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 뒤집어보면 또 다른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 분명 불편한 진실이다. 그러나 때로 유명인의 또 다른 모습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안겨주곤 한다. 숨겨진 1%를 찾는 여행이다.

전기작가로 알려진 피에르 아술린의 <로즈버드>에서는 일곱 사람의 모습을 뒤쫓는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모습의 재연이 아니다. '아니, 이 사람에게 이런 면도 있었어?!' 라는 숨겨진 이야기의 고백이다.

'로즈버드' 아직 낯선 이 단어는 무엇일까. 영화 <시민 케인>에서 처음 사용된 이 단어는 작은 디테일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진짜 모습을 폭로하면서 우리를 배반하는 그 보잘 것 없는 것'.

키플링의 사랑스러운 롤스로이스 '공작부인'은 그의 죄책감과 함께,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아들을 찾는 여행에 동행했다. 유명한 사진작가였던 카르티에 브레송은 고야의 그림 앞에 앉아 눈물을 흘린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결혼은 화려했지만 아름답지 않았으며, 레지스탕스의 영웅 장 물렝의 영혼은 스카프에 가려졌다. 저자는 시대의 틈 사이로 독자들을 이끈다.

명작 <게르니카>가 그려졌던 아틀리에를 결국 포기해야 했던 피카소를 지나, 고독의 심연에서 글을 쓰던 첼란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센 강변을 산책한다. 마지막으로 미완성의 완벽함을 이해하지 못한 보나르의 웃지 못할 미술관 범죄까지.

아술린이 소개하는 7인을 잘 아는 누군가들에게는 지적 호기심을 충만하게 채워줄 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알려진 99%를 알지 못했던 나에게는 조금 힘겨웠다고 고백해야 할 1%였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방대한 지식과 경험을 자랑하는 내용은 허기진 지식창고를 차곡차곡 채워 넣는다. 사소한 디테일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때로 주제인물에서 벗어나는 듯 보이지만 교묘하게 제자리로 돌아온다. 책이 전하는 이야기는 가벼움에서 시작해 심오해진다. 그들은 아술린의 펜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
 
저자는 긴 시간과 많은 참고문헌을 갖고 위대한 인물들의 로즈버드를 찾아냈다. 이제 우리의 차례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디테일을 찾는 전기작가가 될 것이다. 책을 읽는 사이사이 나 또한 찾고 있었다. 나를 폭로하는 1%. 한 개, 두 개… 눈에 띈다. 자, 그렇다면 당신의 '로즈버드'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