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서문을 읽어보니 가벼운 산문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오판이었구나 하는걸 금방 알게 된다.

조지수씨의 산문집은 그냥 산문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려운 구석이 있었다.

그 어려움이 독자들의 마음을 꼼짝 못하게 사로잡는다~

그는 이 책을 허영의 결과라 했다.

자기만족이 공적 생명을 얻어보고자 세상에 나온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니 독자의 관대함을 바란다고~

그러나 글을 읽어보면 그는 독자의 관대함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다.

시종일관 까칠하고 회의적이다.

망설임 없고 냉정하며 날카롭다~

글을 쓴다는 일,

이것만큼 자신을 잘 포장하고 근사하게 보이려는 마음이 강하게 작용하는 일도 없지 않을까 싶다.

그는 그것에서 자유로워보인다 ~

어느 정도는....

그것이 나를, 독자를 사로잡는다...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웃어라,

죽도록 노력하고 애쓰며 자신을 채찍질해 건실한 삶을 꾸려가라..

이런 날아가버릴 듯 가벼운 글들에 우리는 얼마나 넌덜머리를 냈던가~

삶도 덧없고, 사랑 또한 그러하다~

모든것이 영원하다는 것은 더 지겹다~

인간 사이의 일이란 모래로 성을 쌓는일,

행복의 조건을 얻으려거든 모든것이 부질없다는것을 깨달아라,

고통과 더불어 사는법을 익혀라~

위로를 받아볼까 했다가 회초리를 한 대 맞은격이다.

넋 놓고 있다가 찬물을 한 바가지 뒤집어쓴 기분이다..

차라리 속이 시원하다~

위로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점점 더 나약한 우리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반성도 해본다.

단단하고 차가울 것만 같은 그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따뜻함에 어느 순간 또 눈물이 찔끔난다.

능수능란한 글솜씨에 그만 웃음도 난다~

특별한 사람과 책을 오늘 만났다..

왠지 회초리 맞고 정화된 아이처럼 조금 더 행복해지고 말았다~

작가의 까칠한 다음 행보를 기다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