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에 그려져 있는 알록달록한 문양들이 고급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화각 삼층장 이야기라니...

삼층장은 알겠는데, 화각이란 무엇일까...?

보통 할머니집이나 어르신들 집에 가보면 칠기 자개장은 흔히 봐왔던 터라..

화각 삼층장도 이 비슷한 분위기 나는 우리나라 전통장이려니.. 짐작하고는

책장을 넘깁니다..

부끄럽지만.. 이 그림책에서 처음 알게된 사실인데 ^^;;

화각이란 소뿔을 얇게 갈아서 종잇장처럼 만들어 예쁜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화각장은 아무나 만들수 있는 공예품이 아니라

많은 노력과 정성과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하는

특별한 공예품 이기 때문에 여러명의 솜씨좋은 장인들이 힘을 모아 화각장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화각공예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공예 기법이라고 합니다.

화각공예는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제109호로 지정되어 지금도 계승되고 있고,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국립고궁박물관에 가면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화각 공예품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책의 저자인 지혜라님도 중요무형문화제 화각장 기능 보유자인 스승밑에서 화각 공예를 배웠다고 하는데

작가의 산지식과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하여 책이 만들어 졌기 때문에

깊이와 믿음이 더욱더 느껴지며..

보다 사실적이고 한층더 감각적으로 화각 삼층장 만드는 과정을 꼼꼼히 담아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복사꽃 만발한 봄날에 장인들이 모여사는 마을에

한 손님이 찾아 오게 되는데

홀아비 손으로 고이고이 키운 외동딸을 시집 보내면서

새색시처럼 아름답고 쓸모 많은 물건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화각 삼층장이 제격이라며

솜씨 좋은 여러명의 장인들이 화각 삼층장을 만들기 위해서 머리를 맞대게 됩니다.

이 책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정성스럽게 만들어 졌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은

매페이지마다 실제 화각삼층장을 만들어 가는 공정과정이

섬세한 그림과 함께 보기 좋게 한눈에 펼쳐 진다는 것입니다.

그 세세한 공정과정이 얼마나 되는지 직접 세어보니 50 가지는 되는 듯합니다.

가구짜기, 옻칠하기, 이음쇠 자물쇠 만들기, 각지 만들기, 각지에 그림 그리기 등..

여러 장인이 일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순서에 따라 장인별로 이해하기 쉽게 구성해서

읽는 독자로 하여금 화각 삼층장 만드는 작업이

봄,여름,가을,겨울에 걸쳐 마치

내 눈앞에서 이루어 지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어느 공정하나 소홀한 것이 없이 오로지 정성어린 장인의 손길로 만들어진

화각 삼층장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완성작을 책의 끝페이에서 본 순간

아이와 저의 입에선 절로 감탄의 말이 나옵니다..

우와~!! 완전 환상적인데, 너무 예쁘고 아름답다...

색감도 너무 좋고, 화각지에 그려진 그림들도 똑같은 것이 없네요..

군데 군데 나비 경첩도 멋스럽고..

이런 화각 삼층장을 선물 받는 새색시는 얼마나

좋아할까... 부럽기도 하고,

고이 기른 외동딸이 부디 잘 살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도 읽을 수 있어서

가슴 한켠이 짠해 오기도 하네요..

우리딸도 시집갈때, 이런 화각 삼층장 해주면, 완전 감동으로 남을 것 같네요..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고 더욱도 빛과 깊이를 더해갈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화각공예가

우리 전통 공예라고는 하지만.. 잘모르는 우리것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고 섬세하게 그림책으로 풀어놓아서

너무나 흡족하고 내 가슴 한켠에 꼭 소장하고픈 마음이 듭니다.

화각 삼층장 이야기는 보림 전통공예그림책 나비장식 시리즈

첫번째로 선보인 작품인데

실용성을 뛰어 넘어 우리 살림살이에 멋과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다른 전통 공예 이야기도 얼른 만나보고 싶네요..

보림, 화각삼층장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