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신은 어려운 사람.

그녀의 글은 정말 어렵다. 그녀를 처음알게 된게 고등학교다닐때 였던 거같다. 언니가 전해준 [페이퍼]라는 무가지에서 그녀의 글을 보았다. 사실 그땐 무가지인데도 내용이 너무 충실하고 약간 가족같은 분위기의 잡지여서 너무 좋아했던 [페이퍼]가  해가 갈수록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의 5000원짜리 굵직한 문화지가 되기위해선 편집장인 그녀의 수고가 엄청났을거다. 
하지만 그녀의 연재글들은 내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게 많았다. 내용이 약간은 블랙홀같다고 해야하나... 나의 관념들과는 물과 기름처럼 둥둥 떠다니고 척 달라붙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는거 같다. 그런데도 난 그녀에 관련된건 다 좋아해서 그녀의 연재글을 다 스크랩을 해놓고, 그녀의 출판된 책들은 언니가 사던 내가 사던 고이 간직해놓고 있다. 왠지  어렵지만 버릴수 없는 마력을 지닌 황경신이다. ㅋ

그녀는 그림에 대한 지식과 음악에 대한 지식에 여행으로서 얻은 세계 각곳의 정경은 모두 섭렵한 듯하다.
부럽다 ㅋ
그녀의 그림에 대한 연재를 보고 뭉크를 보고, 렘브란트를 보고, 쇠라를 알았다. 그녀의 연재를 처음 본게 "어느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의 카렐 파브리티위스의 연재였다. 그의 그림 황금방울새가 정말 인상깊었다. 그리고 거기에 덧붙인 자크 프레베르의 시.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우선 문이 열린  새장을 하나 그리세요 그다음 무언가 예쁜 것을  무언가 단순한 것을 무언가 쓸 만한 것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그리고 나서 그 그림을 나무에 걸어놓으세요 ........................
페이지 : 101

이렇게 시작하는 프레베르의 시를 보고 "황금방울새"를 보면 가슴이 저려서 한참을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있게된다.

그녀의 그림을 다루는 실력이 나의 그림에 관한 모든 관심에 자극을 주었다.

무지의 그림밭에 하나하나 씨를 뿌려준 그녀의 소중한 연재가 책이 되어 나왔다.

그림같은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