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앗!

이 책이 어떤 내용으로 쓰여진 책인지는 이미 광고를 통해 읽어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같은  여자로써 어떻게 시앗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녀의 삶이 어떠한지 궁금함에 견딜 수 없어서 읽게 되었다.

시어미니와 같은 삶을 살아가게 된 며느리.

그리고 시아버지와 같은 삶을 선택하게 되는 남편.

또 내 어머니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그녀.

이 세사람의 삶을 보면서 이 또한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다지도 자신들이 바라보며 아파했을 사람들과

똑같은 삶을 살아가며 그 상처를 다시 느끼고 곱씹으며 살아가고 있단 말인가.

결혼한지 30년이 되던 해에 25년 된 여자가 있음을 알게 된 주인공.

너무나 당당하게 형님이라며 다가오는 시앗을 바라보며

그녀는 정말 어떤 느낌이었을까?

그 시앗을 25년간이나 곁에 두고 그녀가 미국으로 가면 미국으로 찾아가고

그녀와 함께 이젠 당당하게 부부인 듯 행세하며 자신의 부인에게

밥상이며 반찬거리를 차리고 갖다주자고 말 하는 남편.

그리고 그 말에 측은지심마져 느끼며 그의 말에 따라주는 부인.

소설이라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분개해 마지않고 화를 내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집어던질 것 같은 그런 이야기가 실화라니.

그것도 멀지 않은 곳에서 평범한 주부의 모습으로 살아가던

사람의 이야기라고 하니 말도 안 된다는 생각 뿐이다.

몸이 유독 약한 주인공은 참 많은 시련을 겪으며 살아왔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명랑하고 재주를 가진 그녀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만류로 꿈도 접고 남편의 아내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참고 인내하며 살아왔던 그녀에게 참으로 가혹한 사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기에 이런 시련이 닥치는 것인지.

정말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이 모두가 그녀가 선택한 삶이기도 하다.

그녀가 선택한 사람이었고 그녀가 선택한 결론이었기에

그저 그녀의 결정에 아무 말 할 수 없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의 내용으로 신랑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물론 당연히 이혼이라고 말을 한다.

나 역시 당연히 이혼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어쩌면 그녀의 선택이 더 현명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늘은 그늘에서 살아야지"라는 말.

정말 맞는 말이다.

그녀는 양지의 식물인 것이다.

같은 여자로서 시앗에게 느끼는 연민. 분명 느낄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앗은 시앗일 뿐이다.

그녀는 자신의 자리에서 그녀의 몫을 다 하며 그녀의 권리를 누리며

당당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그녀의 선택에 나는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김서영님! 용기있는 당신의 선택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