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뜻밖의 철학'을 이해하려면 우선 J.R.R 톨킨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이 꼭 필요하겠다.

그의 작품세계와 그가 관심을 가졌던 분야에 대해 알아둔다면 훨씬 이해가 빠르겠지만

호빗과 반지의 제왕에 등장한 수많은 케릭터들과 지명들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어쩌면 이 책은 무척 어렵게 느껴질수도 있을것이다.

거기다 철학까지 연관해서 생각하며 읽어야 하니 말이다.

그래서 서두에서 미리 밝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톨킨 마니아들이 쓴 톨킨팬들을 위한 책이라고....

'호빗'은 영화로 전반부가 나왔고 후반부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들어볼수 있지만

원작으로 읽은 사람이라면 철학이 개입되었다 하더라도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것같다.

'호빗'의 줄거리는 주인공인 빌보가 조용하고 무사평온한 삶에서 벗어나 모험에 뛰어들어

온갖 도전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과정을 겪으며

평범했던 빌보에서 더욱 지혜로워진 빌보로 변모하는 과정이 주된 내용이다.

선악에 관한 질문에서 부터 각각의 주인공들이 처하는 상황과 그들의 행동속에 깊이 숨겨져 있는

철학적 의문을 꺼내어 글쓴이 (주로 철학자들이다) 들의 철학과 생각을 펼쳐보이고 있다.

또한 저자인 톨킨의 어떠한 철학과 사상이 투영되었는지도 알아볼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꽤 폭넓은 내용을 담고 있어 읽기가 그리 수월치만은 않다.

하기야 철학이 어디 그리 쉬운 학문인가...

내용 중 현실을 벗어난 모험이 주는 의미,다른 문화에서 배우기, 자긍심과 겸손이라는 문제,

소유욕의 위험성, 현대인의 가장 큰 골칫덩이 탐욕,

그리고 전쟁 등 다양한 논점에 대해 고대 철학자들부터 현대의 철학자들에 이르기까지 ,

또 서양의 관점과 동양의 관점, 종교적 측면에서는 기독교와 불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에서 철학을 풀어내고 있는 점도 무척 흥미롭게 생각되었다.

플라톤은 '동굴의 비유' 라는 우화를 통해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고 안락한 둥지를 박차고 나서

도전과 위험을 감수하며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낯선 사상과 숨겨진 진실 앞에 마음의 문을 열때만

우리가 성장할 수 있고 우리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빗' 에서 말하고자 하는 교훈과 동일한 셈이다.

하나의 문학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사회적, 문화적, 철학적 주제들의 깊이를 잠시 잊고

'호빗'이나 '반지의 제왕'을 단순한 오락 작품 정도로 치부해버렸던 무지가 부끄럽기만 하다.

빌보와 주인공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의미심장한 철학적 질문들을 탐색해가는

철학자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생각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더불어 '톨킨과 루이스'의 우정과 작품세계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된것도 기분좋은 덤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