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이야기, 흐뭇한 결말, 붉은 여우 아저씨

(글 송정화 / 그림 민사욱 / 시공주니어)​

 

 

 

 

 

 

 

 

따뜻하고 포근한 이야기가 필요한 계절, 겨울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이야기는 어른들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수용되는 힘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그런 그림책을 만나서 읽는 내내

그림책 자체가 지닌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붉은 여우 아저씨라는 제목의 이 책은

2015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우수 출판콘텐츠 당선작입니다.

당선작이라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표지부터 지닌 에너지가 굉장합니다.

붉은 여우 아저씨가 입고 있는 깊은 빨강과

배경의 가벼운 빨강은 같은 계열의 색임에도 불구하고

확연히 다른 시각적 차이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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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그림, 첫 문장부터 아이들을 몰입하게 합니다.

저희 아이는 첫 문장인 '붉은 여우 아저씨에 대해 들어 본 적 있나요?'를 듣고

곧바로 큰 목소리를 내며 "아니오!"라고 답했지요. 하하.

화면을 가득채운 붉은 아저씨의 얼굴,

그리고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문장.

그 덕분에 읽는 사람들은 쉽게 책에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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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붉은 색으로 입는 붉은 여우 아저씨.

친구 집에 전해줄 것이 있어 밖에 나선 어느 날,

아저씨는 몸에 있는 붉은 것들을 하나씩 빼앗기게 됩니다.

독수리에게는 모자를 낚아채이고, 감사의 인사를 받게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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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에게는 가방을 낚아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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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그 전에는 버드나무에게 신발을 빼앗기지요.

이 장면에서 저와 아이는 깔깔 웃고 말았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나무가, 영차 힘들게 걸어와서 기어이 빨간 장화를 신는 모습에

불가능 속에서 잡아낼 수 있는 작가의 위트를 감지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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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우 아저씨는 모든 것을 빼앗깁니다.

보통 '빼앗기다'라고 하면 불쾌하고 짜증나는 기분이 먼저 드는데요.

이 책에서 '빼앗기다'는 것은 새로운 무엇인가를 얻는,

그러니까 관계를 연결하는 매개가 되는 동사로 쓰입니다.

그렇기에 읽는 내내 독자는 '빼앗김'을 당해도 화가 나지도, 짜증이 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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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우 아저씨가 결국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림책의 처음 시작 문장이 그러했듯,

거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하나의 문장 또한 다정하면서도

독자를 몰입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워낙 핵심인 문장이라 모자이크 처리를 했어요.

다음에 직접 책을 찾아 읽는 분들도 재미를 느끼시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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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매우 단순합니다.

물건을 빼앗기고, 무엇인가를 하나 얻고,

마지막 문장으로 감동의 마무리까지.

5세 즈음의 아이들부터 읽어주기에 무척 안정적인 흐름을 지니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의 역량도 대단하구요.

 

 

 

 

 

 

 

 

오랜만에 에너지 넘치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나서

기쁜 마음으로 이웃님들께 소개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 본 서평은 시공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