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벗어나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기꺼이 양치기가 된 소년 산티아고.  그는 자신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자신만의 소망 즉, 자아의 신화를 찾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난다. 다양한 일들을 겪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몇 번의 생사의 갈림길 속에서  때로는 불타는 열정과 희망에 때로는 자신의 길에 대한 회의와 좌절의 시련을 겪으면서 기어이 자신만의 보물을 찾게 된다.

 평범했던 소년이 대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위대한 연금술사가 되기 위해서 먼저 해야 할 일은 선택이었다. 부모님의 염원에 따라 신부의 길을 가던 소년은 여행을 하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을 선택한 것이다. 즉, 익숙해져 있는 것과 가지고 싶은 것의 선택인 것이다. 이 선택으로 그의 인생은 남들이 일반적으로 걷는 길과는 완전히 다른 길로 접어들게 된다.

 산티아고는 그저 여행을 하고 싶어 양치기를 택했지만 우연처럼 보이는 예정된 인연에 의해 연금술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이렇듯 자신이 정말 하고자 하는 일을 선택하는 순간 천명은 그에게 진정으로 이루어야 할 소명을 준다.

 그리고 그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있었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용기와 강인한 의지, 그리고 인내로 죽음의 공포에서도 좌절하지 않았고 어느 정도 부와 성취를 이룬 순간에도 안주하지 않았다.

 이런 선택과 집중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만이 자아의 신화를 이룰 수 있다고 이 책은 이야기 하고 있다.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삶의 연금술을 신비롭게 표현한 이 책은 파울로 코엘료라는 이름을 대작가의 반열로 올려 놓은 책답게 어느 한 구절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삶의 지침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삶의 무게 속에 어느샌가 잃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꿈들이 아련한 슬픔과 함께 회한으로 떠 오른다.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던가?

 나는 언제부터 자아의 신화를 잃어버렸던가?

 세상을 떠돌고 싶었지만 물과 음식 그리고 밤마다 몸을 누일 수 있는 안락한 공간 때문에 가슴속에 묻어버려야 했던 산티아고의 아버지처럼, 어릴 때 떠돌아 다니기를 소망하고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팝콘을 팔다가 그만 거기에 길들여져 원래의 꿈을 잊어버린 팝콘장수처럼 어느샌가 꿈을 잃고 현실에 안주하여 주위의 고만 고만한 것들과 비교하며 남몰래 자만에 차 있었던 건 아닐까?

 그렇다고 너무 비하하지는 말자.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기 앞에 그려진 자아의 신화와 행복의 길을 따라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는 코엘료의 말처럼 우리들은 평범한 인생을 그저 살아갈 뿐이다. 그리고 이런 인생조차도 “세상의 역사에서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 위안을 삼아야 하리라.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큰 울림으로 다가온 몇 구절을 소개하며 리뷰를 마치려 한다.

 “자아의 신화는 자네가 항상 이루기를 소망해오던 바로 그것일세. 우리들 각자는 젊음의 초입에서 자신의 자아의 신화가 무엇인지 알게 되지. --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그 신화의 불가능함을 깨닫게 해주지 -- 그것은 나쁘게 느껴지는 기운이지. 하지만 사실은 바로 그 기운이 자아의 신화를 실현헐 수 있도록 도와준다네. 자네의 정신과 의지를 단련시켜주지.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항상 똑같은 사람들하고만 있으면 그들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해버린다. 그렇게 되고 나면, 그들은 우리 삶을 변화시키려 든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이 바라는 대로 바뀌지 않으면 불만스러워 한다. 사람들에겐 인생에 대한 나름의 분명한 기준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에메랄드 하나를 캐기 위해 오 년 동안 강??는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그 순간은 그가 에메랄드를 캐기 위해 돌 하나만, 단지 돌 하나만 더 깨트리면 되는 그런 순간이기도 했다.”

 “어떤 식으로든 인생의 모든 일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데 있다.”

 “사람들은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대로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대로 세상을 보는 거지.”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면 현재를 더욱 나아지게 할 수 있지. 현재가 좋아지면 그 다음에 다가오는 날들도 마찬가지로 좋아지는 것이고. -- 하루 하루의 순간 속에 영겁이 깃들어 있다네."

 “마시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게. 병사가 전투를 앞두고 휴식을 취하듯 그대도 쉬게. 하지만 그대의 마음이 있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게. 그대가 여행길에서 발견한 모든 것들이 의미를 가질 수 있을 때 그대의 보물은 발견되는 걸세.”

 “고통 그 자체보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더 나쁜것이다.”

 “누군가 꿈을 이루기에 앞서, 만물의 정기는 언제나 그 사람이 그 동안의 여정에서 배운 모든 것들을 시험해보고 싶어하지. 그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 말고도 만물의 정기를 향해 가면서 배운 가르침 또한 정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세.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하고 마는 것도 바로 그 순간이지. 사막의 언어로 말하면 ‘사람들은 오아시스의 야자나무들이 지평선에 보일 때 목말라 죽는다’는 게지.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

“자아의 신화를 사는 자는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고 있다네. 꿈을 이루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오직 하나.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