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잠.
그녀는 항상 아쉬운 사랑을 한다.
하지만 그 사랑이 불행하지는 않다. 그 아쉬움속에서 행복을 찾는다.
잠시간의 외도후에 다시 가정으로 돌아간 고스케를 잊지 못하는 여름날의 사랑.
다시 고스케가 돌아가야 할즈음에 히나코는 지나가는 신문배달부를 초청해 파티를 열어서라도 그와의 사랑을 증명하고 싶다. 
고스케를 잊지못해 새로운 어린 남자친구가 생겼지만 밤새 꿈속에서도 고스케를 만난다. 고스케의 집 침실의 스탠드가 되어서라도 고스케의 모습을 보고싶다.

	작은 날벌레가  전구에 머물렀다. 성가시다고 여기면서도 나는 내 몸에 붙은 벌레 하나도 쫓을 수가 없다. 점점 뜨거워진다. 나의 열기에 내가 타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스탠드인 내자신을 저주하면서, 괴로움을 곱씹으면서, 침대 옆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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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기 무섭게 다시 걸었다. 고스케씨는 바로 받았다. 나는 미소짓고, 전화기 너머 고스케씨도 미소짓고 있음을 알았다, 그건 이제까지의 그 어떤 키스보다도 그 어떤 포옹보다도 관능적이었다. 정말 미칠 정도로 관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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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에게 장난전화도 한다. 그를 느끼고 그를 생각하며 대화는 하지 못해도 숨결을 느끼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내게 그런 사랑이 있었던가...
어느 누구의 사랑이 소중하지 않은 것이 있으랴..

에쿠니 가오리는 그런 사랑을 쓰고 그릴줄 알았다.

이제 고스케를 놓아줌으로서 그녀는 비로소 자유로워 졌다.

포물선
학창시절의 친구들과의 모임.
남자 여자 할것없이 그들은 그냥 친구였고, 각자의 일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었다. 
각자 자기의 분수에 맞는 사랑을 하는 친구들이 모여 술한잔씩 걸치고 있다. 어쩌면 그 중에 하나가 모습인지도 모른다.

재난의 전말
귀여운 주인공이었다.ㅋ 같이 살고 있는 고양이가 용변을 보러 밖으로 나갔다오면서 옮아온 벼룩때문에 그녀는 하루아침에 벼룩에 물린 괴물이 된다. 다리가 퉁퉁붓고 통증까지 느껴질 정도로 심해서 피부과에 가니 벼룩이란다. 고양이때문에 생긴 벼룩.
하지만 그녀는 절대 고양이 위스키를 다른사람에게 주거나 버리지 않는다. 다만 벼룩퇴치용 목걸이를 걸어주거나 샴푸로 목욕을 해주거나 집안 청소만 열심히 일뿐이다. 사랑하는 애인의 연락도 받지 않고 애인이 찾아와도 스킨쉽을 허용하지도 않는다.
그녀 자신은 너무 괴롭지만 보고 있는 나는 그녀가 너무 귀엽다. ㅋ

	벼룩. 벼룩. 돌아오는 길 내내, 마치 다른 말은 죄다 까먹은 사람처럼 그 단어만 되뇌었다. 전철 안에서도 버스 안에서도, 소리 내지 않고 반복한 탓에 말은 배출구를 잃고 내  안에 축적되어, 나는 마치 몇만 마리나 되는 벼룩을 머릿곳에 풀어놓은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이대로 가다간 집에 도착할 무렵에는 뇌주름에까지 속속들이 벼룩으로 가득 찰 게 틀림없다.
페이지 : 122

책을 읽는 내내 나도 내몸에 벼룩이 있는 거 처럼 느낌이 생생했다. 그닥 유쾌하지 않은 느낌이다. 
아직은 모조리 퇴치하지 않았지만, 고양이 위스키와 함께 열심히 벼룩을 잡고 있을 그녀가 다만 사랑스러울 뿐이다. 
나이가 이십대에서 삼십대로 넘어갈 즈음 마냥 건강하고 씩씩하다고 생각했던 내 몸에 대해 민강해지고 감상적으로 변해가는 건 나뿐만이 아닌거 같다.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그대로 마음으로 옮아가 버려서 나는 우울감과 속상함으로 정신이 모조리 빼앗겨버린다. 참 나이를 들어간다는 거는 쓸쓸한것같다.

녹신녹신
음... 녹신녹신이란 말은 무슨말일까?
에쿠니의 단어를 한글로 번역하기는 쉽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녹신녹신이라 번역을 했을까? 

	글자 그대로, 순전히 바람이다. 나는 신지에게 녹신녹신해지고 나서야 비로소 바람피우는 사람의 심정을 알게 됐다. 아무도 드러내놓고 말하진 않지만, 인간은 바람을 피우지 않곤 살 수 없는 생물이다. 누군가 한 사람에게 전심전력을 녹신녹신해진 채 태연히 살아갈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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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도 역시 신지에게 녹신녹신해지고 나서, 더 녹신녹신해지고 싶은데 그거 거부하려는 아이러니한 마음인 것이다.
그녀의 녹신녹신을 나도 알거같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누군가를 사랑하는다는 것은 그래서 힘든것이다.
태어날때부터 나 하나였던것이 둘이 만나 새로운 하나가 되려고 하니 그 얼마나 영혼까지 합일이 되기는 힘들것이냔 말이다.
그저... 하나인척하는거지...

밤과 아내와 세제
나도 저렇게 될까?
나도 저렇게 관계에 지루함을 느낄까?
나도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


시미즈 부부
나도 그들처럼 유산상속을 받아 사는데 조급합없이 지낼 수 있다면.
나도 그들처럼 모르는 사람들의 장례식을 가는 취미로 삼아 여생을 살수 있다면...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반짝반짝 빛나는] 그 얼마나 아름다웠던 이야기인가... 젊은 날의 사랑에 아파했던 내가 이 책을 읽고 에쿠니 가오리를 알고 그녀읫 소설을 알게 된 책이다. 그 안에서 나름의 슬프지만 행복한 사랑을 하고 있는 쇼코와 무츠키, 그리고 곤.
그 셋의 사랑의 균형은 세월이 지난 후 겉으로는 끝이 났지만 속으로는 아직도 진행중인거 같다. 
로와 치나미, 그리고 우라베와 곤. 그들역시 쇼코와 무츠키 곁에서 새로운 사랑을 하는 중이다.

기묘한 장소
기묘한 세여자의 이야기. 50대 60대의 엄마와 두 딸의 이야기이다.
우리집도 아들 하나에 딸둘인데 아빠엄마에게 더 친근한 건 언니와 나다. 특히나 엄마에게 친구같은 딸은 더 없이 소중할 것이다.
그런 소중한 딸이 되려고 오늘도 노력중...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엔 네가지가 있다.
불륜, 동성애, 술, 고양이
전체적인 사랑이야기속에 이 네가지가 녹아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