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가 무척 강렬하다.

"황족 시해 미수 등의 모든 죄를 물어 ...... 참수한다."

외롭고 쓸쓸했던 세상에서 유일하게 기대고 의지했던, 자신의 삶의 유일한 이유라고 생각했던 남자에 의해

"나"는 참수당한다.

다시는 .....당신을 사랑......하.....지......

 

참수를 당한 여자의 이름은 아리스티아 라 모니크.

황제를 위해 태어났고 황제의 유일한 반려자라고 생각해왔다.

그런 그녀가 어떤 연유로 참수를 당해야 했을까?

 

카스티나 제국은 천 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서 깊은 나라다. 하지만 제33대 황제인 미르칸 황제에

이르러 대가 끊길 위험에 처한다. 황제가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떠날까 걱정스러워 하던 차에 드디어 황태자가

태어나게 된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모니크 후작가에서 여자 아이가 태어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 아이는 황태자의

반려자로 정해져 어릴 때부터 황후가 될 교육을 받고 자라게 된다.

 

하지만 황태자가 스물한 살이 되던 해 황궁 호수에 나타난 흑발의 소녀가 신탁의 주인공이란 새로운 해석이

등장하게 되고 미래의 황후로서 교육을 받아 왔던 아리스티아는 황비로 강등되고 만다.

흑발의 소녀 지은이 나타난 지 일 년이 되던 해, 그녀를 위한 연회를 준비하는 일을 맡게 되는 아리스티아.

지은으로 인해 자신의 아이까지 잃게 된 아리스티아.

게다가 황족 시해 미수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참수를 당했다.

그런데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나" 아리스티아는 열 살의 아이로 다시 살아났다.

어찌된 일인걸까?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변함이 없는데 17살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채로 깨어난 아리스티아는 17살의 자신과

10살의 자신 중 어느 것이 현실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하지만 17년동안의 기억이 너무 고통스러웠기에 열 살의 나이로 돌아간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려고 마음을

먹는다.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녀에게 자신을 믿어주는 아버지와 알렌디스와 라스 공자가 나타난다.

 

과거 자신을 경멸했던 황태자와의 기억을 가진 채로 현재를 살고 있는 그녀는 황태자가 두렵기만 하다.

그녀는 신탁으로 중간 이름과 황위 계승권을 받게 된다. 

조만간 그녀는 황후가 될 것인지, 아니면 가문을 계승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몇 년 후 자신 대신 황후가 될 지은이 나타날거란 생각에 그녀는 기사 훈련을 받으며 홀로서기를 준비한다.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설정이 까칠한 남주에 독립심이 강한 평범한 여주의 이야기인지라 

이번 이야기도 비슷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