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온갖 정치, 사회, 경제, 역사가 사실은 특정 부류의 인간에 의해 가해진 하나의 통제장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작품은 그야말로 용감한 '폭로'이다. 이청준의 소설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점 중의 하나가 서술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번 이야기는 약간 추리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어서 읽을 때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소설 속에서 또 다른 소설들이 3편이나 등장해서 다른 소설들을 읽는 느낌이여서 지루하지 않았다. 3편의 소설들이 등장하지만 같은 맥락의 연결고리로 산만하지도 않았다. 이 소설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1970년대 작품이다. 1970년대에 박정희 정권이 위태로워지면서 시위와 사회운동이 번번이 일어나며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웠던 시기이다. 이렇게 사회가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표현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다. 이 소설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비판하고 있다. 현실을 알면서 방관하는 지식인을 이 소설에서는 편집장 즉 나로 묘사된다는 것이다. 원래 . 문학은 적어도 소문 속에서 태어난 또 하나의 소문이 될 수는 없다. 작가란 괴로운 일이지만 그 정체가 보이지 않는 전짓불의 공포를 견디면서도 끝끝내 자기의 진술을 계속해 나갈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운명을 짊어진 사람이다. 동일하게 사람마다 그 자신의 벽이 있다. 누구도 넘어서지 못하는 벽이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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