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그가 나를 찾아왔다. 스타벅스에서 향긋한 헤이즐넛 커피를 마시면서 그는 내게 “너는 그렇게 살면 안돼!”하는 질책과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 길이야”라는 충고를 따뜻한 어조로 조근 조근 말 해 주었다. 나는 묵묵히 듣고만 있으면서 마음 속으로 “당신의 충고가 고맙기는 한 데 나에게는 너무 늦은 것 같아. 그리고 당신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의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지만 들을때 뿐이었어. 나는 정말 안돼는가봐!!!! 나는 구제불능이야”라고 되뇌일때는 어느새 나의 마음을 알고 “너무 자책하지마.. 지금도 늦지 않았어..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하면 돼..”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게으름뱅이인 나를 위해 몇 일을 허비하는 인내심을 발휘하며 내 마음속의 질문에 예를 들어가면서 설득력 있고 감칠맛 나게, 그러면서도 무시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꼬박 꼬박 경어를 사용하며  대답을 해 주었다. 

그가 한 이야기를 모두 기억하는 것은 내 작은 바가지로는 무리이고 아직까지 남아있는 바가지속의 몇 개의 이야기라도 남겨 놓아야 그에 대한 예의일 것 같아 비록 개발 새발, 앞 뒤 문맥도 맞지 않는 글이지만 이렇게 끄적여본다.

1. 인생의 최고의 순간이란 언제일까?

 톨스토이가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냔 질문에 “지금 이 순간 만난 사람”이라고 했듯이 그도 가장 중요하면서도 최고의 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고 명쾌히 말 해 주었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기대가 현실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할 때 현재는 굶주림에 시달리고 소중한 지금의 순간들을 놓치게 된다면서 현재를 충실히 살려는 마음가짐을 실천에 옮기는 습관을 가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실천하여야 할 습관 몇 가지를 소개해 주었는데 “긍정과 부정, 낙관과 비관 가운데서 습관적으로 긍정과 낙관을 선택하라”는 습관이 마음에 와 닿았다.

2. 조직의 부속품이라는 생각이 드는 까닭은?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가끔씩 조직의 부속품일뿐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는 이런 나에게 “그건 당신의 수동적인 마음가짐 때문” 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선생님이 질문을 할 때 열심히 ‘저요, 저요’라고 손을 흔드는 학생이 있는 반면 묵묵부답인 아이, 자기를 시킬까봐 눈치를 보는 아이가 있듯이 직장에서도 될 수 있으면 일을 적게 하든지, 아니면 시키는 일만 죽지 못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 보다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에게는 분명히 더 많은 기회가 가게 되고 그런 사람 입에서는 ‘조직의 부속품’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이끌어나가길 권한다.

3. 자신만의 삶의 원칙이 꼭 필요한가?

 우리들은 ‘적당히’라는 말을 상당히 좋아하며, 사회생활을 하면서 원리 원칙만 찾으면 될 일도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는 이런 생각은 아주 위험한 생각이라며 지금까지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았는데 그들에게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면 편집증에 가까운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면서 보람되고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최소한 자신만의 하나의 원칙이라도 세우고, 살아가면서 누군가 그 원칙을 깨라고 유혹하거나 강요하더라도 단호하게 ‘노’라고 얘기할 수 있는 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

4.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닥쳤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사람의 삶이란 늘 굴곡이 있게 마련이다. 모든 일이 뜻대로 풀릴 때도 있지만 실패와 깊은 좌절의 늪에 빠질때도 있다. 이렇게 슬럼프에 빠졌을 때, 모든 것이 여의치 않아 좌절하고플 때는 실의나 원망만 하지 말고 ‘누구나 항상 승승장구만 할 수는 없다’는 삶의 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믿으면서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슬럼프는 지나간다고 그는 충고해 주었다.

 

5. 도전해야 할 일에 두려움이 생긴다면?

  새로운 일이나 상황에 닥치면 닥치면 두려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렇다고 두려움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발전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두려움이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두려움이란 실체이기보단 하나의 생각이다. 그러므로 두려움의 중심에 들어가 그것에 부딪치고 익숙해지도록 하여야 한다. 익숙함은 이미 두려움이 아니니까!

6. 좋은 아버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들의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며, 아버지의 삶은 곧 아이들 삶의 표본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면서 다음 몇 가지를 꼭 지키기를 당부하고 있다.

 - 세상살이에 대한 가치관과 비전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 좋은 습관을 갖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할지를 가르쳐야 하며 말보다는 아버지의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는 적당한 절제와 규율이 필요하다.

 - 아이들의 머릿속에 자신의 생각을 억지로 집어넣기보다, 그 아이들의 생각을 최대한 존중하고 귀기울여 주어야 한다.

 이 이외에도 기왕이면 고운말, 배려하는 말을 사용하는 습관을 가져라. 나이와 상관없이 항상 배우고 깨치는 삶을 살아야 된다. 열정을 갖고 도전하라. 자신만의 컨셉을 가지도록 노력하라는 등 공병호 박사 자신의 치열한 삶에서 추출한 주옥같은 이야기들은 앞으로 나의 삶에 많은 영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