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자 소개 및 저술 의도

크리스토퍼 맥두걸(Christopher McDougall)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후 AP통신 종군기자로 활약했다. 현재 [맨즈 헬스] 객원 편집자로 활동 중이며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 최종 후보에 세 번이나 오를 정도로 탁월한 문장력과 취재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밖에도 [에스콰이어][뉴욕타임스 매거진][아웃사이드][맨즈 저널][뉴욕]등에 스포츠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울트라러너이기도 한 그는 [데스밸리 마라톤대회] 등 수많은 달리기 경기에 참가한 맨발 달리기 예찬론자다.

2. 본 투 런(BORN TO RUN)의 주제 및 요점

위대한 마라토너 에밀 자토펙은 이렇게 말했다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
인류는 달리기를 통해 살아남아 번성했다.
인간은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
나이키의 불편한 진실.

3. 책 뜯어먹기

[본 투 런(BORN TO RUN)], 왜 육상선수들은 달리기를 하면서도 끊임없는 부상에 시달리며 재활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것인가. 매우 독특한 스토리와 팩션 요소가 주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멕시코에서 사라진 팝스타를 취재하러 가던 저자 '크리스토퍼 맥두걸'은 우연히 한 잡지에서 샌들을 신은 허름한 차림의 남자가 돌산 길을 전력 질주하는 사진을 보고 인적이 드문 협곡에 사는 '타라우마라' 족을 취재하기로 한다.

저자가 이렇게 '타라우마라' 족에 열정과 관심을 두고 취재한 이유는 저자 자신이 [데스밸리 마라톤대회] 등 수많은 달리기 경기에 참가한 '울트라러너'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달리기에 관한 포괄적인 문제점과 능동적인 집착에 기인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

 

인류는 장거리 달리기를 통해 살아남아 번성하고 이 행성 전체에 퍼졌다. 먹기 위해 달리고 먹히지 않기 위해 달렸다. 짝을 찾기 위해 달리고 이성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달렸다. 그녀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달렸다. 사람들이 ‘열정’과 ‘욕망’이라는 감상적인 이름을 붙인 다른 모든 것처럼 달리기는 우리에게 필수적이었다. 우리는 달리도록 태어났다. 달리기 때문에 태어났다. 우리는 모두 달리는 사람들이었다....p.135
 
이 책의 독자라면 여기서 밝혀진 충격적인 사실에 그동안 속아왔던 어리석음에 자괴감(自愧之心)마저 느꼈을 것이다. 운동화가 부상을 막는 데 효과가 있을까. 크레이그 리처드 박사에 의해 운동화가 부상 위험을 줄인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연구는 단 한 건도 없었다는 30년간의 비밀이 폭로되면서 그동안 스포츠 운동화에 대한 허상과 불편한 진실은 우리를 당황케 한다.

 

'인간은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라는 구절 하나만으로도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면이 크다. 또한, 허상의 스포츠 과학은 우리의 발을 더욱더 지치게 한다. 이는 오늘날 현대인들이 왜 온갖 질병에 시달리고 지쳐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방점(傍点)과도 같은 답변으로 인식된다고 본다.

 

전반적인 스토리 전개와 인물구성 등 탄탄한 짜임새가 무엇보다 돋보인다.

 

4. 끄트머리

 

이 책을 읽고 입가에 맴도는 구절이 하나 있다.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 물론 이 의미는 국가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혁명의 정당성을 표방한 것이지만, [본 투 런]의 의미를 가장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구절(원론과는 다르지만)은 '자연으로 돌아가라.' 일 것이다.

 

도심 속 거대한 콘크리트 빌딩 숲, 현대인들은 가정에서 지친 삶을 휴식과 안식으로 채운다. 대부분의 시간을 콘크리트 안에서 삶을 영위하며, 콘크리트 안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콘크리트 안에서 메말라가는 꽃을 키운다. 문명의 이기 속에서 편안함에 안주하려는 나약한 정신은 온갖 질병을 동반하며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는 서서히 자연과 멀어지고 있다.

 

자연인과 현대인과의 간극은 이미 질병(疾病)과 허상(虛像)으로 가득 매워져 더 이상의 틈새는 보이질 않는다. 행복의 의미란 이미 허상(虛像)이 된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