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흥어흥 어름치야, 비룡소 물들숲 생태그림책 시리즈

- 생태그림책에 대한 생각들 -

 

(글 이학영 / 그림 김재홍 / 비룡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어린이 생태그림책을 참 찾기 힘들었는데 말이지요.

기껏해야 보리 세밀화로 그린 시리즈가 있었고

보리의 생태도감 시리즈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리출판사는 이러한 세밀화 생태시리즈로 점차 알려졌습니다.

이태수 작가를 필두로 현재는 생태 그림책 분야에서

보리출판사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 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비룡소의 생태 시리즈를 소개하면서

보리출판사를 언급하는 이유는

앞으로 비룡소의 생태 시리즈인 물들숲 그림책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생태 그림책 시리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비룡소는 해외 유수의 그림책을 소개하는 출판사로

충분히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

이렇게 한 분야가 새로이 시작되었으니

앞으로 이쪽으로도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개인적인 생각.

 

 

 

요즘 아이들은 자연에서 직접 생물을 관찰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아쉬운 반면에

이렇게 우리 정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생태 그림책이 출간되어

오히려 간접 경험의 측면에서는

예전 어린이들에 비해 유리하다 하겠습니다.

 

 

 

당장 선율이만 보아도 이제 26개월임에도 불구하고

보리 세밀화로 그린 아기그림책을 통해

실제로 보기 힘든 생물과 그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어른인 저도 살면서 실제로 보지 못한 생물들이 다수였지요.

 

 

 

이 나이 먹어서도 전라도 광주 토박이인지라

곤충을 잡고 노는 것은 거의 안 해봤고(광주도 나름 큰 도시임 ㅋㅋ)

선율이 덕에 그림책을 보여주며

저도 더불어 새로 알게 된 생물과 생태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어째서 우리 주변에서 이렇게 찾기 힘들게 되었는가

과연 자연의 근본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등에 대한

찰나의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생태그림책이 아니었다면

저는 앞으로도 큰 고민이나 관심없이 살아가겠지요.

 

 

 

생태그림책은 이렇게 생물을 인지하는 교육적인 측면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생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자신이 보지 못한 새로운 생물에 대한 존중과 경이로움 등을

알게 모르게 느낄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어줍니다.

 

 

 

 

 

 

오늘 소개하는 비룡소 물들숲 그림책 시리즈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생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줍니다.

더욱 나아가 그들이 살아가는 환경, 습성 등을 아울러 '생태'라는 정보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정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어름치' 또한

저와 선율이에게는 굉장히 낯선 물고기입니다.

 

 

 

어디 사는지,

어떻게 알을 낳는지,

어떤 외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듯 구어체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3~4세 도서로 선정되어 받았지만 그 수준은 꽤 높아서

5~6세 정도면 완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이 페이지를 통해 '어름치가 사는 곳'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살이 아주 센,

맑은 강물,

너럭바위 옆.

 

 

 

아, 이런 곳에 가면 어름치를 볼 수 있겠군요.

엄마도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마음속으로 생물이 사는 환경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묘하게도 생태 그림책의 화풍은 비슷하기만 합니다.

우리 정서를 고스란히 보여주기 위해서일까요.

그러면서도 자연관찰책에 가까운 책의 특성상

세밀한 표현 또한 놓칠 수 없다보니 얼추 비슷한 화풍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른인 저의 눈에도 그림은 전반적으로 단조로우며

(실제 생물이 사는 환경과 어름치의 생김새가 그러하겠지만)

딱딱한 느낌이 듭니다.

 

 

 

아이들 눈에 과연 이 그림이 잘 들어올까.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과는 달리 

오히려 더 세세한 부분을 보기도 하니 별 상관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눈에 잘 들어오게 하기 위해

항상 원색의 그림책을 보여줘야 한다. 라는 의견에는 반대하지만

고만고만한 색감을 지닌 생태 그림책의 실사가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의문스럽기는 합니다.

(참, 실사는 사진이 아니라 세밀화를 일컽습니다.

실사라는 말을 사진이라는 의미로 잘못 사용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이렇게 페이지 아래에는 문장의 흐름을 끊지 않기 위해

세부적인 정보를 따로 써놓았습니다.

 

 

 

아무래도 구어체로 서술된 책이다보니

자칫 잘못하여 많은 정보를 우겨넣으면

문장이 매끄럽지 않을 우려가 있겠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이렇게 따로 부가적인 정보를 배치해놓은 점이 돋보입니다.

 

 

 

 

이 페이지를 통해 어름치는 주변의 돌이나 물풀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알을 낳기 위해 스스로 터를 만든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생태그림책은 주인공인 생물말고도

전반적인 생활 모습과 서식지 등을 알기 위해

배경으로 그려진 그림까지 꼼꼼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글밥도 꽤 많아서 글만으로도

어름치가 사는 환경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생태그림책은 일반적으로 주제 생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세밀한 그림 표현이 곁들여져 이해를 돕습니다.

 

 

 

아가들을 위해서는 설명이 줄어들고 그림을 통한 인지를 부각시켜 책을 만듭니다.

반면, 좀 더 자란 아이들을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추가로 하여

글밥을 늘린 책을 출간하여 연령대에 차별을 두기도 합니다.

 

 

 

그러나 생물을 인지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면

굳이 아가들을 위한 책을 구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처럼 글밥이 많아도 그림을 보여주고 엄마 수준에서 설명해주면 되니까요.

 

 

 

저라면 선율이에게 이 페이지를 보여주며

"선율아, 얼룩덜룩한 물고기가 있네.

물고기 눈이 여기있네.

오. 꼬리 지느러미도 있네."

뭐 이 정도로만 할 것 같습니다. 

 

 

 

이 많은 글을 읽어주다가는

아이도 엄마도 서로 지치는 상황이 발생하고 맙니다.

이 정도 글밥은 읽기 독립을 하고

배경 지식이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에서 완벽한 이해가 가능하니까요.

아가들에게는 그냥 그림 보여주고 "어름치가 있네-"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맨 뒤에는 여느 자연관찰책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특징을 지닌 생물을 소개하거나

보다 심화된 사실을 소개하는 페이지를 마련해두었습니다.

 

 

 

아이들이 잘 알고 있는 동물이 아닌 경우라면

이런 페이지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아이들이 직접 읽고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부모가 읽고 간략하게 숨은 이야기처럼 설명해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책에 대한 흥미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비룡소 물들숲 그림책은 다섯 권이 출간되었고

앞으로 계속 나올 예정입니다.

 

 

 

 

 

 

*

 

자연관찰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책이 바로 생태그림책입니다.

자연관찰은 아이들이 좀 더 친숙하게 볼 수 있는 생물을 위주로 구성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생태그림책에서는 어찌보면 '비메이저급'인 생물들이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자연관찰에 흥미를 보이는 아이들이라면

사고와 배경지식의 확장을 위해

생태그림책을 단행본으로 구입해서 주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