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아이디어] 관점을 디자인하라 _ 박용후

"당연함을 부정하라! 세상이 바뀐다."

이 책의 저자 박용후(퍼스펙티브 디자이너)씨는 얼마전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의 강연을 보면서 한국의 관차르이 힘의 저자 '얀 칩체이스'라는 수식어가 감히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어쩌면 이 책 역시 한국판 <관찰의 힘>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이가 있다면 얀 칩체이스는 '아이디어'에 집중을 했다면 박용후는 '세상, 철학, 삶'을 그만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박용후의 관점'이라는 시집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시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수능공부를 하면서부터 '이 시의 이 단어는 이 것을 의미하고 있어', '이 시는 이런 관점으로 읽어야 해'.... 이렇게 정형화 된 답을 외우도록 공부해왔다. 수학도 마찬가지이다. 주어진 방정식을 외우고 스스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객관식에 익숙해져 있다. 책에는 관점을 디자인하는 이론이나 방법은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다. 아마 저자는 이 책에서 모든 해답을 찾기보다는 각자 다양한 관점으로 책을 읽고 고정관념을 벗어버리고 스스로 해답을 찾기를 바랬던 것 같다.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자기개발서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발상법을 위한 책, 누군가에게는 박용후의 자서전과 같이 느껴질 수 있다. 내가 느낄 때는 다양한 관점으로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나는 자기개발, 삶의 조언, 아이디어의 재료 3가지 관점으로 책을 읽었다.

우리들은 너무나도 쉽게 관성의 법칙 속으로 빠져들고 그 굴레 안에서 '익숨함'을 '당연함'으로 착각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늘 블루오션은 그 관성의 법칙을 깨는 사람들에게만 나타나고 있다. 박용후 늘 'why'를 강조한다. 정의를 내리기 보다는 본질적인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대상을 바라본다. 우리는 왜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처럼 생각하지 못할까?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 즉 음악을 듣는 본질에 초점을 맞췄고 노래를 듣는데 필요없는 버튼, 기능을 뺀 음악 그 자체에 집중했었다. 기계에 전원버튼은 왜 당연하게 있어야하는가 음악을 듣는데 꼭 필요한 것인가? 카카오톡 역시 소통이라는 본질에 집중했다. 그리고 소통이라는 본질에 새로운 흐름(스마트폰)에 적목시켰을 뿐이다. 지금의 자동차가 발전하기까지를 되돌아 보면 쉬울 것이다. 바퀴 2개에 바구니를 합쳐서 수레가 되었고 수레에 말을 합쳐서 마차가 되었고 말 대신 엔진이 달린 것이다. 하지만 '운반'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고 그 형태와 조합이 변한 것이다. 이 세상에 혁신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늘 본질은 변하지 않았고 새로운 흐름에 맞춰 새로운 조합이 생긴 것이다. 

창의적인 발상의 키워드는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데서 출발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 프로세스'는 의식과 무의식 모두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론만 안다고, 혹은 하루이틀 연습한다고 절대 되는 것이 아니다. 평생을 사용해온 사고방식은 거의 무의식 그리고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꾸준한 훈련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저자 역시 이러한 점에서 관점을 바꾸기 위한 50가지 이야기를 통해 반복적이고 다양한 사례들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이야기하고 있는 50가지 이야기중 '아이디어 발상법, 삶의 조언, 자기개발(창의성)' 3가지 관점에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만 소개하자면...

[관점1] 자기개발(창의성)

Part 2. #10 생각의 벽에 부딪히면 원점으로 되돌아가라.

우리는 생각의 흐름을 가로막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다. 이러한 고정관념 때문에 새로운 생각에 방해를 받을때는 처음으로 돌아가서 모든것을 내려놓는 자세, 즉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로 시작되는 노래는 '백두산'까지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은 이처럼 생각이 꼬리를 무는 것처럼 무엇인가 연결하려는 습성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순차적인 행동을 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발전을 꾀하는 사람은 덧붙여진 생각이 아니라 뒤로 갈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생각을 잠시 멈추어 되돌아가보자. 꼭 원숭이 엉덩이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다시 본질을 생각하면서 잠시 뒤를 돌아 보자.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기 이해하고 생각해보자. (이하 생략) 하던 일을 멈추고 다시 되돌아 보는 것은 창의적 사고를 위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많은 창의적 사고의 책에서도 언급 됨) 꼬리물기로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빠지거나 무의식에게 다시한번 본질을 각인시키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Part 2. #12 단어를 뜯어서 살펴보면 본질이 보인다.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본질의 의미를 깨닫는데 도움이 된다. Communication이라는 말 앞에 'com'이라는 접수다는 '함께'라는 속뜻을 가지고 있다. 즉, 둘 이상의 인격체가 반드시 관련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라오케라는 일본에서 유래한 말은 한국식으로 노래방 시스템을 말한다. '가라'라는 말은 일본어로 가짜라는 말이고 '오케'는 오케스트라의 줄임말이다. 즉, 가짜 오케스트라를 뜻한다. 이러한 단어를 해체하는 것은 우리에게 통찰력을 키워준다. 단어분석을 사물에 적용시켜 보다 열린 관점을 갖게 하며 본질을 따라가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더 넓은 시야와 자신만의 정의를 구축하는 면에서 이러한 과정은 매우 큰 도움이 된다.

[관점2] 삶의 조언

Part 5. #3 주관식 인생의 즐거움

다음 중에서 대학이 아닌 것을 골라라. 1)서울대 2)연세대 3)고려대 4)지방대 혹시 4)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시된 예문 중에서 그럴싸한 것을 하나 골라낸다. 우리는 그동안 객관식 문제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 객관식이라고 할 때의 '객'은 바로 손님을 뜻한다. 자신의 인생을 객관식으로 살아간다면, 주어진 답안지 중에서 가장 무난한 길로만 살아간다면, 그사람은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객', 즉 손님의 삶의 사는 것이다. 젊은이들이여, 당신의 인생의 중인공은 바로 당신이다. 손님의 관점으로 살지말고 주관, 즉 주인의 관점으로 살아가라.

Part 5. #6 사람을 생각하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질문의 미학

[관점3] 아이디어(재료, 사례)

Part 1. #9 역발상, 강남 사는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이유

파티게임즈가 2011년에 개발한 웹 게임 아이러브커피는 강남의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었다. 이 문장만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실 강남에 사는 사람이 모두 잘사는 것은 아니다. 강남에 사는 사람이 대부분 부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강남에 사는 가난한 대학생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다른 지역보다 더 클 것이다. 네팔이나 부탄과 같은 나라의 행복지수가 더 높은 이유를 생각하면 알 것이다.... (중략)

아파트 1층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 아파트 1층은 원래 분양이 잘 안되었다. 1층에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사생활 침해, 소음도 적잖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아파트 지하를 더 파서 엘리베이터 입구를 설치하고, 1층은 상대적으로 몇계단 높여 지었더니 이 문제가 해결하고 1층 베란다를 확장해서 개인 정원등을 만들어 오히려 더 비싸게 팔리는 아파트도 있다......(중략)

신제품의 정의는 무엇일까? 새로운 이름으로 나오면 신제품인 것인가? 기존의 제품과 디자인이 다른 또 다른 제품이 나왔다면, 당신은 그것을 시제품이라 하는가? 이것은 고객들로 하여금 제품을 새롭게 보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핸드폰과 자동차 시장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름, 사이즈, 디자인, 칼라 등만 살짝 바꿔 신제품인 것처럼 마케팅하고 있지 않은가? 박용후가 바라보는 신제품은 고객들로 하여금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하는 것이다. 고객들이 그 제품으로 인해서 새로운 가치를 느끼고 새로운 니즈가 충족된다면, 그 제품은 올바른 신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차이로 고객에게 신선한 느낌과 새로운 관점을 부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 제품은 신제품이다. 그러므로 제품을 만들 때 그것이 고객의 관점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이 책의 표지에 씌어진 커버를 벗겨내면 숨어있던 블루오션이 보인다. 사실 이 책에서 시사하는 본질적인 내용은 기존에 다른 책들에서 이야기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나에게 새로운 '영감'과 기존에 축적된 지식들을 다시한번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을 만들어 주었다. 평소 자기개발 도서나 사고프로세스, 아이디어 발상법과 같은 내용에 낯설은 사람들이 본다면 뷔패에서 맛만 살짝 본 느낌이 들 것이다. 박용후씨는 아마 이책을 통해서 영감을 얻고 보다 심층적인 훈련을 위해서 방향을 잡아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가 이야기 하는 '관점을 디자인하라'의 제목은 어쩌면 몇가지 단어가 생력되서 '(당신만의) 관점을 디자인(정의)하라' 였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