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잡지를 즐겨보던 차에

보그4월호를 우연히 휘리릭 훑어보게 되었고,

의자를 붙잡고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게 되었고,

보그라는 잡지의 팬이 되었다.

 

 

그 전 결과물들이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보그4월호에서 만났던 기사들은 '참 알차고, 영양가 있다.'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툭툭 내뱉게 만들었다.

 

특히 피처에디터 김수진님의 기사들은 나로 하여금 매우 배아프게 만들었다.

 

글쓰는 것을 좋아하고, 조금은 즐겨하도록 노력하고 있는 나는

매력적인 문장을 쓰는 필자들을 만나면

나의 지식의 한계와 노력의 한계는 생각도 못하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처럼 못 된 마음을 갖곤 한다.

 

영화감독 변영주의 인터뷰

<"우리세대에 실망인건 치사하게 어른인척 안하잖아요.

사실 어른이면서.

그런데 여전히 청춘인 척 하잖아요.

그게 너무 싫은 거에요.

차라리 어른인 척 하고 욕먹는 것에 대범해졌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그렇게 아버지세대를 미워했으면서, 적어도 아버지 세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꼰대질을 왜 우리는 안하는 걸까요?"> -보그4월호 중에서...

로 시작하면서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어른에 대한 요즘 시대의 인식에 대해 차근차근 풀어간

이야기는 참으로 따뜻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맞아'를 연달아 하게 만들어 주었다.

 

지하철 막말녀, 맥주녀,, 별의별 지하철 요상한 사람들이

인터넷 검색어 순위1위에 등극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어른들은 잘못된 것을 보아도 못 본척하는 것이 옳은것이며,

어른들의 이야기는 무조건 반박하고 대들어야 옳은것이라는 생각이 옳다고 자리잡을까봐

무서워지는 요즘세상.

 

그런데,

그런 무서운 세상속에서 나 또한 그런 세상에 물들어 가는 것은 아닌지

갑자기 '뜨끔'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예전과 많이 달라지지는 않은건지...

지하철이며 버스에서 자리양보에 대한 생각에 매우 부정적이 되지는 않은건지...

요즘 어른들은 말이야~ 요즘 고딩들은 말이야~

하면서 대단한 도덕성을 지닌 젊은이인양 떠들어대지는 않은건지...

 

 

보그4월호에서 이 기사를 발견하면서

나의 태도를, 나의 생각을,

차근차근 되돌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기사에서 언급했던

<남극의 눈물> 펭귄들의 허들링을 보고

얼마나 가슴이 찡했었는지...그때의 기억을 되살려보면서...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앞으로 다가올 나의 '어른 됨'에 대해

차근차근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린애 무시하지 마라,

니가 걸어 온 길이다.

노인 막 대하지 말아라,

니가 걸어갈 길이다.">-보그4월호 중...

이 기사에 쓰인

이 글귀가

얼마나 맘에 콕 박히던지...

 

 

 

 

보그4월호의 빼곡한 글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에 잠겼던

하루였다...

보그4월호, 잡지, 책, 보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