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에노 교수와 산책하고, 목욕하며 정을 나누다, 교수의 영구차 뒤를 쫓아가던 하치의 모습, 그리고 그 긴 기다림을 말이다.
<하치 이야기>, <고마워 치로리>, <말리와 나>는 최루성이야.
지금, 온 마음을 촉촉하게 하고 싶은 너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은 이 때문만은 아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는 것이다. 바로 사랑이다. 이 견공들의 한결같은 기다림. 사랑을 나 역시 지금도 알지 못하겠다. 그 진심은 얼마나 깊을까?
나는 무조건의 사랑을 가득 담아놓은 이 책을 전해게 전해주고 싶어 펜을 든다.
분명, 하치는 10년을 기다리다 시부야 역에서 죽게 되는데, 우에노 교수와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따뜻해서 뒤 장을 넘기고 싶지 않은 <하치 이야기>
견격(犬格)으로 하치를 대하라던 우에노 교수는 견격을 넘어 자식으로 하치를 사랑했을 것 같다.
아키다 견이라는 영리한 종자 여서 그런 것이 아니라 교수의 사랑이 여느 개 같지 않은 그 고집스럽고 도도한 영혼 하치를 만들어 낸 것이다.
여느 개들은 여느 사람들에게 개로 살아가기 때문에 하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리한 아키다 견의 일화라는 하치 이야기는 아니다. 우에노 교수와 하치의 따뜻한 이야기 일뿐이다.
유기견으로 사람에게 상처 받았지만 평생을 치료견으로 사랑만 주고 간 치로리.
그리고 사랑스런 말리.
우리는 어떻게 사랑하는걸까?
나는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는 걸까? 하고 말이다.
개가 그래서 더 감동적인 소설로 남겨지는 것이 아닌 순수한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오래도록 여운이 남아 이 책을 꼭 읽어주렴.
가슴이 피고 오므라지는 독한 기다림도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될거야.
인간인 나의 사랑은 언제나 급하고 이기적이며, 완전한 믿음으로 내가 먼저 깨질까 하는 겁쟁이였다. 하지만 이 책들을 매번 읽을 때마다 <무조건의 사랑>. 이 강한 믿음으로 인해 내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하치는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헛일이라 하더라도. 그러고 싶은 거예요>
그러고 싶은 마음이 진실한 사랑이라는 걸 알았다.
그걸 알아서,
건조해지는 너에게.
이 책이 지금의 너에게 필요하다고.
이 책들의 견공들을 통해서 네가 지금 사랑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