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나 기업의 이미지 개선이 어떻게 이처럼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 오늘날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을 구매할 때 제품 그 자체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체험을 구매한다. 소위 체험 경제로 전환한 것이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대체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여 좋은 상품을 만들기만 하면 판매는 저절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오늘날은 휴대폰을 비롯해 자동차, 가전제품 등 품질과 기능 면에 있어서는 거의 차이가 없는 무수히 많은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제 기업은 좋은 이미지로 고객의 시각·촉각·청각을 비롯한 오감을 자극하고 만족시키는 체험을 제공해야만 한다.

한성대 미디어디자인 콘텐츠학부의 지상현 교수가 최근 저술한 ‘아이폰 성공의 비밀’은 이러한 기업 이미지 제고에 있어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이폰, 펩시콜라, 베네통 등 다양한 히트 상품과 브랜드, 광고, 마케팅, 기업 이미지를 디자인 심리학적 관점에서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마케팅 디자인의 거장 제라르 카롱의 말을 빌려 개인의 인상이 그 사람의 생각·행동·외모의 3요소에 의해 결정되듯이 기업의 전체적 이미지도 기업의 경영 철학 및 전략, 제품의 속성, 시각적 이미지에 의해 결정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 세 가지가 모여 한 기업의 총체적 이미지를 형성하며 이 세 요소가 균형을 이루어야 소비자의 마음속에 구체적인 이미지, 즉 브랜드로 자리잡게 된다고 말한다.

애플은 아이폰을 기존의 휴대폰과 같은 생활소품이 아니라 사람들을 디지털 유목민으로 만들어주는 첨단 디지털 기기로 전개시켜 나가는 전략을 택했고 이를 위해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컴퓨터와 같은 존재감이 느껴지도록 다른 휴대폰에 비해 더 크고 무겁게 만들었다. 또 색채와 질감은 검정, 엷은 적회색 혹은 백색에 금속성 은색을 사용해 디지털 기기의 첨단성과 기계적인 느낌을 더하는 한편 아이폰 측면의 곡선 처리와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아이콘에서 보듯이 곡선을 적극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차별화와 고급스러움을 주고 있다. 저자는 아이폰의 폭발적인 성공은 이 세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루어 소비자의 마음속에 강력한 브랜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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