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 03 . 18 ~ 19 [ & 43 ]

 

 

하나의 기억, 두 개의 도시, 세 명의 희생자, 네 개의 퍼즐

 

안개는 위험하지도 나쁘지도 않다.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이 위험할 뿐이다.

 

이정명 작가님은 고등학교때 독서시험이 있었는 데 아이들이 책을 잘 읽지않자 국어 선생님께서 애들이 재밌게 읽을만한 책으로  

'뿌리 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을 선정하셔서 작가님을 알게되었고 두 책 모두 2권씩임에도 불구하고 애들과 난 재밌게 읽었다.

원래 좋아하던 장르라서 시험도 100점이였고 마음에 드는 작가분을 만나게 해준 선생님께 감사했다.

 

새로 책이 나오고 읽고 싶었지만 기회가 되지않아 읽지 못하고 있었는 데 드디어 기회가 왔고 책을 읽게 되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이미 같은 장르에 무뎌져있는 내 상태였다. 우려와 마찬가지로 이 전의 두 책보다 감동과 여운이 덜 했다.

중요한건 추리소설을 많이 읽음에도 범인이나 트릭 그리고 반전과 결과를 책을 다 읽어야 깨닫는 내가 결과를 알아맞췄다.

책을 다 읽고나서 아쉬운 마음이 좀 많았지만 역시 이정명 작가님이랄까나 책의 스토리 구성은 마음에 들었다.

책 평가에 대해 재밌다고 잘 말하지않는 동생 또한 책을 재밌게 읽었다고 할 정도였다. 원래 둘 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지만 말이다.

 

이번 책은 앞에서 말한 두 책과 달리 한국이 무대가 아닌 제 3의 세계인 '침니랜드와 뉴 아일랜드'가 소설의 배경이다.

외국 이름에 약한 나는 이점이 아쉬웠다. 작가님께서 해외진출을 눈독들이고 계신건지 주인공은 한국사람이 아니다.

 

안개가 자욱한 도시에서 이상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총 3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데 죽은 여성의 시체 모두 웃음을 짓고있다!

이 사건을 조사하는 심리분석관 라일라. 정직형사 매코이. 팀장 헐리. 카슨.패트릭. 이들이 팀을 이뤄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심리분석관이 왜 나오나 싶었는 데 다 이야기를 하나하나 잇기 위한 준비라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건 앞서 나온 두 책과 달리 배경이 한국이 아니라는 사실이였다.

역사물이 겸해진 이정명 작가님의 두 책들에 너무 빠져있었나보다.

 

두려움은 사람의 감정을 유발하죠. 사람들은 두려움 때문에 화를 내고 미워하고 고통스러워하니까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아? 두려움 한가운데로 달려드는 거야.

 

( 약간 결말 관련 내용?! 엄청 짧지만 )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이 뭔지 알아? 가책 때문에 죽는 거야.

과거에 저지른 잘못, 과거에 저지른 죄, 자기 의도가 아니지만 이미 잘못되어버린 운명에 시달리다 죽는 거라고.

완벽한 살인이지. 가책에 못 이겨 스스로 죽음을 택하게 하거나 과거의 분노 때문에 누군가를 죽이는 것 말이야.

책을 읽고나서 매코이가 라일라에게 말한 말은 죽은 사람들의 상황이 아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한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놈이 내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섬뜩한 기분이 들어.

어쩌면 놈이 내 머릿속에 박아놓은 총알로 내 뇌를 조종하는지도 모른다는 더러운 생각까지 들어.

생각해봐. 놈이 내 일거수일투족을 유리관을 보듯이 빤히 보고 있어.

내 예측을 비웃듯이 살인을 저지르고 달아나지. 그리고 현장에는 언제나 날 놀리는 것 같은 흔적이 남아 있어.

놈은 내 감옥이야. 꼼짝달싹할수 없는 끔찍한 감옥!"

이 부분을 보고 대충 책의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다. 매코이의 고양이 애들레이드에 관해서는 생각도 못했지만...

이정명작가님 책을 여태 못 읽다가 무뎌질때 읽었다는 게 아쉬웠다. 예전 같았으면 재밌게 읽고 결과를 알고 흥분해 있을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