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주인공 역시 아직은 한국 사회에서 삐딱한 시선이 남아있는 이혼녀에 경제적 능력이 당장은 없고 학벌도 고등학교 졸업에 나이는 마흔이 되어버린 여자의 이야기다. 여느 성공신화에 담겨 있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얼마나 불행했고 그 불행을 어떻게 극복했는지가 주가 된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내가 아닌데, 웬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자극을 받게 된다. 나도 이해 못 할 일이다. 아마도 헛나이를 먹은 건 아닌지 나의 공감력이 커지긴 했나보다.

 

  그녀의 이름은 정은희. 그녀가 택한 일은 화장품으로 유명한 메리케이의 뷰티 컨설턴트였다. 직함 한 번 거창하다. 뷰티 컨설턴트. 이젠 아름다움 자체가 아니라 아름다움을 만들어주는 것이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산업이 된 시대인 것이다. 그녀는 결혼 10여 년 만에 이혼을 하고 당장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한 계획도 없이 일단 홀로서기를 외친 사람이다. 통장에 있던 몇 백 만원을 야금야금 까먹기엔 자신의 처지가 얼마나 절박한지는 알고 있다. 그래서 무엇이든 열심히 하겠노라는 막연한 마음만 가지고 사회에 뛰어들지만 세상이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그 절정은 첫 월급으로 받았던 45만원이 담긴 봉투를 보면서이다. 빳빳한 지폐가 아닌 십 원짜리 동전까지 담겨 있던 45만원의 무게가 그녀의 손에는 얼마나 비참하게 무거웠을까. 그래서 다짐한다.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비전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겠노라. 그래서 그녀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색감 능력이나 인테리어 쪽의 예술적 감각을 키울 수 있는 분야를 물색하였고 결국 메리케이 회사의 뷰티 컨설턴트를 시작으로 사업을 하게 된다.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되려면 갖추어야할 공통적인 덕목이 있다. 굳이 배우지 않아도 아는 그런 덕목. 부지런 할 것, 긍정적일 것, 친절할 것, 열정적일 것, 진심으로 사람을 대할 것. 등 그 덕목을 하나하나 갖추어 간 그녀는 결국 메리케이에서 최고 이사직이라 할 수 있는 NSD 직위까지 오르게 된다. NSD라는 직위의 대단함을 쉽게 표현할 수 없지만 한국에서 그 직위에 오른 사람은 5명 밖에 되지 않는다 라는 설명을 하면 아마 잘은 몰라도 아~하는 탄성은 나올 것이다. 그 업적을 3년 6개월 만에 해낸 것이다. 메리케이의 성공 상징인 핑크벤츠를 탈 수 있는 권한이 그녀에게 주어진 것이다.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