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쁜 상상력과 매력적인 일러스트의 만남, 어디에 있을까?

(글, 그림 이재희 / 시공주니어 / 우리 걸작 그림책 시리즈)​

마알간 톤으로 채색된 그림책을 읽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책이라면 마냥 좋았고

글을 읽는데 급급해서 그림에 집중할 새가 없었죠.

아, 우리가 어렸을 때는 지금같이 일러스트에 공을 들인 그림책이 거의 없기도 했지만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저는 가끔 저를 위한 그림책을 고르곤 합니다.

아이에게 읽어주겠다는 핑계로 제 욕심을 채우는거죠. 하하하하.

저 같은 부모님들께 권해드리는 책입니다.

이 책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여러 상상이 참 예쁩니다.

그리고 작가는 그것을 화면에 매력적인 일러스트로 구현했습니다.

글과 그림을 함께 작업하는 작가여서 그런지 글과 일러스트의 이음새가 제법 단단해보입니다.

읽는 내내 안정적인 느낌을 받았어요.

오늘 소개하는 책은 시공주니어의 '어디에 있을까?'입니다.

동글동글 마알간 동그라미가 제목에 콕 박혀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밝은 색상과 바위 사이에 걸친 분홍 우산,

그리고 그 아래에는 비를 피하는 고양이 가족이 있습니다.

보통은 표지를 통해 독자들이 스토리에 대한 많은 기대를 하게 되는데

이 책은 표지에서는 주로 색감을 통한 전반적인 분위기만을 느낄 수가 있고

내용은 크게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제목이 몹시 단조로워서 강한 인상을 주지는 못하죠.

그러나 펼쳐보면 미안할 정도로 스토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넘칩니다.

제목을 이렇게 밖에 지을 수 없었나, 아쉬울 정도로 독자에게 '읽는 재미'라는 것을 주는 책이죠.

전반적인 흐름은 이렇습니다.

의미 있는 물건이 등장하고, 그것이 사라짐을 발견합니다.

작가는 아이들의 문체를 그대로 받아들여 마치 독자가 일기를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죠.

그 물건, 어디에 있을까? 라는 문장으로 페이지가 끝이 납니다.

정말 나에게 너무도 소중했던 그 물건은 어디에 있을까요?

이 책에서는 아이가 물건을 잃어버리기 전,

그 물건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충분히 설명해줍니다.

긴 문장이 아닌데도 소중함이 쉽게 느껴집니다.

화자의 감정을 독자가 쉽게 느끼게 해주는 좋은 문장들이 참 많습니다.

어, 그 연필, 잃어버렸던 그 물건.

다음 장에 무심한 듯 등장합니다.

그런데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 상상이 아닐 수 없어요.

잃어버린 그 연필은 가을 나무 같은 꼬리를 지닌 청설모들의 뗏목이 되었네요.

이 페이지를 본 순간, 잃어버린 그 물건이 더 이상 아깝지 않아졌습니다.

괜히 웃음이 나고, 현실에서도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가을 나무를 닮은 청설모의 꼬리,

상상을 시각화했음을 보여주는 색감들,

물가에 핀 꽃들과 풀들의 풍성한 배치.

글은 없어도 마음이 차오릅니다.

잃어버렸던 필통은 개구리와 올챙이의 집이 되었고,

정말이지 너무도 소중했던 우정 목걸이는 개미들의 보물이 되었습니다.

화자가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린 상황은 지극히 현실적인 색감으로 그려져 있는데 반해,

다음 장들은 약간은 차가운 느낌의 푸른색과 몽환적인 색으로 채색되어 있는데요.

이는 작가가 생각한 상상의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아아 현실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답니다.

이 그림책은 지극히 소녀적이며, 명랑합니다.

반복적인 흐름으로 4세 이상의 아이들에게 적합하지만,

그것을 읽어주는 부모님들에게도 그림책을 읽는 기쁨을 줄 수 있는 책이기에

이웃님들께 추천해봅니다. :)

★시공주니어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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