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가 이긴다>의 핵심은 세상을 다 가져도 유머가 없다면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유머의 힘과 영향력은 엄청나다는 것이 이 책의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다.

  말 잘하는 방송인 김제동 씨가 태어나자마자 엉덩이를 때리는 의사 선생님에게 “호호호, 이거 생일 빵인가요? 하고 웃겼던 것은 아니다. 유머감각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금만 다르게 보고, 조금만 신경 쓰면 될 수 있다고 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유머가 풍부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고 싶다는 항목에 대해 설문 참여자 631명 중 50.9%가 ‘그렇다’, 26.5%가 ‘매우 그렇다’고 답해 유머가 채용 여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대답의 비중이 77.4%에 달했다. 이만하면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웃겨야 할’이유가 충분하지 하지 않을까.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내 아들딸이 ‘빨때’인지 ‘깔때기’인지 구별하는 방법이 있는데, 퇴근했을 때 현관으로 뛰어나오는 시간을 재봐라. 빨리 뛰어나오면 깔때기, 늦으면 빨대다. 깔때기들은 뛰어나와서 부모에게 안기며 뽀뽀뽀를 해준다. 하지만 빨대는 내다보지도 않고 자기방에서 컴퓨터만 한다.

  특히 공부 잘하는 빨대들이 문제다. 나중에 커서 CEO가 되면 ‘빨대 사장’이 돼 필요할 때마다 직원들의 등골을 쪽쪽 빨아먹다가 필요 없으면 바로 버린다는 데 있다. 이런 ‘빨대’ 자녀들을 ‘깔때기’로 키우는 방법이 있다. 바로 유머감각을 길러주는 것이다. 집에서 식사를 하거나 가족끼리 여행을 갈 때 유머를 하도록 하면 친화력이 생기고, 기억력이 높아지고, 발표력이 향상되고, 웃는 과정에서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 내 자녀들을 진정 사랑한다면 '깔때기‘로 키워야 하는 이유와 가치가 여기에 있다.

  저자는 유머화술의 기본은 단어 바꾸기에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대학’이라는 단어의 순서를 바꾸면 ‘학대’가 된다. “요즘도 대학에서 술로 학대하니?”처럼 재미난 유머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 동음이의어를 활용하거나 사고를 뒤집으면 유머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모든 유머를 할 때 주의할 것이 있다. 유머에도 ‘착한 유머’와 ‘나쁜 유머’가 있다. 착한 유머는 상대방을 즐겁게 하지만 나쁜 유머는 상대를 언짢게 하는 등의 역효과가 있다. 착한 유머의 예문을 보도록 하자.

  “김 주사, 요즘 디어어트 한다면서?”

  “예, 계장님.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많이 빠졌구먼. 자네 머리카락이. 하하하.”

  유머리스트(humorist, 유머가 있는 사람이나 유머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 사용할 유머를 준비했다면 준비한 것을 메모지에 적어야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소리 내서 읽어봐야 한다. 가장 쉽고 재있는 단어를 사용해 심플하게 말해야 한다. 또 기를 담아서 말하고 구체적으로 말하며 적절한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목욕탕이나 샤워기를 틀어놓고 연습하는 것도 좋지만 최종연습은 가족 앞에서 연습하는 것이 최고다.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이미 다 배웠다는 말이 있듯이 유치해야 상상력을 폭발시킨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세상에서 제일 빠른 닭은?(후다닥)이고, 제일 섹시한 닭은?(홀딱)이며, 제일 망한 닭은?(쫄딱)이고, 미친 닭은?(헤까닥)이다. 이처럼 유머의 기초는 유치함에 있다. 기초로 돌아가는 것이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제4장 ‘상황별 실전 매뉴얼’에 있다. 파티에서 ‘킹․왕․짱’이 되는 법을 비롯하여 아홉 가지의 매뉴얼이 나온다. 이 부분만 제대로 소화해도 어느 장소나 어느 모임에 가든지 많은 사람들을 웃길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앞에서도 말했지만 많은 연습이다.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르면, 사람은 어떤 정보를 얻었을 때 10분 후부터 망각하기 시작해 1시간 후에는 정보의 50%, 하루 뒤에는 70%를 잊어버린다고 한다. 때문에 머리 좋다고 한두 번의 연습으로 끝내면 절대 유머리스트가 될 수 없다. 꾸준한 연습과 창의성, 이 두 가지는 나를 유머리스트로 만드는 비밀 무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