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으로...."

경쟁심화와 기술을 발달로 경쟁사에서 신제품을 출시하면 곧 비슷하거나 더 나은 제품이 순식간에 쏟아져 나온다. 오늘날의 비즈니스 세계는 아직까지 경쟁과열, 초세분화, 수직적 수평적 제품 확대 등의 반복 단계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비즈니스 세상에서 활약하고 있는 많은 전문가들이 지금 이러한 단계에 너무 익숙해져 창조적이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해 내는 능력을 점점 상실해 가는지도 모른다.

마케터는 자신이 원하든 혹은 원하지 않든, 모든 인간의 욕구를 관찰하고 분석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의 사명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하고 있다. [디퍼런트] 이러한 카테고리평준화, 초세분화으로 인한 무한 경쟁 시대에 정곡을 찌르고 마케터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책이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가 점점 비슷해지는 것을 알고 있는가? 어느순간 커피숍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울 수 있는 메뉴들이 등장했고, 패스트푸드에서 커피메뉴를 추가했다. 고객만족이 중요해지면서 (고객이 왕인 시대) 그들의 욕구를 하나씩 하나씩 반영시키면서 (약점만을 보완) 시장평준화 되어 가는 모습이다. 지금 화장품, 자동차 등의 카테고리를 살펴보자. 아마 카페고리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모든 제품과 브랜드의 차이점을 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서로 경쟁이 과열되면서 강점을 부각시키기보다는 경쟁사에 대응해서 약점을 보완하면서 자연스럽게 카테고리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카테고리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로열리스트'의 비중은 점점 줄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로 브랜드와 고객의 소통은 늘었지만 오히려 브랜드 충성도가 줄어드는 모순은 바로 카테고리 환경의 변화가 브랜드 충성고 구축을 어렵게 하기 ？？문이다.

설탕, 종이 주유소 등은 브랜드가 다양하지 않은 카테고리이다. 반면 식당, 와인, 책 등은 너무나 많은 브랜드가 존재하는 카테고리로 다른 카테고리보다 경쟁이 치열하고 브랜드 또한 지나치게 많다. 소비자들은 브랜드들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다. 단지 시리얼은 시리얼 카테고리, 생수는 생수 카테고리일 뿐이다. 카테고리내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이러한 현상은 심화된다. (앞에서 말한 평준화의 개념) 그리고 브랜드관리자들은 자신의 브랜드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이러한 소비자들의 태도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기술수용주기' 이론으로 보면 성숙되지 않은 시장에서 새로운 제품이 등장할 때, 개척자, 얼리 어답터, 선두그룹, 후위 그룹, 꼴찌 그룹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관점으로 카테고리, 즉 소비자 선택권이 지나치게 넓어진 시장에에 대한 소비자들을 분류하면

[소비자의 5가지 유형]

1) 카테고리 전문가

카테고리에 대한 강한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제품들 간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해 낼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지식을 통해 브랜드를 까다롭게 선택한다. 그들은 브랜드의 충성도가 높은 것이 아니라 카테고리 충성도가 높다.

2) 기회주의자

거래에 중점을 두고 특정 브랜드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카테고리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카테고리에 대한 열정이 그다지 높지 않다.

3) 실용주의자

브랜드 간의 차이에 별 관심이 없다. 소비를 할때 일반적으로 습관, 가격, 편리함과 같은 부분을 중요시 한다.

4) 냉소주의자

시장에 참여하기를 두려워하며 언제나 카테고리 아웃사이더로 남고 싶어한다.

5) 브랜드 로열리스트

특정 브랜드에 대한 강한 애착을 버리지 않는 사람으로 일반 소비자들 눈에 괴상하ㅗㄱ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 대부분 카테고리 내에서 극소수를 차지 하고 있다.

소비자 모두가 5가지로만 구분되기는 힘들지만 한 카테고리에서 위의 소비자들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가를 분석함으로 특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개인이 접하는 카테고리를 위의 5가지로 분류함으로써 개개인이 어떤 소비를 하고 있는지 구분지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출현은 사회의 큰 변화를 몰고 온다. 야후를 중심으로 포털사이트가 날씨, 뉴스 등을 늘리면서 서로 경쟁하던 시절 '구글'이 등장했다. 딱 검색란만있고 당시의 트렌드인 뉴스와 같은 부가 서비스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역포지셔닝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차별화는 곧 포기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천만한 포기가 차별화의 시작이다. 구글은 검색 포털 사이트를 소비하는 사람들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당당하게 검색엔진만 있는 프론트 페이지로 등장했다는 사실은 당시에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역포지셔닝은 당연한 관습을 제거한 대신 다른 혜택을 가지고 나온다. 미국 항공 산업이 마일리지 등의 서비스 과열경쟁으로 치닫던 시기에 젯블루는 이러한 많은 (할인프로그램 등) 관행을 없애고 전좌석 최고급 가죽시트, 개인용 LCD 등으로 무장했다. 구글도 프론트페이지에 검색엔진 외의 모든 요소는 제거하면서 광고를 하지 않으므로 소비자들에게 편리함과 빠른 검색을 극대화 시켰다.

이러한 역브랜드들은 시장에서 거꾸로 가기도 한다. 이케아는 가구(과잉성숙 시장) 브랜드들이 구매부터 배송까지 소비자들에 대한 친절(과잉만족)이 당연하게 생각될때쯤 등장했다. 이케아는 이러한 과잉만족을 제거하고 소비자 스스로 상품을 운반하고 조립하게 했다. 친절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는 충격이었을 것이다. 매장에서 소비자들을 따라다니면 하나하나 설명하던 것을 없애고 소비자들이 보다 자유롭게 쇼핑을 할 수 있게 탁아소 시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그리고 기존 어둡고 창고형 형태의 가구매장을 유럽풍 '리테일먼트'로 바꿨다. 그들은 소비자들로부터 불필요한 '과잉친절'을 빼앗고 새로운 가치를 제안했다. 지금 소개한 브랜드들은 지금 자신만의 길을 걸으면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거듭났다. 그들은 모방 브랜드들이 일구어내지 못한 진정한 차별화의 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예전 소니에서는 가정용 로봇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아마 가정용 로봇하면 대신 청소해주고 잡다한 일을 대신해주는 로봇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소니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더라도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소비자 기대에 미치는 로봇을 개발하기에는 불가능했다. 그리고 그들은 스스로 인정하고 카테고리를 일탈했다. '아이보'의 탄생이었다. 그들은 가정용 로봇이 아닌 애완견으로 출시했다. 아이보는 주인의 말을 다 알아듣지도 못하고 가정용 로봇의 관점으로 보면 형편 없었지만 애완견의 관점으로는 마치 귀여운 애완동물처럼 때로는 말은 안듣기도 하지만 생명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킴벌리의 풀업스라는 팬티형 기저귀도 마찬가지이다. 귀저기에서 일탄해서 팬티라는 카테고리로 인식시킴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그들은 카테고리의 경계를 무력화 시킴으로써 경쟁자들이 몰려오기까지 이익을 마음껏 누렸다. 그리고 모방 브랜드들이 몰려든다고 해도, 카테고리 선점효과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코카콜라가 '함께 즐겨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코크를 마시면서 친구가 되었으면 해요.'의 따뜻한 광고가 유행했던 시대가 있다. 하지만 최근 적대브랜드, 안티마케팅이 뜨고 있다. 적대 브랜드들은 단점을 거리낌 없이 얘기한다. 소비자들이 왕이 아니라 오히려 기분을 상하게 만든다. SUV가 유행하던 시절, 미국에 하나의 자동차가 등장했다. 일반적인 소형차보다 60cm나 짧다. 바로 '미니쿠퍼'이다. 그들의 광고는 'XXL XL L M S MINI', '크기가 문제라고요? 직접 확인해보세요.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작답니다.' 라고 도발적인 메세지를 줬다. 그리고 SUV에 올라간 미니쿠퍼 사진등으로 소비자들을 자극했다. 당시 큰차를 선호하던 미국인들의 환상을 허물어뜨려버린 것이다.

빵에 발라 먹는 발효식품 '마마이트'는 보기에 끈적끈적한 갈색 덩어리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음식이었다. 그들은 '좋거나 혹은 싫어하거나'라는 슬로건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들은 마니아층을 늘려나감과 동시에 적들도 늘려나갔다. 마마이트는 이러한 현상을 활용해 홈페이지 프론트페이지에 좋아하는 사람 링크와 싫어하는 사람 링크를 따로 만들어 버렸다. 적대브랜드는 이러한 분열을 이용한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이러한 오만한 브랜드에 열광한다. 줄을 서서 기다리라는 브랜드에 더 끌린다. 마친 나쁜남자에 끌리듯이 그들의 당당함에 오히려 소비자들은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카테고리 평준화로 지루해진 소비자들에게 탈출구와 같은 역할을 한것은 아닐까?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역발상, 일탈, 적대감처럼 지금 존재하고 있지 않은 새로운 가치를 들고 나와야 한다. 기존의 사고의 틀 안에서는 결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진정한 차별화를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며 혁신에는 세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혁신은 확장이 아닌 제거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둘째, 진정한 혁신은 분열을 통해 이루어진다. 셋째, 혁신은 변형을 통해서 가능하다. 이 세 가지 형태의 혁신은 모두, 차별화란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다.

아이디어 브랜드를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우리 모두는 특별한 존재다. 똑같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그래도 ㅇ함께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이러한 점을 잘 알고 데이터나 논리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하는 신비로운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복잡하고 모순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기꺼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다.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인간을 이해하고 그리고 인간의 관심을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개발해 나가고 있다. (p.264)

마케터는 언제나 세상속에 머물러 있어야한다. 모든 사람들과 호흡하며 그들의 과시적 소비, 은밀한 소비, 검소한 소비, 과잉 소비 등 모든 형태의 소비 패턴을 관찰해야한다. 그리고 소비는 무의식적, 정치적 혹은 부끄러운 것일 수도, 경쟁적일 수도 있다. 마케터는 이러한 다양한 형태로 부터 통찰력을 이끌어 내야한다. 차별화는 전술이 아니다. 차별화는 새로운 사고의 틀이다. 보고 듣고 분석하고 흡수하고 인정하는 태도이다. 차별화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행동과 생각을 받아들임으로써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아가는 통찰력이다. 그리고 분명, 그 이상의 것이다.

이 책에는 차별화를 위한 프레임워크는 담겨져 있지 않다. 차별화에 대한 정확한 해답이 없다. 그리고 인간의 마음을 정형화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차별화를 위한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그리고 차별화에 대한 해답은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할 숙제일 것이다. 왜 마케팅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필독서로 자리잡았는지 이해가 된다. [디퍼런트]는 마케터들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