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다닐 적, 꿈을 써 내라고 하면 대통령, 외교관, 선생님, 공무원, 의사, 판사, 검사 등 이러한 답변들이 대부분 이었다. 아마 선생님이란 직업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내 주변친구들에게서는 외교관도 심심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한국인 외교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중재하고 협상하는 세계적인 외교관 바로 이 책은 UN사무총장인 반기문에 관한 책이다.

 

'반기문과의 대화'의 저자 톰 플레이트는 미국 언론계에서 가장 유력한 '아시아 정보통'으로 손꼽히는 칼럼니스트이다. 아시아적 특수성에 대한 이해와 통찰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가 써내려간 아시아의 거인들 시리즈 중 2번째 주인공이 바로 반기문이다. 그는 내용을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했고, 일반인들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단어 선택을해 이해를 도왔다.

 

 

이 책은 '반기문'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유엔에 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반기문은 이 책을 통해 UN이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일하는지, 자신은 어떤 스타일로 일하는지, 업적은 무엇인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을 말해준다.

인터뷰 내용을 촬영하면서 다시 보면서 책을 써 내려갔기 때문에 책을 읽는다기 보다, 내가 반기문과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반기문 총장은 굉장히 자제력이 뛰어나고, 이성적인 사람이며 낙천적인 것 같다. 사리욕심 없이 일해야하는 자리가 바로 UN사무총장의 자리라고 말한다.

 

어떻게 그가 UN사무총장의 꿈을 가졌을까? 어린 소년 시절에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는 경험을 한 후, 이 것이 계기가 되어 외교관의 꿈을 꾸게 되었고 지금의 사무총장까지 되었다고 한다. 꿈을 크게 가지고 멀리 내다본 반기문이다.

사람들은 반기문에게 일을 즐기냐는 질문을 한다고 한다. 그는 그런 질문에 즐기고 말고 할 일이 아니라며 사명감이 필요한 일이라고 대답한다. 많은 사람들이 반기문에게 유엔 사무총장은 세상에서 가장 불가능한 직업이라고 충고하는데, 반기문도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마지막에 그는 이런 임무들을 가능하게 만드는 일을 하는게 바로 자신이 해야할 일이라고 한다.

유엔은 일을 해결해 주는 곳이 아니라 적정 선에서 중재를 하고 제안을 하고 협상을 끌어내는 기구이다. 그러나 혹자들은 유엔이 우유부단한 기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적으로 그들이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러나 유엔의 역할이 바로 이런 것이다. 스스로 자립할 수 있으면 터치하지 않고, 미래에 나타날 분쟁들을 미리 예견하여 막을 수 있게 그들에게 경고를 주거나 제의를 하는 것. 유엔은 국제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 환경문제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반기문 총장이 여성에게도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이성적인 면이 아닌 여성인력의 활용과 지위 향상에 말이다.

 

"저는 이 세상이 가장 활용을 못하고 있는 자원이 여성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스와 석유, 천연자원은 전부 찾아내서 활용하고 있죠. 그런데 왜 여성은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는 걸까요?(생략)" p.206

 

처음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을 때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먼저 자신부터 변화를 시키자 시간은 좀 걸렸지만 다들 이해하고 잘 따라 주었다는 것이다. 이 것이 반기문의 방식이다. 억지로 끌고가는 카리스마가 아닌, 포용하고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먼저 솔선수범하는 카리스마 말이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자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도 유엔이고, 유엔 사무총장 역시 한 지역 한 나라를 위해서만 있는 기구가 아닌 전 193개의 회원국을 위해 일하는 기구이다 보니 아무래도 다양성을 가장 중요시 해야할 것 같다. 가급적이면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나라를 방문해 직접 설득한다. 말이나 글로 하는 것보다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있기 때문이다.

 

"(생략)서로 다른 기관들, 서로 다른 가치와 우선순위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춰야 할까요?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사무총장으로서 이런 원칙이나 우선순위가 충돌할 때 인권을 그 무엇보다 우선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p.144

 

UN업무를 진행할 때 반기문 총장은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답게 자아를 내려놓고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세계 현안을 사무총장의 시각으로 대하지 않으면 논란이 생기기 때문에 자신의 자아를 내려놓고 공직자로서의 반기문을 표현하는 것이 의무이자 공직에 대한 철학이라고 말한다.

반기문 총장에게는 별명이 하나 있다고 한다. 외교부 시절 기름장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난감한 질문들을 이리저리 잘 피해 빠져나가서 기자들 사이에 붙여진 별명이라고 한다. 톰 플레이트와의 인터뷰 중에도 대답이 곤란하거나 대답했을 때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으면 반기문은 이리저리 잘 빠져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객관적이고, 반기문이 UN에서 하는 일,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잘 나와있다. 그가 지금까지 공직생활을 잘 할 수 있게 옆에서 묵묵히 지켜준 유순택여사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되, 많은 아내들이 귀감을 얻으리라 생각된다. 외교관의 꿈을 가진 이들이 꼭 봤으면 하는 문장들이 많이 있어, 청소년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청년들이여, 대담하고 야심차면서도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라.

 

내가 반기문 총장에 대해 알게 된 계기는 몇년 전 학원에서 일하던 때 그 당시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얼핏 반기문 총장과 비슷하게 생긴 것도 같다. '넌 꿈이 뭐니?'라고 물었더니, '전 반기문처럼 UN사무총장이 될 거에요'라고 말했다. 그 때 부터 반기문에 대해 알기 시작했다.

그 어린 남자 어린이가 그렇게 큰 꿈을 가지게 해준 반기문 총장의 힘은 참 대단한 것 같다. 지금도 그 꿈 계속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 언젠가 또 아시아의 UN 사무총장이 나오지 않을까?

문학·책, 반기문과의대화, 블로거의오늘의책, 반기문, 톰플레이트, 청소년추천도서, 외교관이야기, 유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