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10대 소녀때에는 굉장히 먼 이야기고 나와는 상관없을 거 같았던 숫자.

스무 살에는 막연하게 멋진 미래가 펼쳐질 거 같았던 숫자.

20대 중반이 넘어서 지금 보는 서른이라는 숫자는 글쎄....

책의 제목이 딱 맞는거 같다.

서른이 되어도 왠지 이 불안한 자아는 계속 이어질거 같다고...

 

서른 즈음엔 또 한번의 방황기가 이어지는 지도 모르겠다. 결혼에 대한 문제도 또 이어지는 취업에 대한 걱정과 이직에 대한 걱정, 그리고 미래에 관한 저축과 같은 경제 문제도, 가장 어렵다는 인간관계도...

왠지 서른이라는 숫자가 주는 압박감 떄문에 누구한테 의지하기도 어렵고 왠지 끝이 없는 고민의 터널로 들어온 기분일거 같은...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내가 본 서른은 우울하다고 해야 하나?!

 

책에서의 서른도 어쩌면 시작은 우울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발상의 전환이라고 했던가?! 이런 암울한 분위기라는 걸 쿨하게 인정하고 나면 오히려 더 속편하게 꿈을 이룰수 있는 도전의 시기 역시 서른이라고 말해준다. 진짜 정신까지도 어른이 될수 있는 나이 서른. 세상에 진짜 맞서서 부딪힐 수 있는 내공의 연륜이 쌓이는 나이도 서른 이라는 것이다. 붕 떠 있는 자아를 현실에 닿게 도와줄수 있기도 하고, 또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특별한 꿈을 찾아주는 것도 서른이라고 책에서 말해준다.

 

책에선 서른을 생각보다 아름답고 희망차다고 포장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생각하고 있는 만큼의 암울함만이 존재하고 있다고 보지도 않는다. 그냥 무료한 인생의 하나의 점처럼 지나가는 서른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별나게 튀는 서른도 아니라고 말한다. 서른을 맞이하고 혹은 경험한 분이라면 너무나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이렇게 하나씩 풀어내는 이야기에 들어 있는 공감은 생각이상으로 많은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된다. 책을 보고나서도 아직은 막막하고 불안정하게 느껴지기는 서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서른이 되면 또 그 나이에 맞는 용기가 생길거라는 안도감을 갖게 해준다고 할까?

 

'서른엔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다'는 '잇 스타일''싱글도 습관이다' 로 많은 곰감을 얻어낸 이선배 작가의 책으로 이번에도

역시나 공감대를 느끼며 가까운 친구나 선배 또는 동네 언니에게 조언을 듣는 것처럼 서른에 대해 혹은 인생에 대한 경험담과 충고를 들려준다. 독특한 일어스트와 글씨체가 편안함을 주기도 하고, 이 책만의 특별함을 느끼게 해주어서 즐거움까지 느끼게 해준 책. (역시 아기자기한 매력은 헤어나올 수 없는 마력을 지닌것일까?!) 에디터로서의 활동 경력 때문인지 별로 높이사는 글발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읽는 독자들은 이선배 작가의 문체에 푹 빠져들어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에세이의 매력은 바로 쉽게 읽을 수 있는 매력에서부터 시작되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듯!!!

 

인생을 미리 경험해 본 선배가 들려주는 공감+위로+약간의 채찍질이 가득한 에세이집!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여서 더더욱 마음에 와닿기도 하고, 현실적인 충고에 아프기도 하고, 그래서 왠지 더 웃으면서 볼수 있었던 '서른엔 뭐라도 되어있을 줄 알았다.' 였다. 부디 이 책을 서른이 되기 전에 본 나는 이보다는 조금 더 유쾌하고 밝은 서른을 맞이 할수 있길 기대해본다.

 

서른을 앞두고 있는 20대에겐 조금 더 멋진 서른을 위한 채찍을! 서른을 맞이한 독자에겐 지금 잘 하고 있다고 응원을! 그리고 서른이 지난 독자들에겐 추억과 다독임을 안겨주는 책이니, 조금 인생이 지친다~~ 싶은 느낌이 들때 읽으시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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