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요즘은 나이들면 귀농하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막상 귀농을 한 사람들은 어중이 떠중이 처럼 정착하지 못하고 조금 살다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나이를 먹고나면 더욱 귀농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우리 부모님만 해도 시골에 집사놓고 농사나 짓고 살겠다는 말을 버릇처럼 하신다.

나도 귀농의 꿈을 가지고 있다. 물론 지금 당장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되면 그 때, 가겠다는 것이다. 미리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귀농귀촌 7가지 성공 법칙의 작가 사와우라 쇼지의 말처럼 귀농을 하더라도 아무런 이득 없이, 그러니까 동기부여같은 것이랄까? 그런 것이 없으면 성공적인 귀농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성공적인 귀농은 빠른 시일 내에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냥 시골에 내려가 사는 것보다 뭔가 이득도 있고, 보람도 느끼는 일을 하나 가지고 있는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친환경농업 '귀농귀촌 7가지 성공법칙' 은 목차만 해도 7장, 총 14페이지나 된다. 이렇게 목차 페이지가 많은 책은 처음 접해서 처음에 당황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처음 보는 부분이 작가와 목차이다보니 말이다. 목차는 책의 내용을 압축시켜놓은 부분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아마 목차만 보더라도 대강 내용을 알 수 있을 터이다.

작가 사와우라 쇼지는 농가의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농업고등학교 졸업 후 축산시험장 연수를 거쳐 가업인 농업과 양돈에 종사했다. 곤약시세 폭락으로 파산상태에 직면하여 곤약제품을 가공하기 시작했고 1992년 3명의 동료와 유기농업인 그룹 야채클럽을 세우고 유기농 채소를 본격적으로 생산했다. 1994년 그린리프를 세우고 농업법인을 설립했다.

이 책의 요점은 그냥 있는 그대로 작가를 따라하라는 말은 아니라 생각한다. 사례는 사례일 뿐이고,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 책에서 배워야 할 점은 바로 작가의 경영이념과 농업인으로써의 정신이라 생각한다.

 

 

농사 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쌀농사, 밭농사, 과수원 등 많은 작물들이 떠오른다. 쇼지의 경우 가업인 농업을 이어 하고있지만, 곤약시세 폭등 이 후 모든 것을 새롭게 보았다. 토마토 농장을 시작할 때 작가는 야채클럽을 세운 후였다. 주는 만큼 돌아오는 것이 여기서 나타난다. 2004년 일본은 10개의 태퐁이 강타했는데, 이로 인해 토마토 하우스가 많은 피해를 입어 수확량이 70%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고객에게 공급하기로한 물량은 정해져 있었기에 필사적으로 노력했으며, 다른 농가들이 토마토 가격 인상을 요구했을때 작가는 가격인상없이 모자란 물량을 그대로 공급했다고 한다. 그 결과 그것이 고객과의 신뢰형성이 되어 채소값 폭락때도 원래의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사례를 통해 고객과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신뢰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말에 귀를 귀울여 주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은 대부분이 유기농을 선호한다. 작가도 곤약을 가공할때 쓰는 원료인 구약감자에 대해 고객이 농약을 많이 쓰는데 무농약으로는 재배를 못하냐는 질문 하나로 도전을 하게 된다. 많은 동료들과 주변 사람들이 안될꺼라고 했지만, 가족들과 함께 힘을 모아 성공을 하게 된다. 안되는 것은 없다고 본다. 고객의 말 하나에 이런 과감한 도전을 하게 되었고 성공적으로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 무농약의 성공여부는 사실 마음에 있었다고 한다. 주변 농가에서 안된다는 부정적인 말들을 많이 듣고 가족들도 처음엔 말리니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뻔 했다는 것이다. 그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고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좋은 사례였다.

 

작가는 성공한 농가에서 배우라고 했다. 처음 연수받는 곳에 따라 그 사람의 평생의 농업관이 결정된다고 한다. 부정적인 변명을 하는 성공하지 못한 농가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하고 변명하지 않고 그 안에서 원인을 찾아내 해결하려 하는 성공한 농가. 나라도 후자에서 배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쪽에서 배우느냐는 아주 중요 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가격경쟁은 항상 주목대상이다. 우리집도 작물값이 오르면 구매를 좀 꺼리게 되지만 꼭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이 그 가격에 살 수 밖에 없다. 또한 좋은 제품인데 싼가격이라면 누구나 다 그 상품을 살 것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가격 경쟁으로 인해 작물의 상태나 농산물의 가치보다 가격에 초점이 맞춰져 좋은 제품을 만날 수 없다. 쇼지는 가격경쟁에서 가치경쟁으로 가라고 한다. 농작물에는 기능가치, 전달방식의 가치, 재배방식의 가치, 생산자의 가치, 가공하는 가치, 조직의 가치 이렇게 6가지의 가치가 있다. 이러한 가치들을 하나씩 높여나가 농산물 브랜드의 가치를 함께 올려야 한다.

우리가 농가가 가공하지 않은 제품만 판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농가에서도 가공이 가능하다. 이경우 원료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작가는 매일매일 작물상태가 달라지므로 밭에 가는 횟수가 많을 수록 좋은 채소가 자란다고 말하고 있다. 농업을 가업으로 이어 받아 하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거의 대부분이 일반 회사에서 일을하다 귀농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그 때 배운 회사원 마인드를 여기에 적용시키면 큰일 난다는 것이다.

3년전에 나주에 있는 배농장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농장은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고 꽤 큰 규모였다. 배나무를 분양받아 배를 수확하러 간 것이었는데, 거기서 사장님의 배농사 시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원래는 공무원시험을 치고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너무 틀에 박힌 일을 하다보니 자신과 맞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배농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하루 3~4시간정도 자고 거의 과수원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물론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또한 사모님이 많이 도와줬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농기구 모는 모습이 프로같았다. 노력의 결과 다양한 품종의 배를 재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농가는 생각보다 많은 관찰이 필요하고 손길이 필요하다. 회사처럼 한 자리에 앉아서 똑같은 자세로 업무를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습관을 버리지 못한 것도 실패의 요인이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경영파트! 그냥 무작정 농사를 시작하면 안된다. 사전에 미리 준비도 해야하고 다양한 계획들을 세워놓고 진행해야 한다.

이 파트가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것 같다. 농업도 규모에 맞는 경영 방식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규모와 매출에 따라 어떤 경영방법을 써야하는지 나와있다.

또한 SWOT분석을 사용하여 경영 방침을 세우라고 한다. 어떤 강점이 있고 그 강점을 어떻게 활용할지, 어떤 약점과 위협적인 것이 있는지 그 것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버릴지를 정해야 한다. 재배할 때도 이런 방침들이 필요하다.

농사지으면서 무슨 경영이냐는 의문점을 남길 수 있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농사라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더욱 느꼈지만,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끊임없이 관찰해야하고 경영이념과 경영계획도 세워야 하며,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큰 자원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농업의 '농'자도 자세히 알지 못했던 내가 귀농의 초석을 깔 수 있게 만들어준 책이다. 귀농귀촌을 준비하고 있는 초보자들 그리고 이미 귀농을 했는데 자꾸 실패만 한다는 사람들이 보면 도움이 많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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