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 01 . 31 [ & 10 ]

 

 

1월에 읽었던 책들의 서평 중 마지막 서평. 초등학교처럼 누군가 독서장을 검사하는 것도 아니고 꼭 쓰지 않아도 되고 책을 읽는 속도와 서평을 남기는 속도가 비례하는 것도 아니지만 내가 읽었다는 걸 증명해주는 것이 서평인 것 같아 하나하나 남기기로 했다. 이 책은 다른 소설과는 다르게 작품속에 등장하는 세 명의 인물이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 구조를 지녔다. 처음에는 첫 장에 등장인물의 이름이 적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헤깔려서 고생했다.

 

살인 동기는 모두가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범인은?

이번 소설은 세 명의 등장 인물인 ' 간바야시 다카히로 - 스루가 나오유키 - 유키자사 가오리 '의 순서를 거의 유지하면서 이 세 사람의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베스트셀러 소설가인 호다카 마코토와 스타 여자 시인인 간바야시 미와코의 결혼식을 몇 일 앞두고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긴바야시 다카히로는 미와코의 오빠로 미와코와 다카히로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친척들집에서 따로 자라 5년전에 함께 살게되어 오누이를 넘어선 관계를 맺고 있었고 누군가 그에게 편지를 통해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을 테니 호다카 마코토가 평소에 먹는 비염용 약병에 알약(독이 들어있는 알약임)을 넣으라고 시킨다. 스루가 나오유키는 마코토의 매니저로 호다카 마코토와 전 애인인 나미오카 준코를 좋아했었다. 하지만 호다카 마코토는 그녀와 결혼 할 생각도 없었으며 그녀를 살해하게 된다. 유키자사 가오리는 간바야시 미와코를 스타 시인의 길로 이끈 담당 편집자이며 예전에 호다카 마코토와 연인 관계였으며 호다카 마코토의 아이까지 임신했었다... 이렇게 세 명의 인물들은 호다카 마코토를 죽일 동기를 가지고 있고, 호다카 마코토는 결혼식 통로에서 죽는다...

 

 

"전부터 물어보려고 했는데,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

 미와코처럼 현명한 사람이 왜 그런 남자를 좋아하게 됐을까? 난 정말 알 수가 없어."

"아마도‥‥‥ 나와 유키자사씨는 그 사람의 전혀 다른 면을 봤을 거예요."

"지킬 박사와 하이드?"

"그런게 아니라 각도가 다른면 똑같은 것도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거예요."

그녀는 곁의 왜건에 손을 내밀어 커피가루가 든 깡통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옆으로 눕혀서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이렇게 하면 유키자사씨 쪽에서는 길쭉한 네모처럼 보이지요? 하지만 내 쪽에서는 동그라미로 보여요."

 

"추한면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그 사람도 예외가 아니라고 내내 생각했어요...." - p. 249

 

 

 "결국 그럴 기회를 잡지 못했어요. 이해하시겠어요? 협박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던게 아니에요. 따르지 못했던 겁니다." - p. 347

 

 

책을 읽으면 호다카 마코토가 죽은게 불쌍하다기 보다는 정말 나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세 사람의 동기가 하나하나 불쌍해지기 시작한다. 이 책의 전 책인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라는 책도 소설안에서는 범인이 누군지 밝혀지지 않은 채 끝난다고 한다. 이 책 또한 범인이 누군지 밝혀지지 않고 힌트만을 남긴 채 이야기가 끝이 나는데 내 한 없이 부족한 추리력으로는 역시 범인이 누군지는 밝히지 못하고 추리안내서를 읽고 대충 감을 잡고 인터넷을 통해 확실히 추리를 끝내게 되었다. 다른 책들과 달리 범인이 누군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아 작가와 범인 그리고 독자가 함께 할 수 있는 책이여서 조금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