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人行(삼인행)에 必有我師焉(필유아사언)이니 擇其善者而從之(택기선자이종지)오 其不善者而改之(기불선자이개지)니라.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 보면 그 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는 뜻으로 <공자>의 <논어 술이편>에 나오는 말이다. 이처럼 인생을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일이나 누군가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우거나 터득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은 절대 혼자서 살지 못하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도 공직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신 분이 한 분 계시다. 현재 T과의 A과장님이다. 그분은 내가 9년 전 S과에 근무하고 있을 때 계장으로 모셨던 분이다. 성품이 원만하시고 일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그분은 내게 전임자의 기안이나 기획서를 답습하지 말라고 했다.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겠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성숙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그분의 말씀이 옳았다. 전임자에게 의존하면 할수록 내가 초라해지고 전임자의 벽을 넘을 수가 없었다.

  사실 전임자의 것은 그 당시의 상황에서는 옳은 방향이었을 수 있지만, 현재와는 맞지 않는 여건이 되고 만다. 비유하자면 장화를 신고 논에 들어가야 하는데 운동화를 신고 논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내가 전임자의 것을 답습하지 않다 보니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겼다. 상황이나 여건을 바라보는 사고가 달라지고 판단력도 길러졌다. 큰 소득이었다. <청소부 밥>을 읽다보면 9년 전 당시의 A과장님이 생각난다.

  트리플에이라는 회사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밥. 그는 이 회사의 젊은 사장 로저에게 가정이나 직장에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여섯 가지 지침을 전해준다. 본래 이 지침은 청소부 밥의 아내인 앨리스가 만든 것이다.

  첫 번째 지침은 <지쳤을 때는 충전하라>라는 것이다. 차에 기름이 떨어지면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몸도 에너지가 떨어지면 멈춰버리고 만다. 지친 머리로는 일할 수 없듯이 지쳤을 때는 재충천이 필요하다.

  두 번째 지침은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라는 것이다. 일을 그저 가족의 생계를 위한 수단쯤으로 생각하면 일이 즐겁지 않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일은 물론이고 가정생활도 어려워진다. 가족을 축복으로 생각하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워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활기차게 일을 할 수 있다.

  세 번째 지침은 <투덜대지 말고 기도하라>는 것이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집중해야 할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된다. 또 인생 전체에서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과 단순히 한순간 중요하고 급해 보이는 일들을 구분해낼 수 있게 돼 일의 능률을 높일 수 있다.

  네 번째 지침은 <배운 것을 전달하라>는 것이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을 영원히 잡아두는 방법은 내가 깨달은 지혜를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나 혼자만 아는 지혜나 지식은 내가 죽으면 함께 묻히고 만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내가 배운 것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매우 가치있는 일이다.

  다섯 번째 지침은 <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서 지속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부여받을 만한 일들에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야 한다. 내가 지금 누구의 목적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내 인생 전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인가 등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판단해 행동해야 한다.

  여섯 번째 지침은 <삶의 지혜를 후대에 물려주라>는 것이다. 얼마나 오래 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사느냐고 중요하다. 내가 깨달은 지혜를 후대에 물려주는 삶이야말로 진정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