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나 니체만큼은 아니더라도 이 책의 저자 기류 미사오는 분명 염세주의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맨날 주구장창 하는 이야기나 펴내는 책이 "죽음" 에 관한 이야기 만으로도 모자라 엽기적이고 잔인하며 도저히 이성적으로는 이해할수 없는 죽음들에 대하여 수집하고 연구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다.

더 희안한 것은 나는 왜 이 여자가 팔고있는 책들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지 못하는가 하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책들에 나오는 죽음들 ( 대부분은 끔직하고 잔인하며 상상하기도 싫은 이야기들이다. ) 을 보며 나는 안전하고 편안하며 보다 이성적인 시대에 살고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지금도 어디에서는 과거의 이런 엽기적인 죽음들 못지않은 일들이 버젓이 자행되고 벌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 책 "알고보면 매혹적인 죽음의 역사" 는 그나마 기류 미사오라는 저자가 죽음에 대한 "감상적인" 마인드로 써낸 책인것 같다.

"죽음" 이라는 소재를 "사랑" 이라는 주제와 연관시켜 역사에 실제했던 죽음들에 대해 각각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5개의 장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각각의 장은 "죽음과 에로스", "죽음과 욕망", "현세에 대한 집착", "자살을 둘러싼 기담", "임종의 미학" 으로 나누어 소개되고 있는데, 또 이 작가가 한가지 희안한 것이 본인은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죽음들에 대한 실례로 거의 95% 서양의 역사속에 죽음들만 소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가의 프로필을 보면 프랑스에서 공부했다는 이력이 눈에 띄는데, 이여자 책을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런 죽음들에 대한 에피소드나 엽기적인 이야기들이 작가 자국의 역사에서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을텐데 일부러 모국의 이야기는 피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국의 이야기를 아주 대작으로 엮어보기 위해 대단한 준비를 하고 있는것인지 또 궁금해 지기 시작한다.

각각의 장에서 엮어내는 이야기들은 작가의 다른 책에 중복되어 소개되는 부분도 있다는 단점도 있지만, 또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역사속 죽음들에 대한 숨은 에피소드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는 일단 만점인 책이다.

거북하고 불편한 내용이라 눈을 돌리고 싶지만 그런 내용이다 보니 한편으로 몰래 생겨나는 호기심을 잘 충족시켜주는 그런 성격을 가진 작가와 내용의 책이라 나도 모르게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어지는 그런 장르의 책이다.  






기류미사오