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게르마니아 원정의 목표는 갈리아 정복을 마치고 게르마니아 지역까지 정복함으로써 경계선을 공고히 하고 로마 제국의 국력을 과시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와 달리 로마의 게르마니아 원정사는 피로 물들었을 뿐 아니라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로마 역사상 최고의 장군이었던 카이사르는 갈리아를 정복했지만 그 옆 동네 게르마니아는 그냥 놔두고 돌아왔으며, 초대 황제인 옥타비아누스 시절을 비롯해 게르마니아 진공은 수차례 시도되었지만, 한 번도 실질적인 정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농촌 공동체가 살아있을 당시, 우리네 농어촌의 인심 좋은 풍경을 스케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이 대목을 읽다가 흥미로운 점은 타키투스는 철저하게 로마인의 입장에서 일종의 변방의 위협적인 민족들에 대한 일종의 사찰보고서로 이 글을 썼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늘 우리 로마에는 없지만, 옛날의 우리 로마에는 살아 있었던 풍습이지만, 과 같은 전제가 생략되어 있으리라 하는 것이다. 로마는 그리스의 찬란한 문명을 적절히 흡수하고 활용하여 나름의 세계제국을 수립한 다음에, 궁극으로 로마문명은 곧 기독교문명이면서, 서양문명, 곧 유럽이 세계 중심이던 시대로 문명의 주도권을 승계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한 로마의 지식인들이 곧 정치가이며 군인이기도 했는데, 키케로, 세네카, 말년의 마르쿠스 카토 등에서 보듯이 그리스의 문화유산을 정신의 고향으로 여겼을 정도로 선망의 대상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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