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제화회사로 출발하여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토탈 패션회사로 전환해 가는 중에 급격한 경영환경의 변화로 회사의 성장은 멈추고 오히려 매출부진으로 위기에 직면한 한 기업(F-SQUARE)이 있다. 정체되어 있는 회사의 조직구조와 경영의 틀을 바꾸어 회사를 살리려는 사장의 특명을 받은 전략경영팀의 김부장은 경영자문회사의 도움을 받아 BSC를 도입하기로 하고 TF팀을 만들어 추진한다. 그러나 어떤 조직이라도 그러하듯 임직원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다. 특히, 직속상관인 실장의 노골적인 반발은 김부장의 행동에 거대한 암초로 작용한다. 고도성장시대의 리더가 그러했듯이 탑-다운(Top-down)형식의 권위적인 경영스타일로 회사를 성장시킨 실장으로는 지난날의 자신의 성공방식에 배치되는 전략툴(Bottom-up)을 도입하려는 김부장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젊은 사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김부장은 몇 차례의 워크샵 등을 통해 임원들과 직원들을 설득하여 본격적으로 BSC를 구축, 실행하게 되고 회사는 자연스럽게 매출과 영업이익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그럼 이 책의 김영민 부장이 도입, 구축한 BSC란 무엇인가?

 BSC란 Balanced Scorecard의 약자로 미국 하버드 대학의 로버트 S, 카플란 박사와 컨설턴트인 데이비드 P 노튼 박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성과관리시스템이다. 기존의 성과관리는 매출, 영업이익, 경제적 부가가치 등의 재무적인 관점에서 성과를 측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만으로는 단기적인 수익만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 기업의 가치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존재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기업의 가치를 증가시키는 일련의 인과관계를 주요한 네 가지 관점, 즉 재무, 고객, 내부 프로세스, 학습과 성장의 관점으로 균형있게 배분하여 관리하므로써 사업의 전체 균형을 회복하고 관리자들의 협력을 증진시켜 성과를 올리고 동시에 진정한 기업의 경영이념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것이 BSC의 방법론이다.

 BSC의 구축을 위해서는 먼저 모든 임직원들의 동의를 얻어 비젼과 미션을 포함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러한 전략을 근거로 핵심성과목표를 도출한 다음, 이 목표들의 수행도를 파악하기 위한 평가지표로 구성되도록 한다. 따라서 이렇게 만든 평가지표는 전사 전략을 본부, 팀, 개인에게 체계적으로 연계시켜 하부조직과 개인들이 하는 일을 기업의 전략적 방향과 일치시키고 그 방향으로 행동하게 만들어, 성과지표를 잘 달성한다면 전략 또한 잘 수행될 수 있도록 구조가 짜여 지게 된다. 한편 조직구성원은 자신이 공감하는 방향으로, 또 자신이 평가받는 방향으로 행동하기 마련이므로  BSC는 자연히 회사의 전략실행을 돕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BSC를 잘 구축한 기업조직을 전략집중조직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조직에서는 전 구성원이 전략을 이해하고 그러한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업무에서 무엇을 하면 되는지 알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구성원 개개인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방법론의 장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BSC는 ‘균형성과표’로서 성과측정의 도구이며 ‘조직의 비전과 전략에서 도출된 평가지표들의 조합’이라고 정의된다. 각 지표들은 재무와 비재무, 장기와 단기, 선행과 후행, 내부와 외부, 조직과 개인에 관련된 것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조직 내에 전략과 비전이 공유되고, 단기간의 성과가 아닌 미래 이익에 선행하는 비재무적 성과도 중요하게 관리된다. 또한 지속적인 성과 피드백을 통해 전략실행을 위한 조직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조직은 전략이 중심이 되어 활동을 전개하는 ‘전략중심의 조직’으로 바뀌어가고 임직원들이 기존의 사고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BSC는 ‘전략적 성과 관리 체계 구측’이라고 규정할 수 있고, 성과 측정이라기보다는 변화를 위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이상으로 BSC에 대해서 개략적인 정의를 내려보았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것이 있다. 아무리 잘 짜여진 전략이라 하더라도 실행이 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BSC가 성공적으로 구축되고 조직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먼저 최고경영자의 관철 의지가 필요하다. CEO가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인식과 자사의 핵심역량을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전략을 수립하여 어떤 도전에도 굴하지 않고 구성원들을 끌고 가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두 번째로 조직구성원간의 변화에 대한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계속된 토론과 공유를 통한 전사적 공감대를 형성해서 이런 경영도구가 무엇이며 이를 도입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모든 구성원이 이해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제도를 도입하고 밀어붙이기만 한다면 구성원들의 반감만 불러일으키며 차라리 시도하지 않는 것만 못하게 된다. 세 번째로 변화에는 시간을 두어야 한다. 재무지표에 대한 조바심보다는 다른 지표들의 성장을 기다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용이 편리하고 실익이 있어야 한다. 경영지표를 관리하는데 너무 어렵거나 추상적이라면 사용하기를 기피할 것이고 자연히 관심도 멀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진정으로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켜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다. 모든 구성원이 조직의 전략을 이해하고 업무를 추진해 나간다면 업무성과는 비약적으로 좋은 결과를 거둘 것이다. 즉 구성원들은 일상 업무 속에서 전략이 실행되는 것을 이해하게 되고, 나아가서 그것이 곧 단위조직의 시너지 효과로 연결되어 결과적으로 회사 전체의 이익으로 연결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영층에서 더욱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한다. 비록 시간이 걸리고 단기적인 성과가 미약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끊임없이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