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대한 평을 하기 전에 미리 말해 둘 것은

나는 천주교 신자가 아니랍니다.

그리고 김수환 추기경에 대해 서거 전까지는 아무런 지식도 갖지 못한

정말 거리가 먼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어요.

처음으로 이 분을 알게 된 것은 이 분의 서거와 함께

미디어를 통해 이야기를 들은 것이 전부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를 통해 조금씩 들은 이야기가

너무나 크게 와 닿아 이 책을 읽게 되었답니다.

 

김수환 추기경!

그 분은 어린 시절 신부가 아닌 신랑이 되고 싶다며

신부의 길을 거부하던 분이셨다.

그러나 그 분의 집안 내력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듯

집안 대대로 독실한 신자 집안이었음이 분명했다.

대원군 시절 천주교 박해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신앙 생활을 위해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시며

신앙생활을 이어 가셔야만 했다.

그런 집안 형편인지라 넉넉하지 않은 삶에도 불구하고

그의 어머니는 두 형제에게 사제의 길을 권유하셨고

말없이 따랐던 형과는 달리 그는 사제의 길을 고민하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 그는 누구보다도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었고

사람의 고통을 함께 느낄 줄 아는 분이셨다.

누군가를 위해 나를 희생한다는 진정한 의미를 아는 분이셨기에

아무런 인맥이나 연줄 없이도 젊은 나이에 대교주가 되었고

그 자리의 책임을 그저 누리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사랑을 베푸는 자리라 여기고

더욱 큰 사랑과 더욱 큰 희생을 실천하셨던 분인 것 같다.

 

 

지금 나는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며 공부중이다.

그리고 시험을 위해서이긴 하지만 우리 나라 역사를 공부하고 있기에

그 분의 일제 시절의 이야기라든지 독일 유학 시절의 이야기를 읽으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다른 책을 통해 독일에 간 우리의 광부들이나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의 우리 교민들에게 김수환 추기경 같은 분이

계셨기에 그래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학원에 가던 도중 지하철에세 이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

사람들의 시선을 그대로 받아야만 했다.

게다가 들고 있는 책이 동화책 같은 그림의 표지였으니...

사람들의 의아한 시선은 더욱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랑곳않고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에 담긴 내용이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 같았기에 그대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비록 천주교 신자도 아니고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람이었지만

이 책을 통해 천주교에 대해서도 조금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무엇보다도 참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