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보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확실히 무엇이든지 시기적절한 타이밍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또 달랐을지 모른다.. 1년에 3000권, 3일만에 50권씩 읽어 치운다는! 저자의 대단한 이력에 우선 눈이 휘둥그래졌을 것이다.. 아무 여과없이 부러움! 그 자체만으로 이 저자의 책을 몇 권 더 찾아 읽어 보기 까지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불과 며칠 전에 '책을 읽는 방법'이라는 책을 만났다.. 내가 불과 며칠을 두고 만난 이 책 두 권은 나 스스로 책 읽는 방법에 대해 점검해보고, 기왕이면 제대로 책을 읽어보고자 선택한 첫번째와 두 번째 책인 것이다.. 그런데 이거 제대로 걸린 것인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다고도 할 수 있겠다..

 

먼저 '책을 읽는 방법'에서는 철저히 속독에 반대하는 '슬로 리딩'을 권하고 있다.. '단 한 권을 읽더라도 뼛속까지 완전하게 빨아들여라!'라는 저자의 말처럼 저자가 책 속에 쓴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말조차도 소설 속 호흡의 조절이나 저자의 속내를 드러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며 읽어나가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책 <독서달인이 말하는 업무달인 되는 법> 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지름길을 찾는 독서법 : 킬러 리딩'을 말하고 있다.. '업무에 필요한 핵심 정보와 실천적 지식만을 뽑아내는 전략적인 독서법'이 그 주된 골자로서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과감히 건너뛰라고 말한다.. 더 심하게는 책이 내 손에 배달되어진 순간부터 책의 목차만으로도 계속 읽을지 그냥 헌책방으로 직행할지가 결정되므로 전혀 읽지 않고 버려지는? 책도 다수 발생할 수 있다는 걸 감수해야 한다고 한다..

 

'나카지마 다카시' 이 책의 저자는 킬러 리딩의 기술로 빨리 읽기, 많이 읽기, 제대로 읽기를 말한다.. 속독, 다독, 성독을 다 아우르는 개념이 바로 '킬러 리딩'인 샘이다.. 3일에 50권 읽기도 가능하게 한다는 그 방법의 시작은 '주제'를 정하고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가 관심 있는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분명한 주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최대한의 정보를 더 빠르게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머리 속에 필터를 두고 내게 필요한 것만 톡톡 걸러내는 독서법, 킬러 리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면=> 선 => 점의 3단계 독서법.. 책의 젤 중요한 부분인 머리말을 먼저 읽고 책의 전반적 사항에 대해 파악한 다음 목차를 보면서 어느 곳을 읽을지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부분을 보면서 '킬러 문장'<선> , 킬러 단어<점>를 선별해 내는 과정이다.. 그렇게 얻은 알짜배기 정보를 가지고 결과물을 이끌어 내는 것이 이 책의 궁극적 목표이다.. 결과물이라 함은 '성과', '이익' '결과' '돈'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책을 읽는 방법'과 '독서달인이 말하는 업무달인 되는 법' 두 권의 책은 전혀 다른 독서법을 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이는 독자의 입장인 나는 그 방법에 대해 알맞게 취사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순수 문학책이나 정말 아껴보고 싶은 책을 만난다면 히라노 게이치로 식의 '슬로 리딩'을 하면 될 것이고, 업무상 어쩔 수 없이 훑어보고 선별해야 할 책이라면 '스키핑<띄엄띄엄 읽기>, 스키밍<훑어 읽기>, 스캐닝<베끼며 읽기>를 추구하는 '나카지마식 3000권 독파 킬러 리딩'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저자가 말하는대로 아무리 달려도 3일에 50권은 나에게는 절대 무리이지 않나 싶다.. 저자가 좋아하는 '포스트 잇'으로 중요한 것을 선별하는 작업만으로도 3일에 몇 권이나 해치울 수 있을지.. ^^;; 그리고 일반 사람의 연봉만큼이 책값으로 나가는데 책배달이 되자마자 버려지는 책도 20%는 된다는 말이 많이 의아했다.. 어차피 저자는 머릿말을 시작으로 목차만 보고 계속 읽을지 안읽은지부터, 읽는다면 어느 부분을 읽어야 하는지를 선별하는 능력을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지 않았는가~ 그런데 요즘 인터넷 서점들도 책소개랑 목차 정도는 아주 잘 나오고 있던데.. ^^;; 그리고 자기가 이미 읽은 책인지 아닌지도 분간을 가끔 못해서 같은 책을 또!! 사기도 한다는 것.. 이 부분을 읽고는 책속 내용에 대한 신뢰도가 급 떨어졌다.. 속독, 다독, 성독 이 3가지를 다 아우르는게 '킬러 리딩'일진데, 성독<제대로 읽기>가 효율적으로 되지 않은 상태니 자기가 읽은지 안읽은지도 가물가물해지는 것 아닌가..!!? ^^; 그런 상태로 취사 선택되어져 읽혀진 책들까지 합해서 일년 독서량이 3000권이라고 말한들.. 그것이 제대로 온전히 다 내 것이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래도 내가 첫번째로 읽은 '책을 읽는 방법'에 너무 세뇌되어져 버린 건 아닌가 싶다..

 

덧붙이는 말>>

두 저자가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능동적인 독서'이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아무 여과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것을 생각하고 해석하고 적용시키는 것.. 그것이 진짜 독서의 목적이라고 둘은 입을 모은다.. ^ ^

 

책은 작가나 저자의 주장이나 생각, 의견을 베끼는 도구가 아닌 그들의 문장을 실마리로 당신이 '느끼는'도구다. 바꿔 말하면, 당신이 당신 자신과 대화하는 도구다. 적어도 내 독서 스타일은 이렇다. 이런 독서 태도를 '주인공 모드로 전환한다'고 표현한다. 어떤 책을 읽더라도 주인공 모드로 전환한다면 킬러 리딩을 할 수 있지만, 조연 모드에서는 독특한 아이디어나 발상을 기대하기 힘들다. 하물며 지나가는 사람이나 시체 역할과 같은 엑스트라 모드에서는 어떤 아이디어도 나올 리 만무하다.............주인공 모드는 주인의식, 당사자 의식을 갖는 걸 뜻한다. 이런 주인공 모드를 습관화하면 모든 정보를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필터를 통해 소화할 수 있다. 이것이 킬러 리딩의 중요한 포인트이다.  p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