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생활을 곧 '인생살이'라고 일컫는다.그러나 그 인생살이엔 올곧이 즐거운 일만 펼쳐지는 게 아닌 때로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간에 부딪히는 사건사고의 연속적인 불운도 만나야 한다.그럴때마다 우리네는 주저 앉다가도 그 무언가를 통해 다시금 일어서는 기괴한 힘을 발휘하곤 한다.모처럼만에 유쾌한 이와의 만남여서인지 읽는내내 시간 가는 줄 몰랐으며 그 시간이 찰라와 같았음을 말하고 싶다.
자칭 유쾌한 먹탱이라 말하는,붓과 먹,글자가 곧 세상살이인 '권상호' 저자를 통해 나는 또 다른 세상의 인생살이를 마주하고야 말았다.실상 전공이 문자와는 거리가 멀지 않은터라 나름 관심이 쏠리긴 했으나 그 기대란 마치 놓쳤다면 이것 꽤나 인생살이의 즐거움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살아갈 뻔 했구나 하는 괜한 생각까지 겹쳤으니 말이다.'유쾌한 먹탱이의 문자로 보는 세상'은 도정의 유희를 통해서 서예와 문자 속에 자리잡고 있는 우리네 인생살이를 자기만의 유쾌한 유식과 자기만의 해학의 즐거움을 풀어놓고 있다.평상시에도 한자에 대해 익히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 내게 이 책은 그런 만족도를 넘기는 내내 행복이라는 포만감으로 나를 배불리 채워준다.또한 서예가로서 예술이란 커다란 장을 통해 문자라는 학문에 대해 소신껏 흥겨운 추임새와 그만의 유쾌한 시선으로 우리네를 느림의 미학인 서예를 통해 그간 빠름빠름을 외치며 달리던 우리네를 잃어버린 감각의 통로를 찾아 그 열정을 찾아 잡아주는 것에 힘껏 쏟아내고 있다.
한 권의 책에서는 서예가 붓쟁이를 뜻하는 저자의 별명인 '먹탱이'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한자 발음과 어원 속에 숨어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글이 발하는 빛과 말이 내는 소리로 소통과 공유를 실천하는 미래의 자신을 비롯한 우리는 행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그렇다.저자가 앞서 말한 첫 장에서의 글처럼 우리는 잃은 게 너무 많다.21세기를 향해 쫒기듯 달려온 냥 쉽게 얻은 것 대신 긴 세월을 함께 한 그것을 잃은게다.하여 생각은 깊게,느낌은 넓게 하면서 살았던 선조,그리고 상상은 다양하게,행동은 고상하게 하면서 살았던 선조,은근하고 지속적인 즐거움을 누리며 살았던 선조와 대립(對立)되는 우리네의 모습을 책망(責望)하기 보다는 우리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길라잡이를 자처하고 나섰다.그 덕에 유쾌한 유식,해학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그의 서예 인생에 몸을 던져보는 용기를 내어본다.
서예,문자,생활의 향기에 뽐내고 노래하고 머물고 것을 예찬하다 결국엔 삶을 조언하는 마지막 장에서 내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들이 마치 교차로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막 직진을 하고 있는 아찔한 기분을 맛 보았다.건강지성(健康至誠)을 말하는 부분에서는 누구나 읽으면 곧바로 공감할 수 있는 가슴 먹먹함과 진한 여운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가슴에서 와 닿아 마주할 수 있을게다.또한 인생은 '공수래공수거'라고 했듯이 우리네에게 지나친 욕심은 경계할 것을 알려주는 동시에 인생의 최고 덕목은 그 무엇도 아닌 '비움'과 '나눔'이라고 말해주고 있다.것은 마치 하늘처럼 비우고 살면 해,달,별을 매달고도 무너지지 않고,빛과 소리처럼 나눔을 실천한다면 우주를 이룰 수 있다는 가르침을 건네고 있다.
그저 어렵다 할 수 있는 한자와 문자만을 갖고 우리네 인생을 구질구질함이 아닌 흥겨움으로 무장해 유쾌한 해석으로 읽는 독자로 하여금 그가 말하고 있는 문자로 보는 예술에 풍덩 빠져 황홀감과 신선함 그리고 도정의 유희를 통해 붓과 먹에 취하고 글자에 또 취하고 마지막 인생살이에 그렇게 의심없이 취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지금 책을 덮는 순간 그리운 사람,늘 생각나는 사람,만나고 싶은 사람,그런 안중지인(眼中之人)에게 이 한 권의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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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먹탱이의 문자로 보는 세상 - 도정 권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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