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아무 생각 없이 소설을 읽어온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오르한 파묵의 하버드대 강연집인 이 책은 소설과 그것을 쓰는 주체인 소설가,

그리고 그 이야기를 따라 여행을 떠나는 독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의 진짜 고민, 소설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그리고 소설가들이 어떻게 글을 쓰고

소설은 어떻게 쓰이는가 하는 문제를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소설 이론을 말하려 하는게 아니다.

극히 개인적인 관점, 그가 인생에서 느낀 사물과 삶과 세계, 살고 있는 곳을 표현하기 위해

소설을 썼고 이론보다도 그동안 얻은 경험과 지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쓰거나 읽는 부류는 두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하나는 자신이 무엇을 쓰는지 모르고 그저 자신이 인지하는 세계와

그 자체를 자신들의 일부인양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쓰는 '소박한'부류.

두번째는 도덕적,교육적,사상적 원칙들로 고민하며 더 지적이고

쓰는 사람은 자신이 사용한 기법들을 항상 인지하고 고찰하려하는 '성찰적'인 부류.

소설을 쓰는 사람은 이 두 부류 속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독자 역시 어떤 소설이 전적으로 작가의 경험이라고 믿어버리는 '소박한'독자와

작가의 감정과 생각을 바탕으로 했다는 걸 믿지 않으며

모든것이 계산된 허구일 뿐이라고 믿는 '성찰적 독자' 나누어진다.

이 두 부류는 소설읽기의 즐거움을 전혀 모른다고 한다.

저자는 이 두 부류의 독자를 경계하고 있다.

소박하면서도 성찰적이고 싶은 바램....

읽는 것은 쓰기처럼 이러한 두가지 정신상태를 끊임없이 오가는 것이다.

소설은 삶의 숨은 의미나 사라진 가치를 추구하고 찾아내는데 적합한 구조라고 한다.

또 소설은 우리에게 삶이란 바로 이런것이라는 느낌을 얼마나 주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평가되어야 한다고 한다.

하나의 소설을 읽을때 우리는 잠시 자신을 잊어버리고 주인공에 동화되어

타인의 삶을 들여다 보고 다른 세상을 탐험하며 몰랐던 가치를 찾아내기도 한다.

소설이 씌여지는 다양한 구조와 소설가의 창작의 비밀들...

그리고 독자로서의 균형잡힌 읽기의 방법등 여러가지 조언들을 듣고나니

더욱 재미있는 글읽기가 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