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야 할 것들>

1. 전쟁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차라리 졸속이 낫다 

전쟁에는 시간과 자원이 들어간다. '열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는 없다'는 전쟁에서 해서는 안된다. 10만의 군사를 동원하는데는 하루에 천금이 들어간다고 한다. 사람, 무기, 식량 어느 것도 공짜가 없다. 전쟁을 오래 끌어 전비가 늘어나면 기껏 이겨봤자 헛장사다. 시간과 자원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치밀하게 준비하고 속전속결로 전쟁을 끝내야한다. 싸움터는 실행만 하는 곳이다. 고민은 싸움이 일어나기 전에 해야한다. 

2. 승리를 위한 5가지 조건

첫째, 싸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아는자가 이긴다. 이순신은 23전 23승의 무패의 신화를 가지고 있다. 비결은 '이기는 싸움'만 했다. 해전에서 도저히 조선군에게 이길 수 없었던 왜군은 절벽으로 옮겨 싸움을 걸었다. 이순신은 바다로 유인하려고 애를 썼지만 왜군은 이순신이 무서워 나오지 않았지만 이순신은 섣불리 공격하지 않았다. 이순신의 전승신화는 이기는 싸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아는 데서 비롯됐다.

둘째, 군대의 많고 적음을 쓸 줄 아는 자가 이긴다. 병법에서는 아군이 적군의 10배가 될 때는 포위하고 5배가 되면 공격한다. 2배가 되면 적군을 나누고 수가 비슷하면 열심히 싸우되 적이 더 많으면 도망가고, 그게 아니라면 싸우지말고 지키기만 하라고 한다. 17:1의 싸움은 영화속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만약 17:1로 싸우고자 한다면 17을 상대하는게 아니라 1명만 팬다. 그리고 16명이 1명이 맞는 것을 보고 도망가게 만들어야한다. 

[전력 제곱의 법칙]

'전력 제곱의 법칙', 즉 아군 전투기가 5대와 적군 전투기 3대가 공중에서 전투를 벌인다고 하면, 상식적으로 5:3의 전략이 아니라 실제로 싸워보면 25:9라는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셋째, 상하가 일치단결하는 쪽이 이긴다. 이승만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은 유효기간이 끝난 말이 아니다. 전력의 집중은 권력의 집중에서 비롯되고, 권력의 집중은 뜻의 집중에서 비롯된다. <한비자>에 '훼'라는 뱀이 등장하는데 훼는 하나의 몸에 입이 2개가 있어 먹이를 다투며 서로 물어뜯다가 끝내 죽음에 이른다. 반면 손자 <구치>편에는 '솔연'이라는 뱀은 머리를 치면 꼬리가 달려들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덤빈다. 전쟁을 지도자는 한명, 그리고 위와 아래로 모두가 함꼐 나눌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즉 만명을 한 명처럼 잘 다스려야 한다.

넷째 싸울 준비를 끝내고 적을 기다리는 자가 이긴다. 농구에서 리바운드를 잘하는 조건은 큰 키가 아니라 자리선점이다. 당나라로부터 2,000리의 대장정 속에 대조영이 발해를 세울 수 있었던 이유는 천문령 너머 동묘산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섯째, 장수는 유능하고 임금은 개입하지 않는 쪽이 이긴다. '한집에 감투장이가 셋이면 변'이라고 했다. 명령을 내릴 때는 현장 판단이 우선이다. 임금은 장수를 믿어야 한다. 그리고 장수도 자신의 현장판단을 믿고 때로는 항명도 마다하지 않는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하다. 이순신이 임금의 말만 듣고 왜군을 상대했다면 지금의 이순신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3. 전쟁의 기술

[공격의 3대 요결]

1) 선제 _ 싸움터에 먼저 자리잡고 적을 기다리면 편하다.

2) 주동 _ 적을 끌어들이지 적에게 끌려 다니지 않는다. 적이 편할때는 피곤하게 적이 배루를 때는 배고프게 하고 적이 안정돼 있을 때는 동요 시켜야 한다.

3) 의표 _ 생각지도 못하는 곳을 공격하라. 적이 어디를 지켜야 할지 모르게 한다. 허점을 찌르면 공격해 들어가는데 방어가 없다.

[싸움의 단계]

1) 벌모 - 싸움 엄두도 못 내게 한다.

2) 벌교 - 왕따로 만들어 힘을 뺀다.

3) 벌병 - 직접 부딧혀 싸움다.

4) 공성 - 준비를 ？P낸 적에게 덤빈다.

[선택과 집중]

 모든곳을 지키면 약해지기 마련이다. 잭 웰치가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을 처음 썼을 때 "세계 시장에서 현재 1위를 하고 있거나, 곧 1위를 할 수 있는 사업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려 치워라."라고 이야기 했다. 자신의 전략을 한곳으로 모아 적의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다.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분명 무언가를 버린다는 뜻이다. 모든 것을 선택하는 것은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는 말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은 책상 위에 올라가 세상을 보라고 가르쳤다. 기본과 원칙을 토대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실 전쟁에는 정해진 틀도 규칙도 없다. 원칙만 고수하기 보다는 원칙과 변칙을 함께 사용하며 나의 의도를 절대 적이 모르게 해야한다. 최고 경지의 전법은 현태가 없고 전술은 물과 같다. 전쟁은 나는 적을 알고, 적은 나를 모르는게 중요하다.

4. 장수의 조건

[적을 믿지말고 자신을 믿어라]

병법은 적이 오지 않을 것을 믿지 말고, 준비를 끝내고 적을 기다리는 나를 믿으라고 한다. 적이 공격하지 않는다고 믿을 것이 아니라, 적이 공격하지 못하게 만든 나를 믿는 것이다. 골프 대회 우승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공통점이 있다. '나만의 경기'를 했다는 것이다. 골프는 분명히 상대가 있는 경기다. 아무리 내가 잘해도 상대가 나보다 더 잘하면 진다. 그런데도 나만의 경기라고 하는 이유는 상대방의 요행을 바라지 않는 다는 뜻이다. 늘 상대방이 최선의 경기를 한다고 가정하고 나 또한 최고의 경기를 펼친다는 다짐이다.

[장수의 5가지 위험요소]

첫째, 죽을 결심을 하고 덤비는 장수는 죽이면 그만이다.

둘째, 사는 데 연연하는 장수는 포로로 붙잡기 쉽다.

셋째, 성질이 급하고 분을 참지 못하는 장수는 함정에 빠뜨린다.

넷째, 명예에 집착하는 장수에게는 모멸감을 안겨준다.

다섯째, 장수가 백성을 사랑한다면 백성을 괴롭히면 된다.

5. 얻는게 없으면 나서지 않는다.

[우리는 왜 싸우는가?]

<손자병법>의 마지막 부분에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도대체 왜 전쟁을 일으키는가? 인간은 왜 싸우는가? 손자는 '급한 이익을 얻기 위해서'다. 이익이 눈에 보여야 싸움다. 감정에 휘둘리면 안된다. 전쟁은 분풀이가 아니다. 냉철하게 이익을 따져야 한다. 공격 효과 가운데 불은 분명하고 물은 강력하다. 물은 적을 끊어 내지만, 불은 적은 없애버린다. 비록 전쟁에서 이겼더라도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면 헛일이다. 얻는게 없으면 나서지 않고 급하지 않으면 싸우지 않는다. 손자병법의 특징 중 하나는 적과의 공존을 모색한다는 점이다. 손자병법은 같은 민족과의 전쟁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적은 씨를 말려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끌어안아야 하는 존재가 된다. 미운건 적의 임금이지 백성과 군사가 아니다.

[안 할 수 있으면 하지 마라]

"5번 이긴 자는 화를 면치 못하고, 4번 이긴 자는 약해지고, 3번 이긴자는 패권을 잡고, 2번 이긴자는 왕이 되고, 단 한 번 이긴 자가 황제가 된다." 전쟁은 시작하면 이기는 싸움만 하고,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게 답이다. 빨리 끝낼 수 있는 전쟁은 서둘러 끝내는게 답이다. 안 할 수 있으면 안하는게 답이다.

손자병법이 3,0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군인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읽히는 고전으로 살아남은데는 전쟁을 벌이는 맞생대 이외에 제3국을 염두해 두었다는 점과 전쟁을 벌이는 상대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끌어안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경쟁으로 얽혀 있는 춘추전국사회를 닮았다. 나 혼자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 할 수는 없다. 더욱 잊어서는 안 될 사실은 경쟁자들도 나와 함께 사회를 만들어 가는 구성원이라는 사실이다. 

손자병법은 싸움의 기술을 가르친다. 그 가름치에는 치졸한 속임수도 있다. 하지만 그 철학의 근간은 경쟁자를 나와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 인정하는 철학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