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와 책- 지상에서 가장 관능적인 독서기

관능적이라.... 그래서 침대와 책일까..

사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장소를 많이 가리지 않는다.
항상 읽던 말던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가방을 적어도 책한권은 들어가게끔 크기를 정한다. 나역시 그렇다.
너무 작은 타이니 가방은 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오히려 옆구리 살을 가리기에도, 짧은 치마를 입을때 무릎위에 올려놓기도 좋고, 페이퍼같은 A4용지만한 잡지를 넣기에도 좋은 빅백을 선호한다.

여러 장소에서 책을 읽는 사람도 내방, 내 침대위에 앉아 벽에 기대고 등뒤엔 베개를 세운후 다리를 쭉뻗고 잠에 들기 전에 읽는 그 기분은 누구도 방해할수 없다. 그러면서 집중할만큼 재미난 스토리엔 새벽잠을 양보해주고, 재미없는 책은 저절로 수면제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그만큼 내방의 내 침대는 책과 뗄레야 뗄수 없는 공간이다. 라디오 PD 정혜윤은 그녀가 읽은 책과 영화들을 자신의 생활속에서 문득문득 짜맞추는 재주가 있다. 사람의 기억이란 언제 어디에서나 갑자기 밀어닥칠지 모르는 손님과도 같은 것이니... 한번 본 영화나 책의 장면장면이 인상깊었다면 언젠가는 또 다시 찾아올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의 문체는 책을 읽는 내내 "맞아, 맞아! 나도 그랬어" 라고 외칠수 있는 정도의 친숙함이 느껴진다. 역시 방송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중이 무얼 원하는지 알아차리는 피가 흐르고 있나보다. 

그녀가 읽은 책 목록의 4분의 1은 이미 나도 경험한 책들이지만, 나머지 4분의 3은 검증없이, 검색없이 나의 위시리스트가 될만하다.

그녀와 나는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