의 내공이 담긴 인생 철학을 듣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이 책은 그의 경제학 에세이중 한편이라고 한다.. 다른 책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 책은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나저나 내 중국 펀드는 어쩔거니~~ㅋ 생각난김에 오랜만에 '모네타'에 들어가서 조회해 보니 오늘 중국 아주 선방해 주셨다.. 7.63% 상승.. 하루만에 이렇게 상승할 수 있는 것도 중국이니 가능한 일 아니겠나.. 언제 또 떨어져 롤러코스터를 태울지도 모르겠지만, 어쨋건 중국의 미래에 한 표 걸며 계속 가는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