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사진관.

책을 받고 제목을 보고 초반에 책을 넘기면서

아버지에 대한 회상에 대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하며 책을 읽어 내려갔어요.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 가슴 한 가운데에 묵직한

쇳덩어리라도 안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지은이의 친구가 모델이 되어 지어진 소설.

완벽한 소설이 아닌 모델이 있는 자서적인 느낌의 소설이란 것을 알았기에

더더욱 마음이 아프게 느껴졌는지도 몰라요.

 

얼마 전 언니의 친구이자 저에게도 오랜 세월 알고 지낸 분의 남편이

4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세 번에 걸친 조직검사 결과 그냥 편안하게 인생을 마무리 하시도록 하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건강에 대한 소중함에 대해 다시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 나이의 어린 아이들과 아내를 남겨두고

죽음을 맞이하여 정리를 해야 하는 형부의 입장을 생각하며

언니와 함께 마음아파하며 울었던 적이 있었어요.

내 친 형부는 아니지만 내가 잘 알고 따르던 언니에게 닥친 불행이기에

더더욱 마음이 아팠어요.

 

아버지의 병환으로 자신의 인생보다도 가족을 위해

고향으로 향하는 용준의 마음.

나라면 그 상황에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이 겹쳐지더군요.

 

몇 해전 유학을 마치고 그 곳에서 취업을 해서 회사에 다니던 제게

언니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 통.

외국에 있는 제게는 걱정 스러운 전화 한 번 안 하던 언니가

엄마가 많이 위독하셔서 병원에서 준비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펑펑울며 걸었던 전화가 생각났어요.

결혼 전이었고 혼자 생활을 하고 있던 저는

너무 놀라 회사에 이야기하고 바로 귀국을 했었지요.

그리고 곁에 있어 드리지 못했던 것이 죄송스러워 엄마 옆에서

병간호 하기를 일주일여.

병세가 호전되어 엄마가 극적으로 회복하신 기억이 나네요.

그 뒤로 저는 완전히 귀국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결혼해서 이렇게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답니다.

어쩌면 엄마의 그 사건이 없었다면 지금도 저는 철없이

외국에서 혼자 살고 있거나 아니면 그 곳에서 결혼이라도 해서

살고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용준이 과감하게 내린 결정.

교향으로의 귀향과 희순과의 결혼.

그리고 17년에 이어진 아버지의 병간호와 가족들을 책임지는 생활.

큰 아들이기에 장남이기에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의 그 삶의 무게가

용준에게는 얼마나 버거웠을까.

게다가제가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그 아픔이 고스란히 제게도 전해져 왔답니다.

그리고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

신랑이 외아들이고 지금은 외며느리가 되어버린 제 자신이 겹쳐지더군요.

 

그리고 결혼을 하고 저 역시 부모가 되면서 엄마 아빠의 마음을 조금씩

더 알아가기에 마음에 다가오는 그 무게가 더 무겁게 느껴지고

더 아프게 느껴지나 봅니다.

 

부모님의 건강이 완전하지 않기에 더더욱 가슴이 아파지는 소설.

그래서 눈물을 훔치며 내 상황과 겹쳐보이던 상황 상황들이

더 잔잔하게 가슴깊이 파문을 일으키는 그런 책이었던 것 같아요.

 

책 읽고 바로 내 감정이 정리되기 전에 주저리 주저리 책 감상을 적어내려가다보니

내용이 정말 엉망이 되었네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이렇게 뒤죽박죽 엉켜버리는 느낌

아마도 다들 느끼실 것 같아요.

누구나 다 어버이는 있고 그 사랑을 크게 작게 모두 느끼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지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7년간의 간병 생활.

누구나가 다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