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한 방, 타이밍이란 말이 있다. 하야미즈 슈고가 선배 대신에 한 요양병원 당직을 서게된 것은 불운에 가까웠다. 하필이면 한 밤중에 피에로 가면을 쓴 괴한이 여자를 인질로 납치해 병원에 들이닥칠 게 무엇이람. 하룻밤의 악몽이 되어버린 그 날 도대체 무슨 일이 이 병원에 벌어졌던 것일까. 그래 넌 알바일 뿐인데 말이야.  병원장에 간호사 2명까지 인질로 잡혔는데 이상하게도 경찰에 신고하기를 꺼려하는 한 사람. 비록 통신망은 외부와 단절 되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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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피에로는 자신이 총을 쏘았지만 살인자가 되어 처벌 받을 수 없다면 납치한 여성을 치료할 것을 요구하는 바람에 슈고는 어쩔 도리가 없어 그녀를 치료해준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그녀는 어리고 이뻤으니 슈고의 마음은 이러면 안 된다며 속으로 고집 피우지만 서서히 핑크빛 기류에 물들어가는 두 남녀. 그런데 피에로의 꿍꿍이는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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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입이 찢어질 거 같은 반응이 나올 법 한데 피에로가 보인 반응들, 그리고 책 초반에 실려 있는 병원의 층별 구조에 복선을 암시하는 것 같은 누군가의 속삭임 등은 당사자들이야 처음엔 그 의미심장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으나, 독자의 시각에서 보자면 으음 수상하다에서 시작해서 어느 순간에 어쩌면 그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과 확신의 경계에서 서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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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 예상은 맞았다. 한정된 공간, 한정된 등장인물이다 보니 연쇄살인이라는 형태는 도입 될 수 없었다. 다 읽고 나서 다른 독자들의 리뷰를 살펴보니 노골적으로 스포를 드러내고 있는 경우가 많더라. 그 대목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리뷰 작성에 애먹었을 정도로 일반 강도 사건과 궤를 달리 잡고 있음은 이해하나 좀 더 신경 써주었다면 좋을 텐데 미리 리뷰들을 찾아 읽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가 보여 줄 수 있는 교과서적인 전개와 결말을 보여 주었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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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일지도 모르지만 이미 이 스타일의 역사는 오래된 지라 더 이상 혁신적인 기교를 제시할 수 없는 후발주자의 고민이 엿보인다. 나름 분투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