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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와일드]는 저자인 셰릴 스트레이드가 PCT : The Pacific Crest Trail이라는 여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회상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논픽션이다. 그녀의 삶은 어머니의 죽음을 시작으로 마약, 불륜, 등 인생을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우연히 접하게 된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인 제1권>을 만나면서 그녀는 PCT로 떠나게 된다.

'PCT:The Pacific Crest Trail'는 멕시코에서 케나다에 이르는 4865km의 극한의 도보 여정이다.

온갖 고통과 시련속에서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사막과 높은 산을 넘어야만 횡단할 수 있다.

PCT는 매년 수천명이 도전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

[6개월의 도보 여행에서 살아남는 규칙]

규칙 제1조 무게를 줄여라 (짐이 많을수록 여정은 힘들어진다.)

규칙 제2조 무거워도 챙겨야 할 게 있다.(기타,기념품 등)

규칙 제3조 물을 많이 가져가라

규칙 제4조 마법을 믿어라(트레일의 마법, 여행자에게 필요한 것이 갑자기 나타난다)

규칙 제5조 지리에 통달하라(퓨마는 물의 위치를 알고있다)

규칙 제6조 기온이 낮은 야간에 움직여라

규칙 제7조 환경에 적응하라

제8조 추위에 대비한 고칼로리 음식을 준비

제9조 곰을 조심하라 (야생구역에서는 곰들이 부주의한 여행자를 노립니다)

제10조 즐겨라

제11조 뜨거운 것은 만지지마라 (화산지대)

제12조 다리를 보호하라

제13조 사회에 환원하라 (90년이 넘는 전통)

최종목적지까지 도착할려면 불굴의 근성, 의지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다.

마지막 14조 결코 멈추지마라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PCT를 여행하는 길잡이가 될 수도 있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기도하고 한편의 드라마와 같을 수도 있다. 나는 '인생'이라는 관점으로 책을 바라보았다.

[6개월의 도보 여행에서 살아남는 규칙]에서 볼 수 있듯이 PCT를 여행하면서 겪는 수많은 위험과 시련이 도사리고 있다. 때로는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이런 PCT를 여행하는 그녀는 출발할때 자신에게 맞지 않는 신발, 콘돔, 쌍안경, 휴대용 톱 등 PCT에 불필요한 물품들로 가방을 채운다. 그리고 그 엄청난 무게의 배낭은 그녀가 일어서기 조차 힘든 감당할 수 없는 무게다. 그녀는 그렇게 힘들게 한발 한발 나아간다. 하지만 PCT여행은 이러한 불필요한 작은 짐초차 허락하지 않는다. 그녀는 지인의 도움으로 여행에 정말 필요한 물품을 제외한 불필요한 물품들을 하나씩 버리고, 칫솔의 손잡이도 깍아버린다. 그리고 그녀는 보다 힘차게 PCT를 나아간다.

그녀가 짊어 지고 가는 배낭은 마치 그녀의 인생에서 해서는 안되는 마약, 아무 남자와 보냈던 하룻밤들 등 셰릴의 삶에서 불필요한 부분들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여행하면서 그녀는 이러한 것들 역시 PCT에 내려두고 온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혹시몰라서.... 불안하니까.... 시간이 지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것들에 집착하고 억지로 짊어지고 가고 있지는 않은가? 그게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인정하고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취업준비를 떠올릴면 조금은 쉬울 것 같다. 이 길을 가는데 꼭 필요 없는데, 혹시 모르니까, 누구는 있으니까 등 지금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꼭 필요한 것인가? 다시한번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3개월간의 긴 여정동안 식량, 물, 소모성 필수품 등은 한번에 다 지고 갈 수 없다. 몇백 키로미터 단위로 우체국에 들려 다음 여정을 위한 돈과 물품을 보급받아야 된다. 그 중간에는 어떻게 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식량과 물품만을 이용해서 살아남아야한다. 그리고 때로는 물이 떨어져서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하고 하루종일 사막을 걷기도하고 신발이 없어져 센달만 신고 수백키로를 걷기도 하고.... 수많은 사건과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그녀를 괴롭힌다. 우리도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살아간다. 지금 당장의 즐거움과 만족을 위해 다 써버리면 미래는 더욱 힘들게 된다.

완주를 앞두고 그녀의 발톱은 4개 밖에 남지 않는다. 하나씩... 하나씩.... 빠져 결국 4개밖에 남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의 삶도 그녀가 스스로 썩고 곪아서 스스로 뽑아버린 발톱처럼 아픈 기억, 상처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발톱을 뽑아야 한다. (발톱은 엄마의 죽음, 남편과의 이혼 등과 같은 가슴속 응어리를 상징한다고 생각) 아마 우리들의 인생도 마찬가지 인것 같다. 앞으로 나아기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포기하고 뼈를 깍는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발톱을 뽑기는 쉽지 않다. 작은 고통이 두려워 피로 얼룩진 발톱을 안고 가기에는 우리의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는 것 같다.

PCT는 인생이다. 길고 고단한 우리들의 삶이자 목표에 대한 과정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희망도 기쁨도 존재하고 수많은 고통과 슬픔,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자는 더욱 성장할 수 있다. 혹시 우리의 삶의 배낭 속에 불필요한 물건들을 지고 힘들게 걷고 있지는 않을까?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포기해야하는 작은 고통이 무서워 절뚝거리면서 울고 있지는 않을까? 아니면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소중한 것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앞으로 어떤 시련과 고통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힘들다고 멈추거나 주저 앉으면 삶이 끝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발한발 참고 견디며 나아가면 그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여정의 끝에는 성공, 목표달성이라는 달콤한 보상과 성취감이 기다리고 있다.

내가 최근에 읽은 책중에 가장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오래 읽은거 같지는 않은데...) 반나절만에 읽었다. 그만큼 몰입해서 읽었고, 그녀의 삶에 가슴이 아프기도 했고, 도전에 감동받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박진감이 넘치기도 했다. 그녀가 주는 메세지는 한편의 영화처럼 강렬하고 뜨거웠던거 같다. 길고 긴 도전을 앞두고 있는 사람, 혹은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누구나 한 번은 길을 잃고, 누구나 한 번은 길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