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공학? 배명진 교수? 누구지? 처음엔 소리공학도 생소하고, 교수도 누구를 말하는지 딱 떠올리지 못했다. 무작정 책장을 넘기다가 사진을 발견하고.. 앗!!! 했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즐겨보는 프로그램인 <TV 동물농장>에서 자주 뵈었던 그분!! 그제야 소리공학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갔다. '소리공학'이라는 말은 배명진 교수님이 만든 단어라고 했다. 어려서부터 소리에 매우 깊은 관심을 보였고,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노력으로 묵묵히 한 길을 걸은 그가 말해준 '소리'에 관한 이야기는 참으로 놀랍고 신기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소리'에서부터 찾을 수 있었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덕분에 책 속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었다. 또 하나의 몰랐던 세상을 알게된 것 같은 기분이다.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들 중 목소리는 무려 58퍼센트를 차지한다. 첫 만남이 아닌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성공 여부에 목소리는 38퍼센트의 영향력을 미친다.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화술도 중요하지만 목소리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 P. 89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에 목소리가 포함되어 있으리라고는.. 딱히 생각해보지 못했었다. 보통 외모적인 부분만을 이야기하니까. 가끔 정말 목소리가 좋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오긴 하지만, 궂이 목소리에 관해 얘기하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아.. 평소에 목소리도 좀 가다듬어 놔야겠다;;

 

2004년 남아시아 지진해일 때 강력한 쓰나미를 예측하지 못한 탓에 무려 16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해일이 쓸고 간 스리랑카의 얄라국립공원에서는 동물의 사체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코끼리의 경우 쓰나미가 몰려올 때 발생한 20 헤르츠 이하의 초저주파음을 귀와 발바닥으로 감지하고 미리 높은 산으로 대피했다고 알려졌다. 중국 스촨성에서 대지진이 발생하기 직전에는 겨울잠을 자던 두꺼비가 땅속에서 지진파를 감지하고 탈출해서 아스팔트 위로 올라와 대행진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초저주파음이나 초음파의 소리를 동물들은 들을 수 있어 사고를 예방하는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들이 많다. 동물들의 소리 육감을 활용할 수 있다면 지진이나 해일, 건물 붕괴와 같은 재난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P. 96-97

 

동물들의 자연재해 감지 능력은 이미 여러번 검증이 되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쓰나미 때.. 동물의 사체가 거의 없었다는건 정말 새롭다. 가끔씩 주변의 동물들을 유심히 살펴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특히 외지고 닫힌 공간에서 피해자가 비명을 지르면, 가해자는 그 빈약한 비명소리에 더 자신감을 얻게 되고,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했다는 오판을 한다. 그러면서 상황을 빠르게 마무리하기 위해 피해자의 입이나 신체 부위에 폭행을 가한다. 즉 가늘면서 가성인 비명소리는 피해자가 상황을 극복하는 데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고 차분하게 대처해야만 한다. 가늘고 높은 비명은 가해자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주변의 도움을 청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차분한 저음으로 가해자와 대화를 시도하여 분위기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P 146-147

 

비명을 지르고 싶지 않아도 공포감에 저절로 나오는 비명을 어떻게 막지? 가해자와 어떻게 차분하게 대화를 시도하지? 물론 이론적으론 이렇게 해야 내게 좀더 도움이 될거라는건 알겠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이렇게 차분하게 대응하기 참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요즘은 워낙 강력범죄가 많아서 차분하게 대화를 시도해도.. 가해자가 범행을 멈출 것 같지 않다. 무서운 세상.. 어쨌든 차분한 대화 시도가 중요하다는 게 포인트니.. 요것만 알아두고 있어야겠다.

 

칭찬의 힘은 단순히 칭찬을 듣는 사람이나 동식물이 더 건강하고 힘차게 자란다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칭찬을 하는 사람에게도 기쁨, 자신감, 희망, 용기를 준다는 데 바로 진정한 칭찬의 마법이 있다. 칭찬을 들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다시 칭찬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고 결국 칭찬 한 마디가 몇 배가 되는 마법을 부리는 것이다.

그러나 마법이 잘못 쓰이면 저주가 되는 것처럼 칭찬 또한 잘 못 쓰이면 독이 될 수 있다. 바로 무조건적인 칭찬이다. 동기나 과정에 대한 설명 없이 결과만을 중시하거나 혹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무조건 자기 아이만을 추켜세우는 칭찬은 자칫 이기적인 성격으로 만들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해도 칭찬과 좋은 얘기만 듣는다면 아이들은 자기가 최고라는 자만심을 갖고 자신의 생각이나 태도가 항상 옳다는 편견에 사로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영어 문장을 말하라고 하면 대부분이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다섯 단어로 "I am proud of you", 네 단어로 "What is your opinion?", 세 단어로  "If you please" (혹은 "I love you"), 두 단어로 "Thank you!", 한 단어로 말하면? 그것은 바로 "You"이다. 이 문장들의 공통점은 바로 'You'라는 단어이다. 꾸중이든 칭찬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 P 190-191

 

무조건적인 칭찬은 되레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지만, 어쨌든 칭찬만큼 좋은건 없는 것 같다. 나도 상대방도 모두 기분 좋아지는 말.. 누구나 좋아하는 말이 바로 칭찬 아니겠는가!

 

소리와 관련된 이야기들 중 특히나 관심이 갔던 건 , <TV 동물농장>에서 보고 알고 있었던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와 소리로 해결한 사건들이었다. '보성 어부 살인사건'에서 1.2초의 정말 짧은 소리가 결정적 증거가 되어 범인을 잡는데 큰 공을 세웠다는 얘기에 정말 깜짝 놀랐다. 평상시에 무심코 흘려듣는 소리들이 너무나 많기에 더 놀라웠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다 보고나니 요즘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히든싱어가 떠올랐다. 진짜 가수를 찾기 위해 열심히 귀를 기울이다보니 평소엔 흘려들었던 가사를 음미하게되고, 가수들 또한 다시 한번 자신들의 노래를 되새길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의 방송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듣기 좋은 소리들은 병도 낫게 하고, 서로 사랑하는 부부는 목소리마저 닮는다고 했다. 앞으로는 좀더 내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봐야겠다. 평소에 난 어떤 소리들을 놓치고 있는지 말이다. 그가 꿈꾸는 사운드테마파크가 지어지면 꼭 한번 놀러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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